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든 사건이 제기하는 질문
스노든 사건이 제기하는 질문
  • 미래한국
  • 승인 2013.07.0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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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wden Case Raises Question: How to Guard Against Terrorists?
도널드 커크 편집위원·전 뉴욕타임스 특파원

에드워드 스노든에게 어떤 일이 발생하든지 미국은 이 모든 일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스노든이 남미 어떤 국가에 망명할 생각으로 모스크바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은 미국의 적들과 직접 거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현재로서는 그가 미국에서 재판받을 확률은 없는 것 같다. 전 세계 수천명의 사람들은 그를 성인으로 추대하고 싶어한다. 그들은 그를 영웅으로 보고 언젠가 그를 자유를 위한 순교자로 묘사할 것이다.

미국 당국이 범죄인송환협정에 따라 스노든을 미국으로 돌려보내도록 홍콩 당국을 설득하지 못한 것은 무역불균형, 서해에서부터 남중국해에 이르는 중국의 공격적 정책 등 거의 모든 면에서 부딪히고 있는 중국과의 문제를 가중시키고 있다.

스노든은 그사이 인터넷 혹은 전화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신분 노출이나 체포, 불명예의 위험 없이 무엇이든 말할 수 있는 자유를 미국이 짓밟았다고 혹평하며 다닐 것이다.

고급 비밀들도 위험하다

스노든은 국가정보국(NSA)과 중앙정보부(CIA)와 같은 미국 정보기관의 첨단기술 계약자가 최고급 국가비밀을 얼마든지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와 유사한 정보 접근권을 가진 다른 사람들도 동일하게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아마도 이들 정보기관들은 또 누가 자신들의 정보를 누설할지 조사하고 있을 것이다. 방첩 활동 전문가들은 자신들의 비밀정보를 잘 관리할 수 있도록 무장 체계의 빈틈을 메울 수 있는 방법들을 고안해 냈을 것이 틀림없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이슈에서 보는 것은 ‘투명함’이다. 이 논리에 따르면 우리 모두는 비밀기관들이 무엇을 하는지 다 알고 있어야 한다.

미국과 한국의 비판가들은 다른 나라 정보기관들에 동일한 규칙을 적용할 것인가? 아니면 그들은 자기들 마음대로 미국의 적들이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며 이중잣대를 들이댈 것인가?

잘못된 사람이 NSA와 CIA를 맡고 있다면 그들은 정적(政敵)들을 찾고 있었을 것이 분명하다.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 기반한 제도에서 질문은 권력을 남용하는 사람에 대한 견제가 어디에 있는가이다. 이것은 NSA와 CIA가 수천만개의 메시지를 볼 수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제기되는 합당한 지적이다.

분명한 것은 이들 정보기관과 다른 나라 정보기관들은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들은 오히려 어떻게 하면 그 일을 더 잘할 수 있을까 생각할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직원들이나 계약자들을 좀 더 면밀하게 주시하면서 계속 수백만개의 이메일과 전화를 감시할 것이다.

싫든 좋든 스노든 사건은 어떻게 테러를 방지할 것인가와 상관이 있다. 모든 정보기관들은 최고로 발전하고 정교한 장비를 사용해 테러 그룹과 테러리스트들의 의사소통과 움직임을 추적할 것이다.

NSA와 CIA가 테러 의도가 없는 수백만명의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감시할 권한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그들이 의심되는 메시지를 어떻게 찾으며 그렇게 하지 않고 어떻게 우리가 안전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겠는가?

역사적으로 정보기관들이 독재정권을 떠받들기 위해 사용된 경우는 많다. 지금도 러시아에서 활동 중인 구 소련의 KGB가 대표적이다. 스노든이 러시아 사람들이 더 듣기 원하는 비밀들을 누설할 때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으며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 문제와 관련해 한국에서 박정희 대통령 때 중앙정보부는 박 대통령 권력의 수단이었다. 그의 딸인 현 박근혜 대통령의 반대세력들이 2012년 대선에서 한국의 국가정보원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두고 법석을 피운 것도 이 때문이다.

테러와의 전쟁에 생긴 사각지대

‘테러와의 전쟁’은 여전히 세계적인 위협이다. 테러리스트들은 현대적 장비와 기술을 얻을 수 있다. 그들을 제압하는 한 가지 방법은 가장 발전된 장비로 상대하는 것이다. 그래서 테러리스트들의 활동을 추적하는 데 수백만개의 메시지를 감시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NSA와 CIA의 바람직한 역할에 대해 토의하면서 한 가지 질문이 떠올랐다. 왜 이 정보기관들은 그렇게 많은 자원을 갖고 있으면서도 북한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알아낼 수 없는 것일까? 그들은 북한의 최고 결정자들 간의 대화를 도청해 누구 누구에게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낼 능력이 없는 것 같다.

북한 지도자들의 행동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 대부분은 순전히 추측이다. 이 정보기관들의 진짜 사명은 외국의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NSA와 CIA가 북한이라는 블랙홀을 꿰뚫는 전문성을 갖고 북한 지도자들을 감시하고 한국에 대한 사악한 계획들을 파괴시키면 좋겠다.

도널드 커크 편집위원·전 뉴욕타임스 특파원 
번역 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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