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여전히 예외적인가?
미국은 여전히 예외적인가?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3.10.11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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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9월 11일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시리아 정권이 화학가스로 어린이 400여명을 비롯, 시리아 주민 1300여명을 살해한 것을 응징하기 위해 공습을 준비하던 미국을 만류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의 정책이 미국을 예외적으로 만든다는 말에는 “어떤 동기에서든 사람들이 자기 스스로를 예외적이라고 자찬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신이 우리를 동등하게 창조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미국인들은 미국이 여전히 예외적이라며 발끈하고 있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러시아 신문에 반박 칼럼을 게재했고 언론들은 미국이 왜 예외적인지를 강조하는 칼럼들을 게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9월 24일 UN 연설에서 “어떤 사람들은 동의하지 않을지 모르나 나는 미국이 예외적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귀중한 것들을 희생해서 우리 자신의 이익 뿐 아니라 모두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결연히 일어설 것이기 때문”이라며 푸틴 대통령의 칼럼에 반박했다.

그런데 미국은 지금도 예외적일까? 미국 예외주의(American exceptionalism)는 미국이 질적으로 다른 나라들과 다르다는 이론이다. 1835년과 1840년 ‘미국 민주주의’라는 책에서 미국을 예외적이라고 기술한 프랑스의 알렉스 토크빌이 기원인 ‘미국 예외주의’라는 말은 소련의 조셉 스탈린이 미국 공산당을 질책하면서 사용했다.

미국은 풍부한 천연자원, 산업능력, 엄격한 계급 부재 등으로 전통적 마르크스주의와 다르다는 미국 공산당의 말에 스탈린이 ‘미국 예외주의’라고 질책한 것이 유래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인 로버트 사무엘슨은 미국 예외주의가 실제인가를 분석하기 위해 2011년 퓨 리서치의 국가별 여론조사를 사용했다.

당시 퓨 리서치는 국가의 개입 없이 자신의 목적을 추구하는 자유와 국가가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이 없도록 보장하는 안전 중 어떤 것을 선호하느냐고 질문했다. 미국인들은 58% 대 35%로 안전보다 자유를 선호했다. 유럽은 정반대로 자유보다 안전을 선호했다. 독일인은 62% 대 36%. 프랑스, 영국, 스페인 등도 비슷했다.

찰스 머레이 미 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자신의 책 ‘미국의 예외주의’에서 미국은 개인 자유의 이념을 국가통치 가치로 바꾼 세계 최초의 국가라고 평가했다.

미국인들은 통치권력은 통치를 받는 사람들에게서 비롯된다고 믿었는데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를 말한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의 게디스버그 연설이 대표적인 예라고 머레이 연구원은 밝혔다.

머레이 연구원은 미국의 이런 도덕적 우월성이 전 세계에서 권력을 휘두르는 구실로 사용된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미국의 해외 개입은 국익을 위한 경우가 많고 도덕적 거리낌은 오히려 고립주의를 정당화하는 데 사용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머레이 연구원은 미국의 예외주의가 무너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을 질적으로 다른 나라와 다르게 했던 평등, 민주주의 등의 가치가 다른 국가에도 퍼졌고 특히 건국아버지들이 중시한 ‘제한된 정부’를 지지하는 시각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은 건국 후 140년 동안 연방지출이 전쟁 때를 제외하고는 전체 경제의 4%를 초과한 적이 없는데 지금은 20%에 육박하고 있으며 미국의 복지시스템이 유럽을 닮아가는 것도 또 다른 증거라고 밝혔다.

애틀란타=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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