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단지 가장 덜 나쁜 제도일 뿐
민주주의는 단지 가장 덜 나쁜 제도일 뿐
  • 미래한국
  • 승인 2014.01.1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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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ocracy, Flawed, Imperfect, Difficult, Beats the Alternatives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 만큼 민주주의 정신을 가장 잘, 혹은 재치 있게 정리한 세계 지도자는 없을 것이다. 전쟁을 승리로 이끈 자신의 리더십에 식상해 있던 영국 유권자들이 자신과 자신의 정당에 등을 돌리자 처칠은 1947년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지 시도됐던 다른 형태의 모든 정치 시스템을 제외하면 민주주의는 최악의 정부 형태다.”

늘 불완전하지만 민주주의가 극단적인 독재나 온건한 권위주의적 통치보다 무한한 이점을 제공하고 있다는 의미다. 민주주의에서는 국가 지도자를 향해 완전히 무능하고 부패한 바보 천치라고 말해도 투옥되지 않는다.

분노에 찬 큰 목소리나 혹은 합리적으로 조용히 반대를 표현하는 그룹은 항상 있을 것이다. 연설의 자유는 민주적 과정의 본질로 권력을 잡은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결점 뿐 아니라 다양한 범위의 유권자들의 이익에 부응해야 한다는 필요를 상기시키는 핵심 가치다.

유권자가 민주주의를 파괴하려 하면?

그런데 유권자의 비주류 일부가 민주주의를 파괴할 계산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결정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한국에서 일부 극단주의자들이 한국 체제를 반복해 위협하며 가장 가혹한 독재정권을 숭배하고 존경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것은 매우 현실적인 질문이 됐다.

이 극단주의자들 중 일부가 북한과 비밀리에 내통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이 질문은 위급함을 내포하고 있다. 충격적인 것은 그들이 3대에 걸친 김씨 왕조 아래서 북한 주민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일체의 자유가 철저하게 무시되는 것을 외면한 채 북한 정권을 옹호하는 정치 선전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에서 민주주의는 이와 같이 심각한 문제가 있지 않았다. 미국은 1860년대 남북전쟁 때 남과 북으로 나뉘었지만 민주적 체제 유지라는 위기에는 봉착한 적이 없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건강보험과 총기 규제와 같은 기본적인 이슈에서 입장이 양극화돼 있어 민주주의가 종종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양대 정당인 공화당과 민주당이 지나치게 대립해 연방의회는 예산, 국방 및 다른 많은 프로그램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진보와 보수가 지나치게 싸워 미국이 조약 의무를 준수하고 외국의 적들에 맞서며 악화되는 도로와 철로 하부 구조를 개선하고 부적합한 공공교육을 지원하며 저소득층에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나는 독재적인 명령으로 이 모든 이슈들이 해결되기를 바라는 사람을 만나거나 들어보지 못했다. 조셉 스탈린, 아돌프 히틀러, 마오쩌둥이 다양한 수준의 성공 혹은 실력을 보여온 역대 미국 대통령들보다 낫다고 진지하게 믿을 미국 시민이 있다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의 민주적 체제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누가 더 나은 대안을 제안할 수 있겠는가? 미국인들은 자신이 모든 해답을 갖고 있다고 믿는 한명의 독재자에게 굽히기보다 논쟁을 통해 극단적인 의견과 정책이 걸러지는 것을 더 바람직하게 생각한다.

선거에서 한번 혹은 두번 승리해 민주적으로 당선된 지도자가 폭압을 펼치려고 해서는 안 된다. 러시아나 이집트와 같은 중동 국가들을 보라. 그들의 지도자는 선거에서 물리친 반대 세력을 억압할 권리가 자신들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대안은 있을까?

어떻게 한국에는 이른바 ‘인민들의 천국’이라는 북한에서의 삶이 한국보다 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것인가? 왜 그 사람은 경험도 미천하고 잔인한 젊은이로, 유일한 자격 조건인 혈통을 유지하려는 아버지의 기대에 부합한다는 것 밖에 없는 김정은이 다스리는 김씨 왕조를 조용히 묵인하거나 공개적으로 지지하는가?

한 가지 대답은 1979년 암살되기 전까지 사실상 독재로 한국을 다스렸던 한 남자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을 반대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사람들이 박근혜 혹은 그녀의 아버지를 어떻게 생각하든 한국이 기적과 같은 경제성장과 함께 민주국가로 부상한 것은 세계적으로 놀라운 성공담이다. 한국에서 민주주의는 다른 모든 곳과 마찬가지로 완전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을 지배하는 통치 형태보다는 훨씬 낫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한국의 기적은 한반도의 분단을 고려하면 더 괄목할 만하다. 이것은 한국 민주주의가 직면하는 문제들이 미국을 비롯 인도에서 서유럽에 이르는 다른 민주주의에 비해 훨씬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 한국 사람이 북한 김씨 왕조의 말을 한국에 퍼뜨리기를 원할까? 한국의 민주노동당 지도자들은 북한 노동당의 독재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투옥하고 고문하고 사형에 처하는 북한체제 하에서 노동자의 삶이 더 나을 것이라고 어떻게 한순간이라도 꿈꿀 수 있을까? 이것은 아직 내가 납득할 만한 답을 얻지 못한 질문들이다.

도널드 커크 편집위원·전 뉴욕타임스 특파원 
번역/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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