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와디 캅’ ‘니킥’의 나라 태국에 가다
‘사와디 캅’ ‘니킥’의 나라 태국에 가다
  • 미래한국
  • 승인 2013.09.1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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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서 마지막 남은 순수의 섬. 2000년 영화 <비치>에서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미남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지도 한 장만을 손에 든 채 미지의 섬을 찾아 나선다. 태국 남부 푸켓 인근의 에메랄드 빛 바다와 순백색의 해변을 자랑하는 피피 섬이다.

물론 지금은 영화와 디카프리오 덕분에 이 섬엔 항상 관광객이 북적거린다. 영화처럼 태국의 인상은 일상에 지친 도시인에게 미지의 나라, 힐링의 나라다. 그리고 불교식 인사와 자비로운 미소가 넘치는 곳이다.

10여년 만에 다시 찾은 태국의 푸켓. 그 속의 사람들은 불교 신자가 전 국민의 95%를 차지하는 나라답게 여전히 친절하다. 외국인을 만나면 두 손을 합장해 ‘사와디 캅’이라며 공손한 미소로 인사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푸켓에만 불교 사원이 29개다. 유명한 관광지인 불교 사원 왓찰롱에는 관광객들이 끊임없이 찾으며 태국의 기를 담아가기 바쁘다.

그 사이 태국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연평균 5%대의 성장을 이뤄 지금은 인구 7000만 명에 1인당 국민소득이 5000달러인 아세안의 대표적인 나라다. 대형 쇼핑몰도 많이 생겨 푸켓타운 인근만 해도 주로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센트럴몰, 내국인이 간다는 로빈슨몰 등 대형몰들이 많이 생겼다.

정치적으로는 총리가 두 번 바뀌었다. 탁신 친나왓 총리가 군부 쿠데타로 물러나고 2년 전에는 그의 대리인을 자청하는 탁신의 여동생 잉락 친나왓이 새 총리로 당선됐다. 재미 있는 점은 그때나 지금이나 거리마다 선전용으로 걸려 있는 대형 사진 속 국가 지도자의 주인공은 1946년부터 왕위에 있는 올해 86세인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과 그의 왕비라는 것이다.

입헌 군주국이니 그럴만하지만, 대부분의 태국인들 사이에서 신기할 정도로 국왕에 대한 지지가 여전히 절대적이다. 국왕의 존재는 태국이 인도차이나 반도의 공산화 바람에도 꿋꿋이 버티고, 현재 親탁신과 反탁신으로 나뉜 정쟁 와중에도 치안 상태를 유지하는 배경으로 보인다. 태국에는 아직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카지노도 금지돼 있다.

하지만 이런 정적인 모습이 태국의 온전한 면모는 아니다. 태국인 삶의 또 한 면은 영화 <옹박>에서 나오는 태국 무술 무에타이의 강렬한 ‘니킥’에서도 엿볼 수 있다. 태국에선 여전히 많은 태국인들이 무에타이를 수련하고 있고, 무에타이 대회를 알리는 포스터를 쉽게 접할 수 있다.

태국은 인접국인 미얀마와 16세기부터 18세기까지 300년 동안 정복과 수복을 반복하는 치열한 전쟁을 겪었다. 그 사이에 외국의 침략에 맞선 군사 무술로 발전한 게 무에타이다. 그리고 각종 전투에서 선봉에 섰던 코끼리도 여전히 태국의 상징이다. 그런 강인함이 태국이 주변국인 미얀마와 크메르의 강성기에도 왕국을 유지하고, 2차 세계대전 때도 독립을 유지하게 했던 셈이다.

태국의 이런, 정적이면서도 동적인 모습은 그들의 대표적인 문화 관광상품인 ‘판타지쇼’에서 잘 보인다. 푸켓의 3000여명 좌석 규모의 대형 공연장에서 벌어지는 이 공연은 태국의 고대 왕국의 성립과 전쟁을 통해 지켜온 왕조의 역사 등이 잘 나타난다.

정재욱 기자 jujung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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