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법인세 인하 경쟁 中
세계는 지금 법인세 인하 경쟁 中
  • 한정석 편집위원
  • 승인 2013.09.0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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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올 3월 법인세율을 대폭 낮추기로 하며 주요국에서 다시 한번 법인세율 인하경쟁이 불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낮은 법인세율을 찾아 영국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일본ㆍ독일 등도 기업들의 법인세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는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6월 “영국의 법인세율 인하를 계기로 경기부양을 위한 주요국들의 법인세 감세경쟁이 가속되고 있다”며 “미국ㆍ유럽ㆍ일본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낮은 법인세율을 찾아 이전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요국들이 애플ㆍ구글 등 글로벌 기업의 편법적인 세금회피에 대해 철퇴를 내리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지만 기업유치를 위해 법인세 인하경쟁에 앞다퉈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OECD국가들은 1980년 중반 이후 법인세 인하 경쟁을 벌여왔다.
이 그래프는 세계적인 경제연구소 CATO가 OECD 16개국의 법인세율 변동을 추적한 것이다. 파란 선이 OECD국가들의 법인세율 추이다. 법인세율은 85년 평균 40% 정점에서 하락하고 있다. 반면에 붉은 선의 세수는 증가했다.

이 세수는 2000년 9·11 테러로 인해 미국의 재정지출 증가와 닷컴 버블 붕괴 그리고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인한 불황으로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수가 정점을 찍고 내려온 상태인 2010년에도 20%대의 법인세율은 45%대였던 80년대보다 그 세수의 규모가 비교할 수 없이 크다. 이러한 현상을 World Tax Competition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율은 지방세를 포함해 2013년 현재 24.2%로 영국(23.0%)과 스웨덴(22.0%)보다 높고 일본(37.0%), 미국(39.1%), 독일(30.2%), 프랑스(34.4%)에 비해서는 크게 낮다. 하지만 법인세 부담률로 보면 우리나라는 일본, 미국, 독일, 프랑스에 비해 높다.

다시 말해 일본, 미국 독일은 자본축적이 고도화되고 경제규모가 커서 큰 돈을 벌 기회가 많지만 우리는 이들보다 자본규모나 시장규모가 월등히 작아서 그런 나라 기업들보다 돈을 벌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즉 경제환경의 ‘옥토’와 ‘박토’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지력이 좋은 토지의 수확 세금을 지력이 안좋은 토지의 수확 세금과 같이 매긴다는 건 불합리하다.

결론적으로 법인세는 낮을수록 좋으며 법인세가 낮다고 해서 세수가 덜 걷힌다는 주장은 세계 각 나라들의 경험에 비춰볼 때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현재 우리 법인세 25% 수준은 세부담률로 볼 때 20% 밑으로 더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법인세와 관련해서 우리가 알아야 할 사실은 법인과 개인을 세금의 주체로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흔히 이익이 많이 나는 기업을 부자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기업의 이윤은 세금을 내고 남은 것이다. 그것은 주주에게 배당으로 돌아가든지, 근로자들에게 상여금으로 가든지, 아니면 기업의 유보금으로 저축된다. 그렇기에 이 법인세를 올리라는 이야기는 결국 주주나 근로자에게 돌아갈 수 있는 몫을 줄이라는 이야기와 같다.

문제는 주주는 배당받을 시에 배당세를 내며 근로자는 임금에 대해 근로소득세를 낸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사실 법인세는 이중과세의 성격을 안고 있다. 선진국들이 법인세를 낮추거나 아예 폐지하는 이유도 그런 까닭이다. 그렇다면 법인의 유보금에 대해 세금을 더 내라 하는 것은 어떤가.

기업의 유보금은 재투자되는 돈이다. 이는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하거나 공장을 짓기 위해 땅을 사거나 할 때 투자된다. 기업은 그럴 경우 다시 세금을 내게 된다. 따라서 법인에 유보금이 있으니 세금을 내라는 것은 개인에게 소득세를 내고 남은 돈을 저축하는데 다시 한번 세금을 내라는 주장과 같다.

한정석 편집위원 kalito7@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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