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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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한국
  • 승인 2013.12.0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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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의 편지


KBS1 라디오에서 시니어세대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는 요청이다. 일본 성루가병원의 히노하라 박사가 쓴 ‘나이를 거꾸로 먹는 건강법’을 소개했다.

책의 원제는 ‘슬기롭게 사는 법’이다. 2001년에 발간돼 120만부가 나갔다. 102세의 현역 의사인 저자가 자기 일상생활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젊어서 폐병 등으로 몇 번 죽을 고비를 넘기며 늘 자기 불운을 한탄했다. 그러나 그때 환자로서의 경험이 뒤에 임상의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 영향을 줬다.

대학병원에 근무했지만 배운 게 없었다. 36세에 미국 유학을 갔을 때 그때는 이미 고인이 된 윌리엄 오슬러 박사의 ‘환자 중심’의 ‘홀리스틱 의료’에 접하고 처음으로 의사로서의 눈을 떴다. 첫 번째 개안이었다.

1970년 또 한번의 개안의 기회가 왔다. 일본 적군파가 일으킨 비행기 하이잭에 납치된 것이다. 평양으로 가는 도중에 김포공항에서 풀려 나긴 했지만 마음으로 죽었다 살아났다고 생각했다. 60을 바라보던 해에 그는 이 사건을 계기로 여생을 의사로서의 명성 대신에 사회를 위한 봉사에 전념하기로 결심했다.

일대 전환이었다. 그후 40여년 그는 250여권의 책을 쓰고 의료와 교육과 강연을 무보수로 뛰었다. 그가 90세 때 쓴 ‘나이를 거꾸로 먹는 건강법’은 모든 고령자에 ‘희망의 별’이 됐다. 120만부가 팔린 연유다.

110세를 은퇴시기로 잡고 그는 희망의 별빛을 흐리지 않기 위해 자신의 건강관리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먼저 식사 습관을 보면 아침에는 우유와 커피, 그리고 올리브유를 넣은 주스, 점심은 우유 1컵과 쿠키 한두개, 사과 하나, 저녁만은 특별식으로 한시간 반에 걸쳐 천천히 먹는다. 생선은 매일, 고기는 기름끼 빼고 주 2회, 밥은 반공기, 샐러드는 접시 수북이 한껏 든다.
하루 1300칼로리를 지킨다. 정상의 3분의 2다.

스케줄이 바빠 항상 차나 비행기로 이동하지만 몇 킬로그램이나 되는 짐은 자신이 직접 들고 다니고 계단은 모두 걸어 오르내린다. 체중은 젊어서와 같이 60킬로그램을 유지한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밤잠을 엎드려 자라고 권한다. 똑바로 누워 자면 차렷자세로 누워 있는 셈이어서 근육이 풀리지 않는다. 2주만 엎드려 자도 소화 불량, 어깨 통증, 요통이 사라지고 코골이나 무호흡증이 없어지니 누구나 한번 시험해 보라고 권한다. (필자도 지금 반반씩 시험중)

책은 주로 자기 일상생활을 적은 것이지만 이런 주제들도 있다.

• 나이 들면 허욕을 버리고 ‘내 생의 의미’를 돌아보라.
• 종합검진에서 나온 이상 수치는 병이 아니고 노화현상이다.
• 중류 소시민이 가장 행복하다. (먹고 싶은 것 먹고, 가고 싶은 데 갈 수 있으면 그게 중류다.)
• 누구나 숨은 재능이 있다. 겁내지 말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라. 10년이면 꽃피울 수 있다.
• 무의미한 연명 조치는 막아야 한다.
(국내에서는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해서 생명윤리정책연구센터에 보내면 무료로 법적 보장이 된다.)
• 죽음은 예상보다 20% 빨리 온다. 때가 되면 모든 의료행위를 중단하고 가족과 이별의 시간을 갖도록 해야 한다. (의사가 개인의 죽음을 짓밟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이런 초인적 모델이 보통 사람에게 참고가 될까 하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변했다.

“모든 게 습관이다. 안 된다, 해본 적이 없다고 지레 겁먹지 말고, 용기를 내 도전해야 후반생 30년을 활기차게 살 수 있다. 당신도 100살을 살 수 있다.”

이성원 청소년도서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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