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빼빼로 방사능"을 검색했다
[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빼빼로 방사능"을 검색했다
  • 이원우
  • 승인 2013.11.11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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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11일 오후 2시 00분
 

- 포털사이트 NAVER 6위 -

- 빼빼로데이는 롯데제과와 해태제과에게 중요한 날이다. ‘11월 11일 하루 동안 팔린 빼빼로가 기타 364일의 빼빼로를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많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압도적인 매출을 기록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런 11월 11일, 이들로써는 치명적인 ‘폭탄’이 터졌다.

- 환경운동연합은 11일 홈페이지에 ‘방사능 위험에 노출된 빼빼로데이’라는 글을 올렸다. 요점은 시중에서 유통 중인 롯데 빼빼로와 해태 포키 제품에 일본산 재료가 사용됐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 이들이 재료 원산지를 탐색한 제품은 총 8개다. 빼빼로, 아몬드빼빼로, 누드빼빼로, 딸기빼빼로, 하미멜론빼빼로, 화이트쿠키빼빼로, 가나초콜릿(이상 롯데), 포키 (해태) 등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중에서 환경운동연합이 일본산으로 확인한 것은 해태제과의 포키에 들어간 코코아매스 하나였다는 점이다. 포키는 빼빼로보다 역사가 오래된 일본의 과자다. 해태는 일본산 원료가 “고베에서 생산된 것이기에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는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 나머지 7개 제품에 대해서 환경운동연합이 문제 삼은 것은 “원산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었다. 빼빼로와 누드빼빼로의 코코아매스가 아프리카 가나산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기타 제품들의 원료 출처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 이들은 롯데와 해태에 대해 “원전사고 이후 3년 여간 방사능 오염 가능성이 매우 큰 일본 후쿠시마 인근 8개현 및 일본 전역에서 가공식품과 원료식품을 다량으로 수입해 온 회사”라고 말했다. 따라서 표기되지 않은 원산지가 일본 후쿠시마 인근일 가능성이 높다는 논리다.

- 이들은 빼빼로에 들어간 가공유지, 전지분유, 쇼트닝, 기타가공품, 전분가공품, 유화제, 버터 등 다양한 원료들이 일본에서 생산된 것은 아닌지 밝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제과는 “빼빼로 등 초코과자에 사용되는 원료는 가나, 에콰도르, 콜롬비아 등 일본산과는 관계가 없다”는 내용의 해명자료를 발표했다.

- 이 논란의 의미는 지금껏 수산물 위주로 제기돼 온 일본산(産)에 대한 공포감을 일본에서 생산된 ‘모든 것’으로 확대한다는 데 있다. 비슷한 문제제기는 이미 여러 차례 있었다. 대표적으로 지난 10월 하순 진행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국정감사에서는 “일본산 가공‧원료식품 원산지 확대표시 의무제를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야를 막론하고 나왔다.

- 식약처는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서는 수입시마다 다각도의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안전한 수산물에 대해서만 통관시키고 있다. 심지어 일본산 수입수산물 중 미량이라도 방사능이 검출된 수산물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수치를 포함해 관련 내용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 수산물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 자체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다만 환경운동연합이 아직까지 정부 차원에서도 합의가 되지 않은 문제를 롯데와 해태 측에 먼저 요구했다는 점은 논란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 굳이 이 의혹을 11월 11일에 맞춰서 제기한 의도도 쉽게 짐작해 볼 수 있다. 불법행위를 한 것도 아닌 기업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몰아세우는 것이라면 지나친 처사가 아닐까.

- 지금 환경운동연합에게 필요한 것은 덮어놓고 원산지를 밝히라는 식의 의혹제기가 아니라 수산물 아닌 가공‧원료식품에 대해서도 원산지 확대표시 의무제를 시행해야 할 ‘근거’다. 환경운동단체에 요구되는 것은 타이밍에 맞춰 여론을 흔드는 흥행능력이 아니라 전문성일 것이기에 그렇다. 대한민국은 ‘빼빼로 방사능’을 검색했다.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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