영원한 고전 스타트렉
영원한 고전 스타트렉
  • 미래한국
  • 승인 2013.06.2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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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호의 명화산책: 스타트렉 다크니스(Star Trek Into Darkness)
 

‘스타트렉’ 시리즈는 이미 고전(古典 Classic)이다. 비유적 의미가 아니라 사전적 정의의 기준으로도 충분히 그렇게 말할 수 있다.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될 만한 문학이나 예술 작품.” 고전에 대한 사전적 정의다. ‘스타트렉’ 시리즈는 그에 부합한다.

대중문화 장르, 게다가 현대 SF물을 두고 웬 고전 운운이냐 한다면 낡은 생각이다. 고전이라고 해서 꼭 오랜 옛 것만을 뜻하는 게 아니다.

현대의 작품이라 해도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꾸준히 음미되는 작품이라면 그렇게 일컫는다. “대중물인데…”라고 한다면 호메로스의 <일리아드> <오디세이>도 애초에 그런 것이었다고 말해주고 싶다. 장르야 당연히 기준도 아니다.

그런 점에서 스타트렉은 고전이라 불릴 자격이 충분하다. ‘현대의 고전’이며 영화, 그리고 SF라는 특정 장르를 넘어 그러하다.

애초에 미국 NBC TV의 시리즈물로 시작했다. 1966년이었는데, 그것을 시작으로 TV시리즈물이 모두 모두 여섯 차례 만들어졌다. 마지막 시리즈인 <엔터프라이즈>가 끝났을 때가 2005년이었으니 36년간 이어진 셈이다.

그런 인기 TV 시리즈가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을 리가 없다. 첫 번째로 영화화된 것은 1979년이었다. 제목은 <Star Trek : The Motion Picture>였다.

시리즈의 대표제목을 그대로 제목으로 했는데 부제목을 ‘The Motion Picture’라 한 것은 TV 드라마가 아니라 화려한 볼거리가 있는 영화임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그 이후 2002년까지 2~4년을 주기로 모두 10차례 영화화됐다. 그런데 그 뒤로는 꽤 긴 공백이 이어졌다.

새로운 시리즈가 시작되다

이제는 끝이 났나 했다. 그런데 2009년, 7년의 침묵을 깨고 스타트렉 11번째 영화가 선을 보였다. <Star Trek>이라는 전 시리즈의 대표 제목을 달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스타트렉 비기닝>이라는 제목으로 개봉됐는데 제목이 꽤 합당했다. 새로 나온 이 영화는 오리지널 TV 시리즈의 출발이 되는 이야기를 영화화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스타트렉 시리즈가 다시 시작될 것임을 알리는 것이었다.

그렇게 예고한 대로 4년만인 2013년 올해 드디어 <Star Trek Into Darkness>가 개봉됐다. 전체로는 12번째 영화화였지만 새로운 시작의 두 번째 작품이었다.

2009년 스타트렉 비기닝의 출연진이 모두 그대로 등장하고 또 다른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라 스타트렉의 기존 이야기에 기초해 그것을 새롭게 다듬은 것이다.

이번 작품에 기초가 된 기존 작품 두 개다. 오리지널 시리즈(TOS, The Original Series의 약자) 1966년 시즌 1의 22번째 방영물인 <Space Seed>와 두 번째 영화화 작품인 <칸의 분노(Wrath of Khan)>이다.

마치 새로운 영화 시리즈를 TV 시리즈만큼이나 장구하게 끌고 나가겠다는 결의를 보여주기라도 하려는 것일까? 이야기는 유전자 조작을 통한 강화인간과의 대결이 주 내용이다. 기초가 된 옛 작품의 모티브를 그대로 가져왔다. 강화인간의 이름도 ‘칸’, 동일하다. 그런데 무대와 줄거리는 새롭게 변주하고 있다.

다크니스, ‘외로운 늑대’에 의한 테러!

어떤 작품이든 시대상을 반영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스타트렉 시리즈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과거 스타트렉 시리즈를 보면 매우 두드러진 특징이 있다. 당대의 정치적 상황을 민감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스타트렉의 이야기의 설정 자체가 매우 정치적인 구조라는 것과 무관치는 않을 것이다. 사관학교와도 같은 ‘스타플릿’이라는 우주인 양성기관이 등장하고, 우주연방이 등장한다. 은하계를 넘나드는 우주선을 만들고 그것을 운항하려면 그 주체가 그쯤은 돼야 됨은 당연할 것이다. 그러니 정치와 무관할래야 할 수가 없다.

이번 작품 ‘다크니스’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정치적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바로 ‘테러’다. 사실 이번 ‘다크니스’의 기초가 된 과거 두 작품에서의 악역의 주인공 ‘칸’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몽골 전사와 칭기즈칸의 이미지를 차용하고 있다. 거기에 아랍적 이미지도 결합시켜놓고 있다.

서구인 특유의 오리엔탈리즘의 취향도 있겠다.그러나 이번 다크니스의 칸은 매우 스마트하다. 잘생긴 깔끔하게 면도한 잘생긴 얼굴에 젊음이 넘치는 캐릭터다. 그런데 이 인물이 ‘테러’를 자행한다.

이 잘생기고 스마트한 인물 새로운 ‘칸’이 우주연방 스타플릿에 ‘개인적으로’ 전쟁을 선포한다. 스타플릿의 기밀자료가 보관돼 있던 자료관 건물이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며 파괴되는 데서부터 이야기의 본 줄거리가 펼쳐진다.

강화인간 칸은 보통인간을 현저히 뛰어넘는 신체적 조건과 두되를 바탕으로 ‘혼자서’ 우주연방과 ‘스타플릿’을 심대한 위기로 몰아넣는다. 조직적 배경은 전혀 없다. 진짜로 혼자다. 나중에 밝혀지지만 칸은 오히려 혼자의 힘으로 과거 자신과 함께 냉동되고 버려졌던 동료 강화인간을 구하려 하고 있다.

여기에는 현재 실제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의 테러 사건의 양상이 반영돼 있다. 과거 2001년의 9·11 테러 때만 해도 거기에는 알 카에다라는 조직이 있었다.

그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은 그 자신이 직접 테러를 감행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런 양상은 변하고 있다. 얼마 전 보스턴 마라톤 테러의 범인인 두 형제는 조직과는 무관한 개인들이었다. 그들이 자처한 별명대로 외로운 늑대들이었다.

다크니스가 보스턴 테러 사건을 보고 만들어졌을 리는 없다. 영화 제작은 그전에 거의 다 완성돼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스턴 테러와 같은 ‘외로운 늑대’에 의한 테러는 결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도처에서 이미 본격적으로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크니스에는 그 같은 상황이 반영돼 있다. ‘칸’이라는 인물만큼 외로운 늑대의 이미지에 어울리는 인물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전형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이야기의 결말은 당연히 ‘해피엔딩’이다. 이런 류의 작품이 그렇지 않을 까닭이 없을 뿐더러 그 같은 결말은 스타트렉 시리즈의 일관된 특성이기도 하다.

작품 줄거리를 자세히 옮기는 것은 스포일이니 삼가지만 관람을 ‘강추’한다. 희생정신과 용기와 같은 스타트렉 시리즈의 고유한 미덕이 잘 살아 있다. 이야기 구조도 매우 탄탄하다. 거기에 SF다운 볼거리도 대단히 풍성하다.

이강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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