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꿈꾸는 미래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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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3.08.13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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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스티브 잡스 엘론 머스크 … 뉴욕에서 서울까지 2시간이면 OK!

미국인들은 8월 12일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뉴욕에서 LA까지 45분, 서울까지 2시간이면 갈 수 있다는 혁명적 교통수단인 ‘하이퍼루프’(Hyperloop)에 대한 청사진이 발표되기 때문이다.

‘하이퍼루프’는 태양열로 움직이는 시속 4000마일의 초고속 진공열차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이 꿈의 교통수단이 현실적으로 가능할 수 있다고 많은 미국인들은 기대를 갖고 있다. 다름 아닌 ‘엘론 머스크(Elon Musk)’가 하이퍼루프에 대한 청사진을 발표하기 때문이다.

엘론 머스크는 상상에서나 가능하다고 생각한 일들을 현실로 이뤄낸 발명가이자 혁신가, 사업가이자 미래주의자다. 머스크는 세계 1위 전자 지불 솔루션 회사인 ‘페이팔(PayPal)’ 공동창업자이다.

그는 세계 최초의 민간 우주항공기업인 ‘스페이스 X’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최고기술책임자(CTO)다.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자동차 생산업체인 ‘텔사 모터스’ 창업자 겸 CEO이고 태양광업체 솔라시티의 창업자이며 대표이사다. 48억 달러의 순자산을 가진 올해 42세의 머스크는 지금은 고인이 된 애플의 스티브 잡스에 이어 미국에서 혁신과 도전의 대명사로 불린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난 머스크는 어려서부터 공상과학과 소설광이었다. 그는 열 살 때 독학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익히고 열두 살 때 게임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500달러에 팔았다.

고교 졸업 뒤 캐나다 퀸스대에 진학했고 2년 뒤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비즈니스 스쿨 학부 과정에 편입해 물리학도 같이 공부했다. 그는 대학 시절 인간의 미래에 가장 영향을 줄 3가지를 생각했는데 그것은 ‘인터넷’‘우주’‘청정 에너지’였다. 이 셋은 이후 머스크에게 삶의 목표가 됐다.

당시 인터넷은 대학과 정부기관에서 주로 사용되는 제한된 영역이었다. 하지만 1995년 스탠퍼드대 대학원 재료과학 박사과정을 시작하면서 그는 인터넷 사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보며 뭔가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머스크는 대학원 과정을 접고 ‘Zip2’라는 온라인 콘텐츠 출판 소프트웨어회사를 창립했다.

돈이 없어 사무실에 담요를 깔고 자고 샤워는 근처 YMCA 회관에서 했다. 4년 뒤인 1999년 당시 유력 컴퓨터회사인 컴팩이 그의 회사를 3억4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머스크는 그 돈으로 같은 해 온라인 금융회사인 X닷컴(X.com)을 세웠다.

이 X닷컴이 훗날 인터넷 지불회사인 페이팔(Paypal)이다. 페이팔은 첫 거래를 트기만 하면 10달러를 주는 혁신적 마케팅으로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3년 뒤인 2002년 ‘이베이’(eBay)에 15억 달러에 팔렸다.

15억 달러라는 거금이 들어오자 머스크는 그 돈으로 두 번째 목표인 ‘우주’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인류가 지구에서만 사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여러 행성에서 살아가는 범우주적 문명을 개발하는 것이 미래에 중요하다고 믿었다.

첫 번째 구상은 ‘화성 오아시스’였다. 화성에 식물이 자라는 온실(greenhouse)을 짓는 것으로 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우주 탐사에 관심을 갖고 관련 활동들이 활발하게 일어나도록 하자는 목적이었다. 이를 위해 그는 2002년 ‘스페이스X’라는 회사를 세우고 저렴한 로켓 개발에 착수하게 된다.

머스크는 “사람들에게 길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로켓이 비싸다는 것은 이유가 되지 않는다. 로켓을 비행기처럼 재사용하면 된다. 그러면 우주여행 비용은 확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을 로켓 개발에 사용하기 위해 러시아에 3번이나 방문하는 등 4년 간의 노력 끝에 2006년 ‘팰콘 1’이라는 로켓을 개발했고 마샬 군도의 한 섬에서 첫 실험 발사를 하게 됐다. 하지만 로켓은 발사 후 20초만에 동력이 꺼지면서 떨어졌다. 실패였다. 그뒤 2, 3번의 실험 발사 역시 실패였다. 충격이었다.

‘하이퍼루프’가 기대되는 이유

그는 4번째 실험 발사를 앞두고 직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4번째 발사도 실패하면 5번째 발사를 할 것이다. 5번째도 실패하면 6번 할 것이다. 나는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믿으면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4번째 실험 발사에서 로켓은 지구 궤도까지 도착했다. 성공이었다.

‘팰콘 1’은 세계 최초로 지구 궤도에 도착한 민간 개발 로켓이었다. 머스크는 개량된 ‘팰콘 9’ 로켓과 우주선 ‘드래곤’을 개발했고 2008년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왕복선 대신 국제우주정거장에 화물을 실어나르는 16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지난해 5월 세계 최초 민간 상업로켓인 팰콘 9호를 통해 역시 세계 최초 민간우주선인 드래건을 국제우주정거장과 도킹시키는 데 성공했다.

머스크는 전기차 개발업체인 ‘텔사 모터스’를 ‘스페이스 X’와 비슷한 시기에 세웠는데 이 회사는 지금 100% 전기로 움직이는 세계 최초, 최고 양산형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모델 S’는 자동차 전문지 ‘모터 트렌드’가 뽑는 ‘올해의 차’에 선정됐다.

마지막으로 설립한 ‘솔라시티’는 태양열을 이용하는 태양패널을 파는 회사다. 지붕에 태양패널을 설치해 사람들이 전기 대신 태양열을 이용하도록 하는데 현재 미국에서 가장 큰 태양패널 회사다.
그는 과학교육과 소아건강분야를 지원하는 머스크 재단을 운영하며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주도하는 기부서약 운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머스크는 지식컨퍼런스 TED에서 페이팔, 솔라시티, 텔사, 스페이스X 등 그가 세운 회사들은 모두 다 완전히 다르고 하나같이 규모가 엄청나게 큰데 어떻게 한 사람이 이 모든 혁신을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글쎄, 잘 모르겠다. 나는 그저 많이 일한다. 진짜 많이 한다”고 답했다.

머스크는 매주 100시간 이상을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질문자인 TED의 크리스 앤더슨은 머스크를 가리키며 “매우 적은 수의 사람만이 디자인과 기술, 사업을 동시에 생각하고 통합할 수 있다.

특히 매우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에 확신을 갖고 추진하는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머스크이기에 미국인들은 새로운 교통수단 혁신인 ‘하이퍼루프’의 청사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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