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째 이어져온 아마존 폐유 논란
20년째 이어져온 아마존 폐유 논란
  • 김주년 기자
  • 승인 2013.12.06 09: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에콰도르 대 美 정유회사 간 치열한 싸움
 사진 제공: 에콰도르 대사관

미국의 대형 정유회사인 쉐브론(Chevron)은 지난 1964년부터 1992년까지 에콰도르 수쿰비오·오렐랴나 지역에서 텍사코(Texaco)와 손잡고 석유개발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텍사코는 유독성 폐기물을 무단 방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에콰도르 현지 주민들과 쉐브론은 법정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지난 1993년 텍사코사가 초래한 환경, 주민 그리고 공동체에 대한 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아마존보호연합’을 결성하고 텍사코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에콰도르 대법원은 지난 11월 12일(현지시간) 쉐브론에 주민들에게 88억 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에콰도르 정부는 국제적인 여론전에 돌입한 상황이다. 지난 11월 13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에 위치한 주한 에콰도르 대사관에서는 니콜라스 트루히요 뉼린 대사가 주관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서 대사관 측은 물 대신 시커먼 기름으로 채워진 웅덩이 등 피해 지역의 모습을 공개했다.

뉼린 대사는 “주민들은 오염된 물을 마시게 되는데 그 결과 암 발병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아주 높아졌다”며 “그런데도 쉐브론은 과학자를 동원해 유독성 물질 때문이 아니라 자연적 현상이라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뉼린 대사는 “경제적 규모로 보면 셰브런 사는 에콰도르 전체보다 훨씬 크다. 우리는 원주민들의 정의와 권리를 위해 싸우고 있다”며 “국제적인 지원을 호소한다”고 전했다.

한편 쉐브론은 이 같은 에콰도르 원주민들의 주장을 사기라고 규정하고 원고들에게 배상금 지급을 거부하고 3개국 법원과 중재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했다. 특히 쉐브론 사의 제임스 크레이그 대변인은 “재판에서 채택된 보고서의 내용이 날조된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이후 쉐브론은 지난 9월 헤이그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로부터 배상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는 판결을 받아냈다. 텍사코와 에콰도르 정부가 97년 맺은 양자 투자협정에 따르면 배상 책임이 없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이에 에콰도르 측은 “텍사코가 사업을 끝내고 철수한 게 92년인데 5년 뒤 협정을 맺었다는 건 시기상 말이 안 된다”고 반박하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김주년 기자 anubis00@naver.com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