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기(電氣) 민간이 만들고 판다
미국의 전기(電氣) 민간이 만들고 판다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3.07.1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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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제1위의 전기소비국이라는 자리를 오래 지켜오다 최근 중국에 자리를 내준 미국에서는 사람들의 전기 수요가 폭증해서 대규모 정전 사태가 일어난 경우는 거의 없다. 허리케인, 폭설 등 자연재해나 컴퓨터 오작동으로 일시적 정전 사태가 초래된 것이 대부분이다.

민간기업들이 시장원리에 따라 전기 생산과 판매를 주도하며 전력수급을 조절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산업은 생산, 송전, 배분의 3단계로 이뤄진다. 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송전탑을 통해 각 지역으로 송전하면 주택, 사업장, 공장 등에 전기를 배분하는 것이다.

생산·판매는 민간, 송전은 정부 관리

미국에서는 전기 생산과 배분(판매)은 민간기업들이 주로 하고 있고 송전은 정부의 규제를 받는 비영리조직이 맡아서 한다. 송전을 정부가 규제하는 비영리조직이 관할하는 것은 전기 생산자들과 소비자들이 차별 없이 공평하게 송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미국에서는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의 규제를 받는 독립시스템운영자(ISO)와 지역송전기구(RTO)라는 비영리회사가 송전 업무를 관할하고 있다.

ISO는 한 주 내의 송전을 담당하고 RTO는 여러 주에 걸친 송전을 관리하는데 현재 10개의 RTO가 지역별로 동부 인터커넥션, 서부 인터커넥션 등 2개의 메이저 송전망과 알래스카 인터커넥션, 텍사스 인터커넥션 등 작은 송전망을 관할하고 있다.

반면 전기 생산과 판매는 민간기업들이 서로 경쟁하며 시장경제원리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전기의 80%는 민간기업들에 의한 것이다.

나머지는 지방 혹은 주 정부가 소유한 시설에서 생산된다. 미국 내 민간 전기 생산업체는 Southern Company, American Electric Power, Duke Energy, Luminant, Reliant Energy 등 1,000개가 넘는다. 가령 Southern Company는 세계에서 16번째로 전기를 많이 생산하는 회사다.

민간기업 Southern Company가 1987년 조지아 남부에 건설한 원자력발전소

이 회사는 연 42 기가와트(GW)의 전기를 생산해 알라바마, 조지아, 플로리다, 미시시피 등 4개주 430만명이 사용하는 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Southern Company는 20개의 수력발전소, 12개의 화력발전소, 2개의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해 운영하고 있다.

민간 전기 생산업체들은 시장경제원리에 따라 발전소를 짓고 운영하며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이들 기업들이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지 않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20년 동안 새롭게 지어진 원자력발전소가 하나도 없다.

2005년 이후 행정부가 재생에너지를 중시하며 환경친화적인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할 경우 여러 가지 지원을 약속하자 민간 전기생산업체들은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셰일가스가 전력 생산 주류로 떠올라

2009년 3월 미국 내에 26개 신규 원자력발전소를 짓겠다고 민간 전기생산업체들은 정부에 제안을 냈는데 현재는 다 포기한 상태다.

그 사이 물에 특수화공약품을 섞어 고압으로 지하에 투입해 혈암을 뚫고 가는 수압파쇄공법이 개발돼 셰일(shale) 가스라는 천연가스가 대량 확보되면서 천연가스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원자력으로 하는 것보다 훨씬 싸졌기 때문이다. 천연가스로 1킬로와트 전기를 생산하는 데 4센트가 소요되지만 원자력은 10센트가 든다는 것이다.

작년 기준 미국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주된 소스는 석탄(37%), 천연가스(30%), 원자력(19%), 수력(7%), 다른 재생에너지(5%, 풍력 3.4%, 태양력은 0.1%) 순이다. 생산된 전기를 송전받아 개인, 기업, 공장 등에 배분·판매하는 것도 2000여개의 민간 기업들이 주로 한다. 판매되는 75%의 전기가 민간기업들에 의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한 주에서 전기를 파는 여러 개의 회사를 볼 수 있다. 미국 주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의 경우 30여개의 회사가 경쟁하며 전기를 소비자에게 팔고 있다.

2010년 기준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전기를 파는 전기 판매 1위 회사는 Pacific Gas & Electric이다. 캘리포니아에 소재한 이 회사는 520만명에게 전기를 팔고 있다. 2위는 역시 캘리포니아의 Southern California Edison으로 510만명. 3위는 450만명에 전기를 파는 플로리다의 Florida Power & Light이다.

전기료는 회사마다 다른데 Pacific Gas & Electric은 킬로와트 당 13.84센트, Southern California Edison은 12.88센트, Florida Power & Light은 9.37센트다.

지역별로도 차이가 나 웨스트버지니지아에서는 킬로와트 당 6.7센트인데 하와이에서는 24.1센트다. 소비자들은 여러 전기회사 중 낮은 가격과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기회사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애틀란타=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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