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민주주의를 말할 자격이 있는가
그들이 민주주의를 말할 자격이 있는가
  • 미래한국
  • 승인 2013.07.09 09: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년칼럼] 최종빈 숭실대 법학과 4학년


요즘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무척이나 시끄럽다.

재미 있는 건 대학가의 반응이다. 재판도 하기 전에 서울대가 이번 사건에 대해서 성명을 발표 하더니 다른 대학교 총학생회들도 시국선언에 동참하거나 동참하려고 준비 중이다.

국정원 댓글 사건이 바로 민주주의의 퇴보이고 위기라는 생각이 대학생들 사이에서 공감을 얻으며 자신들이 동참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기는 모양이다.

지금의 대학생들이 민주주의의 퇴보와 위기를 말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다. 작년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는 투표율 미달로 올해 4월에 재선거를 했는데도 투표율이 저조해 선거기간을 연장했다. 총학생회 관계자들은 전전긍긍하며 하루종일 목이 쉴 때까지 투표 참여를 권유한다.

이렇게 해야 겨우 50퍼센트를 넘거나 그래도 안 되면 투표율 미달로 다음해 재선거를 한다. 선거 운동기간에는 후보들이 규정들을 위반해서 경고를 받거나 부정선거 의혹을 제시해 기성 정치인들의 선거와 별반 다를 게 없다.

대학생들이 총학 선거에 무관심한 이유를 분석한 기사를 보면 그들이 스펙이나 취업에 바쁘거나 총학이 학내 문제보다는 외부의 일에 신경 쓰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앞만 보는 무관심한 학생들과 학내문제보다는 외부 일에 더 관심을 갖는 총학 사이의 괴리가 풀뿌리 민주주의 대학교 총학 선거의 투표율 미달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들은 총학생회의 풀뿌리 민주주의가 흔들리는 것에는 관심 없이 가만히 있으면서 국정원 사건으로 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리고 퇴보하고 위기에 빠졌다며 열정적으로 대학생 명찰을 달고 나서고 있다.

학내 풀뿌리 민주주의는 위기이지만 최근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민주주의 열풍이 불고 있다. 2012년 총선과 대선 때 투표소에 입구에서 인증 사진을 찍어 자신의 SNS에 올리는 것이다.

앞다퉈 투표소 앞에서 인증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며 투표를 독려하는 한마디 말을 적는다. 총학생회 선거에는 무관심하지만 문자로도 가능한 투표 독려를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는 데는 열심이다.

대학생들에게 민주주의가 단지 도구로 변질된 것이 아닐까? 불타는 금요일에 술 한 잔 마시며 명품 가방과 브랜드 신발을 신고 있는, 아프고 아픈 청춘들이 외치는 반값등록금 시위가 얼마나 가슴에 와 닿았던가? 총학생회 선거도 제대로 치르지 못하고 그들이 뭘 하는지 관심도 없는 대학생들이 외치는 시국선언이 진정성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문제에 관심도 없고 해결하려 하지도 않으면서 페이스북 인증 사진을 올리면 민주주의가 잘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대학생들은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좋아요’를 받기 위한 것이라면 거리로 나가지 않는 게 좋다. 솔직히 요즘 대학생들에게 민주주의의 의미는 페이스북의 멋내기용 아닌가?

최종빈 숭실대 법학과 4학년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