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평양, 개방은 없다
2014년 평양, 개방은 없다
  • 미래한국
  • 승인 2014.01.08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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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일의 북한이야기


암흑 속에서 평양의 한 해가 또 지나고 2014년이 됐다. 작년 지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김정은 3대독재세습을 중심에 놓고 맹목적 수령을 위한 절대충성을 명분으로 피비린내나는 살육이 있었다. 선군정치를 내세운 군부 강경세력과 자본주의 개혁개방을 주도했던 장성택과의 치열한 권력투쟁에서 결국 북한의 2인자를 자처하던 장성택이 처형당한 것이다.

국제적으로 왕따 중의 왕따인 나라, 국내적으로 인권 유린과 폭압정치로 유지하는 데 대해 국제사회는 근심어린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정은은 2014년 신년사를 발표했다. 그는 무엇보다 체제 안정을 강조하고 나섰다. 권력의 2인자이자 후견인이었던 장성택 숙청을 통해 자신의 독재권력 확립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금 평양은 모든 권력자들이 숨죽이기기에 들어갔다. 언젠가는 자신도 장성택처럼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평양의 권력계층으로 하여금 수령 충성을 외치게 한다.

하지만 누구보다 불안에 떠는 인물은 다름 아닌 김정은 자신이다. 그는 20대의 독재자로 국제사회에 부상했다.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후견이이자 고모부까지도 서슴없이 희생 제물로 삼는 시대의 폭군으로 낙인찍혔다. 그에게 충성을 외치면서 뒤에서는 딴 꿍꿍이를 하고 있을 측근들을 바라보는 김정은의 마음은 과연 어떨까?

백성들의 원망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에 신년사에서 김정은은 인민생활 안정을 위해 농업생산을 강조했다. 지난 20년 이상 기아에 허덕이고 있는 북한 주민들이 그에게 향한 민심의 분노를 잠재워보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북한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시대로 이어오며 해마다 ‘이밥에 비단옷에 기와집에서 주민들이 사는 것이 나라의 희망’이라고 선전해 왔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이 이밥을 먹고 살았던 적이 있는가? 북한 주민들이 기아에서 벗어날 길은 하나밖에 없다. 핵을 포기하고 미사일 개발을 중단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국제사회가 북한의 기아를 해결할 것이다.

다음으로 김정은은 경제개혁을 강조했다. 이미 북한은 지난 2013년 11월에 1개 특구와 13개 국가경제개발구를 설치했다. 장성택이 처형당한 후에도 북한은 여전히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부르짖고 있다. 국제사회를 향해서도 북한에 대한 투자를 애걸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경제개혁이 아닌 경제개방이 우선이다. 하지만 이번 신년사에서 경제개방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김정은은 경제개방이 자신의 독재권력 붕괴와 이어진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장성택을 처형했다고 자신의 권력이 영원한 것은 아니다. 또 다른 장성택이 언젠가는 김정은의 권좌를 위협할 수 있다. 김정은이 독재정치, 폭압정치를 지속한다고 자신의 권력이 안정될 수는 없다.

독재는 주민의 분노를 일으키며 분노한 주민은 언젠가 독재에 대항하기 위해 투쟁의 거리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아침을 먹으면 점심 먹을 걱정, 점심을 먹으면 저녁 먹거리 걱정을 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마식령스키장은 아무 의미도 없다.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해 측근들에게 고급벤츠승용차를 선물하고 좋은 아파트에 롤렉스 시계에 꼬냑을 선물한다고 측근들이 늘 김정은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측근들에 대한 고급선물은 김일성 시대에도 김정일 시대에도 있었다. 존경은 통치자가 주민을 위한 정치를 할 때 비롯되는 것이다.

박광일 세이브엔케이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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