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증하는 동북아 유혈 충돌의 위험
점증하는 동북아 유혈 충돌의 위험
  • 미래한국
  • 승인 2013.12.18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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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s Claim to Skies Heightens Danger of Bloodshed in NE Asia
도널드 커크 편집위원·전 뉴욕타임스 특파원

일본명 센카쿠, 중국명 댜오위다오. 이 섬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둘러싼 분쟁이 걱정스러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177km, 중국 본토에서 330km, 반공(反共)의 보루인 중화민국 대만에서는 170km 떨어져 있는 이 섬을 비롯, 중국이 동중국해 대부분을 방공식별구역 안으로 넣으면서 대결은 급박하게 격화되고 있다.

베이징의 공산주의 중화인민공화국과 1949년 대만으로 도망간 ‘민족주의’ 중화민국은 둘 다 오랫동안 이 섬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중국이 이 섬을 포함하는 방공식별구역을 일방적으로 설정하면서 지역 전쟁이라는 공포가 커지며 한국과 아시아 전체에 심각한 의미를 던지고 있다.

中의 방공식별구역 선언으로 급박해진 동북아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주장과 이에 대한 반발로 고조되고 있는 긴장은 북한이 4번째 핵실험을 할 것이라는 분명한 증거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북한에 유리하게 이용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이 한반도와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섬을 둘러싸고 치고받는 것만큼 북한의 전략과 이익에 부합되는 것은 없을 것이다. 미국이 미일안보조약에 따라 일본 편을 들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은 한국을 향해 전면전은 아니더라도 추가 도발을 일으킴으로써 현재의 대결 국면을 활용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과 한국 간의 악감정은 북한에 엄청난 이익이다. 북한은 한일 양국이 중국의 지역 패권 주장을 함께 반대하고 있지만 양국 간 협력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한국 내 반일 감정을 매우 반기고 있다.

일본이 다케시마라고 부르며 영유권을 주장하는 두 개의 거대한 바위섬인 독도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한국과 일본이 긴장 관계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독도를 둘러싼 대립은 일제식민지배를 통해 한국인들의 심리 속에 깊이 뿌리박힌 반일 감정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은 일본을 위해 전쟁을 할 것인가?

일본은 과거 제국주의 일본이 저질렀던 만행을 교과서에서 왜곡하고 있고 지금도 매주 서울에 있는 일본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위안부들에 대한 보상 등 여러 문제에도 성의를 보이지 않아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동중국해에서 커가는 대결 상황을 보면서 떠오르는 한가지 큰 질문은 전쟁의 형태로 적대 행위가 터지면 미국은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이라크에서 미군을 이미 철수시킨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에서도 발을 빼면서 앞으로 미국의 대외정책 중심은 동북아 및 동남아시아로 바뀔 것이라고 말해왔다.

하지만 중국의 한 정찰기가 일본 비행기를 향해 발포하면서 전쟁이 이 지역에 삽시간에 퍼져가면 미국은 일본을 위해 정말 전쟁을 할 준비가 돼 있는가?

미국은 일본, 한국과 각각 별도의 안보조약을 맺고 있지만 이 3개국은 3자 안보조약은 맺지 않고 있다. 미국은 태국, 필리핀과도 안보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후자가 특히, 중국을 불편하게 하는데 그것은 필리핀과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사군도를 두고 중국은 자신의 것이라면서 남중국해 전체에 대한 주권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수빅만 서쪽의 남중국해에 돌출해 있는 산호초 섬인 스카보러에 대해서도 영유권을 주장해 필리핀을 격노하게 했다. 센카쿠 열도는 필리핀에게는 상관없는 것 같지만 남중국해에서 필리핀이 중국과 부딪히고 있는 것을 보면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각국의 무력행위 자제가 필요한 상황

이와 관련 한국은 황해와 동중국해가 만나는 제주도 남서쪽에 위치하고 거의 수면 속에 있는 한 바위섬을 두고 중국과 영토 분쟁을 하고 있다. 한국명은 이어도, 중국명은 쑤옌자오라는 이 섬은 제주도에서 150km, 중국 해안에서 동쪽으로 275km 떨어져 있다.

현재는 한국이 관할하고 있는데 거의 대부분 물속에 잠겨 있는 이 섬에 한국은 날씨 측정과 항해 안내용 시설을 설치해 놓았다. 이어도 영유권을 위한 전쟁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이 섬이 누구 것이냐를 둘러싼 중국과의 싸움은 센카쿠 열도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불쾌해 하는 일본의 입장을 한국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동북아시아에서 또 다른 전쟁은 발발하지 않을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중국이 자신들의 방공식별구역 설정 주장을 무력으로 뒷받침하지 않고 일본은 중국 비행기들의 비행이 아무리 위협적이라고 해도 중국이 먼저 발포하지 않는 한 발포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양측 모두에게 이런 자제가 필요하다.

중국은 실탄을 발포함으로써 자신들의 방공식별구역 설정 주장을 강제할 만큼 무모해서는 안 된다. 일본은 먼저 발포하는 당사국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미국은 일본의 군사 동맹으로 일본을 돕기 위해 급하게 개입하거나 제2의 한국전쟁 발발로 한국을 방어해야 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면 크게 안도할 것이다.

번역/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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