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용인 살인사건"을 검색했다
[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용인 살인사건"을 검색했다
  • 이원우
  • 승인 2013.07.11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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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11일 오후 2시 00분
 

- 포털사이트 NAVER 2위 -

- 단지 소식을 전해 듣는 것만으로도 속이 메스꺼워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7월 8일 발생한 용인 살인사건이다. 이 사건에서 유일하게 긍정적인 부분은 범인이 잡혔다는 사실 밖에 없다. 7월 10일 0시 30분 체포 직전 자수한 1994년생 심OO이다.

- 그는 7월 8일 오전 5시 30분경 친구 최OO과 함께 모텔에 투숙했다. 오후 3시 30분에는 평소 알고 지내던 17세 A양을 모텔로 불러냈다. 그 뒤 4시 경에는 문구용 커터칼과 공업용 커터칼을 하나씩 구입했다. 저녁이 되자 친구 최OO은 밖으로 나갔고 오후 9시, 심OO은 A양을 성폭행한 뒤 교살(絞殺)했다.

- A양 사망 직후 사건은 한층 더 엽기적으로 변한다. 심OO은 모텔 화장실에서 공업용 커터칼로 시신을 훼손했고 도중에 칼이 부러지자 새벽 1시경에 밖으로 나가 칼을 하나 더 구입했다. 9일 오후에는 인근 마트에서 김장용 비닐봉투를 구입했고 거기에 시신을 담아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그날 저녁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A양의 부모는 경찰에 미귀가 신고를 했으며 수사망이 좁혀오자 심OO은 경찰에 자수, 긴급 체포되었다.

- 구속 이후 상세하게 밝혀진 심OO의 행태는 충격 그 자체다. 그는 친구 최OO에게 “작업 중이다”, “피 뽑고 있다”는 등의 메시지를 보냈으며 사진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OO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 심OO은 모바일 미니홈피에 해당하는 ‘카카오스토리’에도 자신의 심경을 올렸다. “내겐 인간에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이젠 메말라 없어졌다. 오늘 난 죄책감이란 감정 또한 느끼지 못했고 슬픔이란 감정 또한 느끼지 못했고 분노를 느끼지도 못했고 아주 짧은 미소만이 날 반겼다. 오늘 이 피비린내에 묻혀 잠들어야겠다.”

- 지켜보는 사람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심OO의 ‘신상’ 또한 전부 까발려졌다. 이 과정에서 그가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특별한 소속 없이 음악 공부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 2012년 10월 인천 월미도에서 자살을 기도해 2주간 치료받은 전력이 있다는 사실 등이 밝혀졌다.

- 그가 ‘호스텔’(7위)이라는 영화를 봤다는 사실은 대중문화의 폭력성이 범죄에 미치는 영향을 토론하게 만들었다. 심OO가 ‘소시오패스’(3위)로 추정된다는 동국대학교 교수의 분석은 한국인들로 하여금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의 차이점을 궁금하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가 진정으로 궁금해야 할 것은 아무리 봐도 ‘중2병 말기'로밖에 보이지 않는 이 극악무도한 범죄자가 자신의 행동을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에 맞춰져야 하지 않을까.

- 영화 ‘7번방의 선물’이 악의적으로 묘사한 것과는 달리 한국 사회는 명백한 고의성을 가지고 사람을 살해한 뒤에도 반성하지 않는 범죄자마저 사형시키지 못하고 있다. 죽은 자는 말이 없고 죽인 자만 말이 많은 시대. 진정으로 한국은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살인자의 왜곡된 자의식을 끝까지 지켜주는 나라로 남을 것인가? 대한민국은 ‘용인 살인사건’을 검색했다.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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