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광우병’ 꿈꾸는 국정원 촛불
‘2008 광우병’ 꿈꾸는 국정원 촛불
  • 김주년 기자
  • 승인 2013.07.30 09: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주당과 좌파단체들이 주도하는 ‘국정원 댓글 규탄 촛불집회’가 소강상태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 7월 20일 서울 광화문 동아일보사 앞에서는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민주주의 지킴이 대학생 실천단 등 좌파단체들이 동원한 촛불집회가 열렸지만 참가 인원은 200여명(경찰 추산)에 그쳤다. 지난 7월초 촛불시위에 4천명(경찰추산) 이상을 동원한 데 비하면 대폭 감소한 것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같은 기간에 민주노총 등 노동계가 ‘희망버스’라고 자칭한 폭력시위를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 앞에서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이번 촛불시위의 핵심 세력은 순수한 시민들이라기보다는 민주노총 등 극좌단체 조직원들이라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난 대목이다.

드러난 주동세력, 민노총과 한대련

실제로 이번 촛불시위의 주동세력은 한정돼 있다. 최근 불법집회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은 이적단체인 ‘한국대학생총연합’(한총련)을 계승하는 단체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2004년에 북한식 연방제 통일을 추종하고 김일성 수령체제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힌 이유로 한총련을 이적단체로 규정한 바 있다.

지난 7월 20일 시위를 통해 드러난 촛불시위의 또 다른 축은 민주노총이다. 민주노총은 국가보안법과 한미동맹 등의 안보 사안에서 북한에 동조하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민주노총은 최근 홈페이지에 게재한 ‘문제로 보는 자주통일정세’에서 “국가보안법은 만명 이상의 피해자를 양산한 악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주한미군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에 백해무익한 집단에 불과하다”고 비난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 가장 큰 규모의 좌파 집회가 열린 지난 7월 6일에도 4500명(경찰 추산)이 참석하는 데 그쳤다. 이날 행사에는 사회복지사 모임, 철도노조, 진주의료원 노조 등 좌파단체들과 우원식 민주당 최고위원,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등 야당 정치인 10여명도 참석해 인원 동원에 힘을 보탠 바 있다.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 때와 비교하면 좌파는 인원 동원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당시 시위에는 주말이면 기본 3만명이 모였고, 촛불시위가 가장 대규모로 열렸던 2008년 6월 10일에는 광화문 일대에만 15만명이 운집한 바 있다.

방송 중립화로 대국민 선동에 차질

당시 시위대는 도로 불법 점거, 경찰 폭행, 반대시위자 테러, 민간시설 파손, 경찰 버스 방화 등의 폭력행위를 일삼았으며 언론인과 경찰을 에워싸고 즉석 인민재판을 벌이기도 했다. 이로 인해 500여명의 경찰 및 전·의경들이 부상을 입었다. 촛불시위 참가자가 급감한 8월. 시위대는 경찰을 상대로 염산병을 던지는 테러까지도 감행했다.

이 시위는 5월부터 7월까지 약 석 달 가까이 이어졌는데 경제적 손실도 막대했다. 한국경제연구원(KERI)은 2008년 9월 보고서를 통해 “촛불집회의 사회적 비용은 2007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0.4%에 달했다. 금액으로는 3조7513억 원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적 비용은 직접피해비용과 간접피해비용으로 구분된다. 직접피해비용은 1조574억 원으로 추산됐다. 민노총 조합원들의 파업으로 인한 생산손실만 356억 원이었고 공공지출비용(경찰비용, 인적·물적 비용 합산)이 840억 원에 달했다.

이처럼 현재의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는 규모와 과격성 면에서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하다. 그러나 몇 가지 공통점은 있다. △ 5월부터 촛불시위가 시작됐다는 사실과 △ 좌파단체들이 시위를 주도하고 있으며 △ 좌파성향 인터넷 커뮤니티들을 중심으로 선동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 등이다.

반면 우파진영이 조기에 맞불시위에 나서고 있다는 점과 NLL 논란 등 다른 이슈에 묻혀서 좌파 촛불시위의 동력이 훼손되고 있다는 사실은 2008년과의 결정적인 차이점이다. 특히 보수우파 진영 단체들은 좌파 시위대의 기세를 꺾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공영방송의 보도 행태 또한 2008년과는 크게 다르다. MBC PD수첩을 필두로 KBS 뉴스까지 나서 유언비어 유포에 앞장서며 광우병 촛불시위를 지원사격하던 2008년과 달리 지금은 공영방송이 비교적 중립화된 상황이다.

5년 전에 촛불시위를 부채질한 요인들 중에는 시위 현장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과잉진압하고 물대포를 쏘는 모습이 인터넷을 통해 보도되면서 공분을 불러 일으킨 부분도 배제할 수 없다. 당시 시위대는 우파 또는 중립 성향 언론의 현장 취재를 원천 봉쇄했으며 경찰을 상대로 먼저 폭력을 행사했다.

경찰 진압·채증 기술도 발달

특히 폴리스라인을 막아선 경찰을 향해 침을 뱉고 쇠파이프로 가격하면서 선제적인 폭력을 행사했다. 이에 경찰이 진압에 나서면 현장의 좌파 언론이 그 장면만을 촬영해서 보도하면서 선동을 이어가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경찰의 시위진압 기술도 발달했을 뿐 아니라 시위대가 먼저 행사하는 폭력을 촬영하는 채증 기술도 개선됐기에 좌파 시위대의 이 같은 작전도 그리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시위대가 경찰을 먼저 폭행하는 사진 및 동영상이 확산될 경우 경찰은 여론전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2008년 촛불시위 주동자 중 한명이던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최근 한 간담회에서 ‘8월 15일경에 촛불이 폭발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한편 5년 전 8월 15일은 이미 촛불이 한풀 꺾인 후에 촛불시위대가 경찰에게 염산병을 투척하는 테러를 하면서 여론이 ‘촛불 반대’로 굳어져 가는 상황이었다.

김주년 기자 anubis00@naver.com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