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아온 겨울 대한민국이 잠을 깬다
다시 찾아온 겨울 대한민국이 잠을 깬다
  • 김주년 기자
  • 승인 2014.01.03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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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박한 소치 동계올림픽 관전 포인트
 

2010년 2월부터 3월초까지 열린 밴쿠버 동계올림픽. 대한민국 대표팀은 사상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해 종합 5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역대 동계올림픽 참가 사상 최고의 성적이다.

효자 종목인 쇼트트랙이 금메달 2개를 수확하는 데 그쳤지만 그동안 쇼트트랙에만 편중된 메달이 고른 종목에서 쏟아지며 세계 5위에 오르는 금자탑을 이룩했다. 구체적으로는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상화. 모태범. 이승훈, 쇼트트랙의 이정수(2관왕)가 각각 메달을 획득했다.

동계올림픽은 월드컵 및 하계올림픽과 더불어 3대 스포츠대회로 손꼽힌다. 동계스포츠에는 월드컵 축구 및 하계스포츠와 달리 큰 ‘진입 장벽’이 존재한다. 우선 겨울이 존재하지 않는 적도 인근 국가에서는 동계스포츠를 즐길 수 없다.

또한 스키, 빙상, 봅슬레이 등 동계스포츠는 하계스포츠에 비해 장비와 시설에 소요되는 비용이 높기 때문에 국민소득이 일정 수준에 달하고 국력이 뒷받침 돼야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선진국에 진입한 국가들이 주로 선전하는 경향이 있다. 결국 동계올림픽이야말로 진정한 국력 대결의 현장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의 동계올림픽 도전사는 ‘한강의 기적’으로 설명되는 경제성장 및 국력 발전과도 궤를 같이 한다. 한국의 동계올림픽 도전사는 1948년 생모리얼 대회부터 시작됐다.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까지 한국 대표팀은 척박한 국내 동계 스포츠 환경에서 참가에 의의를 뒀다.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

결국 한국은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 최초로 메달을 획득했다. 이 대회에서 처음으로 정식된 쇼트트랙에 출전한 김기훈은 1000m에서 한국 동계 스포츠 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44년 만에 이뤄낸 쾌거였다.

이후 한국은 1994년 릴레함메르, 1998년 나가노,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2006년 토리노에 이르기까지 효자 종목인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수확하며 동계 스포츠 강국으로의 명성을 세계에 알렸다. 이 기간 한국이 배출한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들은 채지훈, 김동성, 안현수, 전이경, 김윤미, 고기현, 진선유, 이정수 등이다.

현재 한국은 쇼트트랙은 물론 스피드 스케이팅과 피겨 스케이팅에서도 메달을 획득하는 ‘빙상 강국’으로 성장했다. 여기에 스키점프와 봅슬레이 등에서도 본선에 진출하는 등 다양한 종목에서 선전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2연패 도전하는 이상화·모태범

이번 동계올림픽에서도 한국은 종합 5위를 차지했던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버금가는 선전을 노린다. 그 선봉에는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 출전하는 이상화와 모태범이 있다.

이상화는 올 시즌 7차례의 월드컵 시리즈 여자 500m 레이스에서 한 번도 빠짐없이 금메달을 따내며 세계 최고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이상화는 지난 1월 지난 시즌 월드컵 6차 대회를 시작으로 11월 새 시즌 1∼2차 대회까지 네 차례 500m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우는 대위업을 세웠다.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을 뿐 아니라 기록에서도 라이벌들을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올림픽 2연패가 기대되는 이유다.

지난 2010년 올림픽 이후 부상으로 다소 부진했던 모태범 역시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기량을 급속히 회복, 2연패를 노리고 있다. 모태범은 지난 12월 9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4차 대회 남자 500m 디비전A(1부리그) 2차 레이스에서 34초876의 기록으로 가토 조지(일본·34초878)를 0.002초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미첼 물더(네덜란드)와 함께 마지막 조에서 경기한 모태범은 첫 100m에서 9초66을 기록, 가토(9초61)에게 뒤졌으나 막판 스퍼트를 통해 역전에 성공했다. 모태범이 이번 시즌 월드컵 시리즈 500m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피겨스케이팅에서는 ‘피겨 여제’김연아가 자신의 고별무대인 이번 올림픽에서 2연패에 도전한다. 김연아는 앞서 지난 12월 7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프리스케이팅에서 131.12점(기술점수 60.60, 구성점수 71.52, 감점 1점)을 얻었다. 전날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는 73.37점(기술점수 38.37, 구성점수 35점)을 기록한 김연아는 총점 204.49점으로 종합 1위에 올랐다.

김연아의 최대 라이벌인 아사다 마오는 같은 날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31.66점(기술점수63.87, 구성점수 68.79, 감점 1점)을 얻어 총점 204.02점을 기록했다.

점수 차이는 크지 않지만 김연아가 이날 대회 첫 점프에서 넘어지는 실수를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연아의 금메달 가능성은 높게 점쳐진다. 점프 실수만 없다면 김연아가 점수 차이를 더 벌릴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김연아는 소치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생각하고 있다.

명예회복 나서는 쇼트트랙

메달 박스인 쇼트트랙은 다소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우선 지난 대회에서 두 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던 남자 대표팀은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4차 월드컵에서는 개인전에선 메달권에도 들지 못했고 5000m 계주 역시 간신히 올림픽 티켓을 확보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시즌까지 곽윤기, 노진규 등이 꾸준히 활약하며 1000m와 1500m는 물론 계주에서도 월드컵 랭킹 1위를 달렸지만 최근에는 주춤한 상황이다.

반면 지난 대회 노골드에 그친 여자 쇼트트랙은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월드컵 1~3차 대회까지 500m를 제외한 전 종목(1000m, 1500m,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휩쓸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역대 올림픽 역사상 최고의 팀으로 기대해 볼 만하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이 외의 종목에서는 스노보드의 간판 김호준이 결선 진출을 노린다. 그는 지난 12월 15일 핀란드 루카에서 열린 월드컵 남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67.25점을 받아 9위에 올랐다. 스키 프리스타일 모굴의 최재우와 서정화도 세계랭킹을 20위 안으로 끌어올리며 상위 40명까지 주어지는 소치행 티켓을 거머쥔 바 있다.

김주년 기자 anubis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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