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국 좌파들이 한국에 몰려든 이유
[단독] 미국 좌파들이 한국에 몰려든 이유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3.09.1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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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상을 3번이나 수상한 미국의 올리버 스톤 영화감독이 지난 8월 2일 제주도를 방문했다. 영화 때문이 아닌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기 위해서다.

스톤 감독의 한국 방문은 미국 내 반전 좌파인사들과 한국 친북세력들 간에 이뤄지고 있는 오묘한 만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가 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을 방문한 대표적인 미국 내 반전 좌파들은 다음과 같다.

올리버 스톤

올리버 스톤 감독이 지난 8월 2일 제주 공항에 도착해 제주 해군기지 반대 건설 현수막을 들고 있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반전(反戰)주의자 겸 좌파인사다. 그가 감독해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 ‘플래툰’(1986), ‘7월 4일생’(1989) 모두 베트남전을 배경으로 한 것으로 영화에서 미군은 비무장 민간인을 무차별로 학살하는 악당처럼 그려지고 있다.

스톤 감독은 9·11 테러를 “미국과 미국의 질서에 대한 9월 11일의 저항”이라고 표현하며 자신의 나라 미국을 비난했다. 그는 9·11 테러 당시 붕괴한 쌍둥이 타워에 갇힌 2명의 경찰관 이야기를 다룬 영화 ‘세계무역센터’를 발표하며 “내 나라가 부끄럽다”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은 안보란 이름으로 세계를 파괴하고 있다. 9·11 테러 발생 후 5년이 지났음에도 세계가 여전히 9·11 테러에 붙잡혀 있는 것은 에너지 낭비다. 다른 자들과 싸우는 대신 가난, 죽음, 질병, 국내 문제를 해결하는 게 낫다”고 비판했다.

스톤 감독은 쿠바 독재자 피델 카스트로에 대해 “지구에 있는 사람 중 가장 현명한 사람”이라고 칭찬했고 생전에 반미 선봉이었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해서는 “정직하고 강력한 사람이자 군인”(2008), “나는 우고를 존경한다. 한 인간으로 그를 매우 좋아한다”(2010)라고 말하며 중남미 사회주의 지도자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는 미국이 테러 단체로 규정한 콜롬비아 혁명무장세력(FARC)에 대해 “그들은 미국의 지지를 얻는 세력들에 대항하는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다. 나는 그들을 자신들이 믿는 것을 위해 싸우고 죽으려는 영웅이라고 생각한다. 카스트로가 쿠바에서 했던 것처럼 말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2012년 자신이 10부작으로 제작한 다큐멘터리 ‘알려지지 않은 미국의 역사’(The Untold History of the United States)에서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것은 소련 때문이었다며 소련의 조셉 스탈린은 소련 뿐 아니라 전 세계를 구한 영웅이라고 칭송했다.

스톤 감독은 이번 제주도 방문에서 “한국 정부가 제주 강정마을에 건설하는 해군기지로 인해 제주에서 전쟁 위협이나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제주 해군기지는 중국 상하이에서 500㎞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며 “제주 해군기지는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보다 훨씬 더 미군 입장에서 섬세하고 여러 가지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정마을의 이야기는 이제 세계적 이슈가 됐으며 반대운동은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며 “나 자신도 미국의 군사적 확장을 억제하는 이 문제를 더욱 널리 알리고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팀 쇼락

팀 쇼락((사진 왼쪽)이 지난 7월 27일 정전협정 국제평화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팀 쇼락은 미국의 좌파 언론인이자 노조 활동가로 한국선교사였던 부모를 따라 어려서 한국에서 몇 년 동안 살았다.

그는 미국 내 친북학자들로 구성된 한국정책연구소(Korea Policy Institute)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쇼락 연구원은 지난 7월 27일 통합진보당이 주최한 ‘정전 60년,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국제평화심포지엄’에 패널로 참가했다. 그는 심포지엄에서 “북한은 미국 언론매체에서 주권이 없는 중국의 속국이며 미친 사람들이 다스리는 나라로 비쳐지고 있다”며 “수십년 간의 반공주의와 인종차별에 따른 것으로 휴전선을 경계로 한 두 Korea의 역사와 특성을 부인하는 것이며 개인적으로 한국 평화의 최대 장벽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불행히도 많은 미국인들은 냉전식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며 “특히 언론들은 북한을 악을 사주하는 곳으로만 묘사하고 있지 북한에 핵무기 사용 위협 등을 하는 미국의 정책이 이런 긴장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족통신에 따르면 팀 쇼락은 심포지엄 후 열린 집회에서 “미국 시민으로서 한반도가 외세의 지배에서 해방되는 자주적 권리를 지지한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평화협정을 위한 협상을 즉각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쟁을 끝내고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주한미군을 몰아내자. 민중들이 힘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아 벤자민

미디아 벤자민(사진 왼쪽)이 2006년 11월 신디 시한(가운데)과 함께 주한미군 기지 확장 반대시위를 하고 있다.

미디아 벤자민은 미국의 대표적인 반전, 반세계화 운동가다. 그녀는 1999년 시애틀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 회의에 맞춰 차를 태우고 유리창을 부수는 등 반 세계화 시위운동을 주도한 사람 중 한명이다.

그녀는 9·11 테러 후 미국이 진행한 테러와의 전쟁 그 자체가 테러라고 비판해왔다. 테러와의 전쟁으로 세계인들이 전쟁과 압박의 위험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2002년부터 ‘Code Pink’라는 여성 반전단체를 결성해 반전운동을 펼쳐왔다. 2006년 11월 그녀는 이라크전에 참전한 아들이 전사한 후 여성 반전운동가가 된 신디 시한과 함께 한국을 방문해 주한미군기지 확장과 한미자유무역협정 체결 반대 시위를 펼쳤다.

그녀와 신디 시한은 용산에 위치했던 주한미군 본부가 평택 캠프 험프리로 이전하면서 평택 미군기지를 확장하는 계획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당시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의장과 함께 주한미군 기지 확장 반대 시위에 참가했다.

신디 시한은 “미국 정부는 한 달에 90억 달러를 해외군사작전에 사용한다”며 “우리는 이번에 미국의 세금이 한국의 농장, 집, 학교 등을 어떻게 파괴하고 오는지 보았다”고 말했다. 미디아 벤자민과 시디 시한은 2007년에는 쿠바에 가서 관타나모 수용소 폐지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처럼 미국 내 반전, 친북좌파 인사들이 한국 내 친북세력들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 한국 내 친북세력들의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5년 동안 미국 내 종북세력들을 연구해온 로렌스 펙 씨는 “한국의 보수들은 왜 이들처럼 미국 내 친한 보수인사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강연이나 활동에 참여시키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애틀란타=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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