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사람 이해하기
젊은 사람 이해하기
  • 미래한국
  • 승인 2002.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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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을용 朴乙鏞 한동대 대학원장
▲ 박을용 朴乙鏞 한동대 대학원장
나는 올해 64세의 한 ‘젊은’교수이다. 지금 한동대학교에서 세상을 바꾸는 큰 꿈을 가진 젊은이들과 함께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장래에 같이 일할 파트너십을 다져가고 있는 중이다.한동대학교가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인성교육을 철저히 하는 대학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많은 젊은이들과 대화하고 함께 지내며 이들의 자유분방한 모습과 창의적인 사고를 접하면서 내가 오래 지녀왔던 기준으로 학생들의 행태를 판단할 때 얼마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는가를 깨닫고 있다. 이전의 기준을 가지고는 그들을 이해하거나 대화하는 것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오히려 그들의 창조적이고 건전한 활동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노랗게 물들인 머리나 록과 힙합으로 하나님을 찬양한다든가 인터넷게임에 몰두하는 모습들은 나의 과거의 기준으로는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었다. 그런데 점차 이러한 젊은이들의 행동을 다른 각도로 보기 시작했다. 그것은 젊은이들의 새로운 행동이나 심지어 부정적인 행동까지도 우리가 그 특성을 잘 이해하고 올바른 가치기준으로 교육하면 젊은이들의 자유분방한 사고와 행동들이 오히려 그들의 창조성과 독창성을 발휘하는 핵심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나를 변화시키게 된 계기가 몇 가지 있었다.내가 알고 있는 한 벤쳐사업가로 이민화(전 메디슨 회장)씨가 있다. 그는 현재 좀 어려운 상황에 있으나 아주 뛰어난 벤처사업가이므로 그가 곧 재기하기를 기원한다. 약 2년 전, 한국을 21세기 벤처대국으로 만들기 위한 그의 꿈을 들어본 적이 있다. 이 때 매우 인상 깊었던 것은 그가 흔히 한국인의 단점이라고 지적되는 점들에서 한국인의 특성을 추출해 내어 이를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과정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예를 들어 모든 일을 대충 대충 처리하는 한국인들의 모습을 시간관리에 능한 특성으로 해석을 하고, 이를 통해 오히려 신속한 결단과 시간관리를 효율적으로 하는 장점을 발견하는 식이다. 협동심이나 충성심 부족의 단점은 한국인의 강한 독립성과 경쟁심으로 보고, 여기에서 기업가정신과 경쟁력의 장점을 발견하는 것이었다.최근에 읽은 프랑스 정신분석학자인 세르주 티스롱이 쓴 ‘작은 물건들의 신화’(임호경 역)에서 젊은 사람들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이해하려는 내 노력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하는 분석을 읽고 매우 반가웠다. 우리 젊은이들이 애용하고 있는 인터넷이나 휴대폰과 같은 새로운 도구들에 대하여 중장년층의 관점은 그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신기술 도구를 이용하는 젊은이들의 창조성과 기업가 정신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기 쉽다. 이 책의 중요한 메시지 가운데 하나는 휴대폰, 인터넷게임과 같이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신기술도구들은 원래의 목적 이외에 부수적인 다른 많은 용도와 방법, 그리고 기회 때문에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창조적 활용의 기회를 주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이로써 새 영역이 열리고 사회가 더욱 풍요롭게 되며 사회의 혼란과 조작된 이미지의 해독이 막아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터넷은 사용자에게 정보와 지식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에게 꿈을 주고 이를 행동으로 실천해 보게 하는 생산적인 활동을 유도한다. 인터넷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지식과 정보의 획득을 도와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이용자들 간에 수많은 지식과 정보의 교환, 여과와 재처리 과정을 통해 또 다른 새로운 지식이 형성되어 가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고 하는 저자의 주장은 신선하고 설득력이 있다. 이제 우리는 젊은이들이 좋아하고 열심히 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측면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유연한 사고방식과 관점으로 그들을 이해함으로써 그들이 살게 될 미래사회가 더욱 창조적이고 역동적이고 풍요롭고 건강한 사회가 되도록 도와 줄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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