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농구스타들이 모이는 무대인 NBA는 미식축구(NFL), 메이저리그 야구(MLB), 아이스하키 리그(NHL)와 함께 미국 내 4대 프로스포츠로 손꼽힌다. 2012~2013 시즌에는 경기당 1만7274명의 평균 관중 수를 기록한 바 있다.

미국 프로농구(NBA) 결승 7차전에서 마이애미 히트가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제치고 2년 연속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2005~2006 시즌을 포함해 통산 3번째 우승이다.

마이애미는 2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의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2~2013 시즌 NBA 파이널 최종전에서 37점을 올린 르브론 제임스의 활약에 힘입어 95-88로 승리했다.

마이애미는 제임스 뿐 아니라 슈팅가드인 드웨인 웨이드와 특급 센터 크리스 보쉬까지 ‘BIG3’를 확보하면서 의문의 여지가 없는 우승후보로 손꼽혀 왔다.

일각에서는 과거 90년대 시카고 불스의 전성기를 이끈 마이클 조던-스코티 피펜-데니스 로드맨의 트리오를 연상시킨다는 분석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마이애미의 우승은 순탄치 않았다. 결승 직전의 플레이오프(PO)에서는 인디애나 페이서스와 7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인 끝에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서도 38세 노장 센터 팀 덩컨이 이끄는 샌안토니오를 상대로 고전을 거듭, 6차전을 앞두고 2승 3패로 벼랑 끝에 몰리기까지 했다.

준결승·결승 모두 4승3패 대접전

마이애미는 6차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힘겨운 역전승을 거두면서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3쿼터가 끝난 시점에서 샌안토니오가 75-65로 10점이나 앞서면서 마이애미의 우승은 물거품이 된 것처럼 보였다.

4쿼터 시작과 함께 홈팬들의 성원을 입은 마이애미의 반격이 시작됐다. 마이애미는 마리오 차머스의 3점슛이 살아나면서 점수 차를 좁혔고, 르브론 제임스와 레이 알렌 등이 연속 득점을 하면서 84-82로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샌안토니오는 경기 종료 50여초를 남기고 93-89로 앞서나가며 승리를 확정짓는 듯 보였다. 여기서 제임스가 3점슛을 성공시키며 1점차로 추격한 뒤 3점 차이로 뒤지던 종료 5초에는 알렌이 극적인 3점슛으로 동점을 만들고 연장전에 돌입했다.

양팀은 연장에서도 접전을 벌였으나 마이애미가 제임스의 점프샷으로 역전에 성공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이후 샌안토니오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면서 103-100으로 승리를 거뒀다.

7차전 역시 쉬운 경기는 아니었다. 마이애미는 전반에만 3점슛 5개를 적중시키며 근소한 리드를 이어갔다. 이에 맞선 샌안토니오는 외곽슛 대신 골포스트를 공략하며 자유투로 차곡차곡 득점, 대등한 경기를 했다.

72-71로 앞선 채 3쿼터를 끝낸 마이애미는 4쿼터 시작과 함께 베티에의 3점슛으로 포문을 열었고, 제임스와 크리스 앤더슨, 찰머스, 웨이드가 연속으로 점수를 보태 경기 종료 7분13초 전에 81-75, 6점차로 달아났다. 이후 샌안토니오는 좀처럼 반격 기회를 잡지 못했으며 최종 스코어는 95-88였다.

‘해결사’ 본색 보여준 제임스

2년 연속으로 시즌 및 챔피언시리즈 MVP가 된 르브론 제임스는 이번 우승을 통해 큰 경기에 약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말끔히 불식시켰다.

우선 제임스는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6차전에서 종료 50초를 남기고 3점슛을 성공시키며 4점 차로 뒤지던 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또한 그는 최종전에서도 37점과 12리바운드로 경기를 지배했다.

이로써 제임스는 마이클 조던을 포함해 역대 최고의 ‘전설(legend)’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반열에 올랐다. 특히 농구팬들은 제임스가 조던의 명성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조던은 13년간 시카고 불스에 6개의 NBA 챔피언 타이틀을 안겨줬으며 득점왕 10회와 NBA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5회에 오른 바 있다.

제임스가 조던과 비교해서 가장 높이 평가받는 강점은 다양한 능력이다. 제임스는 조던에 버금가는 득점기계이면서도 센터에 버금가는 리바운드 능력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탁월한 어시스트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팀 사정에 따라 포인트가드에서 센터까지도 매치업이 가능하다.

직접 어시스트를 하며 가드로서 팀 공격을 리드할 뿐 아니라 동료들의 패스를 받아 득점에 성공하고 일대일 수비를 뚫고 골밑 돌파(penetration) 또는 점프슛으로 득점을 올릴 수 있다.

상대 센터까지 수비 가능

여기에 상대 파워포워드와 센터를 전담 수비하며 유사시 리바운드에도 적극 가담하니, 조던에 비해 다양한 재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다. 그렇기에 일각에서는 제임스가 역대 최고의 슈팅 가드이면서 포워드였던 마이클 조던과 NBA를 대표하는 파워포워드 중 한명이던 칼 말론을 합쳐놓은 듯하다는 평가도 한다.

다시 우승컵을 받은 마이애미는 2년 연속 백악관을 방문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소문난 농구매니아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6월 21일(현지시간) 에릭 스포엘스트라 마이애미 히트 감독에게 전화해 마이애미의 2년 연속 우승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마이애미의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전원을 백악관에 초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주년 기자 anubis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