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와 한국교회의 분열
6·25와 한국교회의 분열
  • 미래한국
  • 승인 2013.06.28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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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보는 눈] 이종윤 상임고문‧한국기독교학술원장


역사적 사건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단순한 외적사건의 발전과정과 결과를 보기보다 역사 현상의 원리와 근원을 캐내야 한다.

6·25전쟁은 국지전이 아닌 세계 전쟁이었다. UN의 깃발 아래 대한민국을 도와 16개국이 참전했고 5개국이 의료지원을 했다. 그리고 북한군을 도와 중공군과 소련군이 참전했다. 이 엄청난 6·25전쟁은 어떻게 발생했을까?

1945년 8월 15일 우리 민족은 일본의 식민지 통치로부터 기적 같은 해방을 맞게 됐다. 독립운동을 하고 있던 이들조차 전혀 예상치 않은 방법으로, 마치 파사의 고레스를 통해 바벨론 포로로 끌려갔던 이스라엘 백성이 70년만에 해방을 누렸던 것처럼 하나님은 미국을 들어 우리에게 감격스러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1948년 8월 15일 세우게 하셨다. 그래서 함석헌 옹은 우리의 해방은 ‘하늘이 주신 떡’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념적 대결과 강대국의 야합으로 북에는 소련군이, 남에는 미군이 주둔했고 UN이 결정한 신탁통치의 찬반의 소용돌이 속에서 분열된 비운의 정권이 각각 수립됐다. 이때까지 한국 사회를 이끌어 온 민족사적 전통은 민주주의와 민족주의의 공존에 있었다. 하지만 해방이 되고 남북이 갈리면서 이 조화가 깨졌다.

남북 분열은 결국 교회 분열로부터 시작된다는 성경 사관을 통해 남북 분열과 전쟁사를 조명해 본다면 6·25의 의미가 분명해질 것이다. 이스라엘이 바알신 숭배로 여호와만 섬기려는 이들과 분열됨으로 신앙 분열이 국가 분열로 나타난 것을 성경은 보여준다.

일제 36년간 사상 유례가 없는 잔인하고 원색적인 방법으로 일본은 한국교회를 짓밟으며 신사참배를 강요했다. 1950년 4월 21일 신사참배 반대로 옥에 갇혔던 소위 교회재건을 밀고 나가던 고신파와 성경의 역사 비평주의 신학을 주장한 조선신학 교파의 충돌로 경찰의 간섭을 받으며 총회가 난동 속에 유회된다.

두 달 후 6·25전쟁이 터져 민족의 아비규환에 쫓겨서 부산까지 내려가 현해탄의 물고기 밥 신세로 전락한 상황에서 1951년 5월 24일 36회 총회가 속개돼 고려신학교파를 정식 정죄하자, 이들이 모여 1951년 7월 신사참배 반대 명분을 세워 장로교 총회를 향해 독설을 퍼부었다.

1952년 4월 총회에서 고별선언을 하고 퇴장해 1956년 고려파 총회를 구성했다. 결국 6·25는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찢은 것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였다.

3년간 전쟁이 휴전으로 들어 갈 무렵 조선신학교가 분열이 아닌 갱신을 선언하면서 1954년 6월 10일 기독교장로회를 출범시킨다. 그 무렵 감리교회도 호헌파와 총리원측으로 분열된다.

사실은 교회가 먼저 심판을 받는 것이 하나님의 뜻일진대 교회 분열의 결과 국가를 참화 속에 떨어뜨린 죄를 아직도 회개하지 못함으로 분열된 조국은 지금도 아픔을 안고 있지 않은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교회의 슈트가르트선언(1945. 10.)과 전후 23년만이지만 일본 교회가 전쟁의 책임이 교회에 있다는 교단 명의의 발표문은 열광적이고 종말론적 그리고 기복과 물질주의, 공리주의 신앙으로 물든 사이비와 이단들의 출현 앞에 속수무책으로 끌려가고 있는 한국교회에 시대에 대한 책임감을 일깨우는 경종소리로 들어야 했다.

그러나 1959년 11월 합동총회를 창립하고 세계교회협의회(WCC)를 용공적으로 규정하고 보수와 신앙의 순수성을 보전한다는 기치를 세웠다. 그렇게 되자 1960년 2월 17일 새문안교회에서 장로교 통합 교단이 출발한다. 이 무렵 성결교회도 분열됐다.

그 해 4·19학생의거가 교회 역사의 격동 속에서 터져 나왔다. 현대사의 격동기마다 교회가 분열한 셈이다. 역사에 큰 물결을 몰고 오는 빅뱅과 같은 대세라는 것이 있는가.

한국교회는 대세에 역류한 것이 아니고 휘말려 간 것으로 보인다. 초기 한국교회는 때때로 역류로 진실과 그 정통을 지켜 사회를 맑게 해왔다. 교회의 시대 대응 양식이 역사의 대세와 다를 수 있어야 할 때가 있는 것이다.

이종윤 상임고문‧한국기독교학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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