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봄, 김정은 이렇게 도발한다
2014년 봄, 김정은 이렇게 도발한다
  • 미래한국
  • 승인 2014.01.1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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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12일 김정은은 자신의 고모부 장성택을 기관총으로 처형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뒤 국가정보원, 국방부 등은 김정은이 2014년 1월부터 3월 사이 대남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우리 군과 안보기관들은 이후 지금까지 대북경계를 강화하고 있지만 김정은의 대남 도발 징후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저 ‘전쟁은 광고하지 않는다’는 협박만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다.

김정은이 서북도서를 공격하거나 사이버 공격을 시도할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군사 전문가들과 정보 관계자들이 예상하는 도발 경로는 전혀 다르다. 바로 육상, 그것도 휴전선이다.

군사 전문가들과 정보 관계자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건 김정은의 도발 패턴 때문이다. 과거 김정일은 대남 도발을 일으키면서도 자신들의 소행이라는 걸 절대 부정했다. 이는 냉전 시기인 탓도 있지만 국제질서까지 고려해 자신들이 원하는 걸 얻기 위한 고려이기도 했다.

‘허를 찌르는’ 북한의 대남도발 패턴

반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을 시작으로 한 김정은의 도발은 국제질서나 주변국과의 관계 같은 건 아예 도외시한 패턴을 보인다.

김정은의 대남 도발 패턴에서 눈여겨 볼 점은 한국과 일본 언론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한국과 일본 언론이 좋아할 ‘떡밥용 협박’을 먼저 던진 뒤에 예상치 못하던 곳을 공격하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사이버 공격과 ‘연평도 포격 도발’이다.

김정은이 명령했던 사이버 공격 시기를 보면 당시 언론보도와 북한의 협박 등으로는 동해 해상이나 경기도 북부 지역을 도발할 것 같았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사이버 공격을 퍼부었다. 그 대상도 정부기관이 아니라 금융기관과 방송국 등이었다.

‘연평도 포격 도발’의 경우에도 잠수정 발진, 협박 발언 등을 보면 동해에서의 도발 가능성이 높아 보였지만 우리 해병대의 훈련 일정에 맞춰 민간인 거주 지역에 포격을 퍼부었다.

김정은의 포격 도발이 끝난 뒤 우리 정부는 야당과 언론의 공격으로 내부에서부터 무너졌다. 결국 김태영 국방장관과 한민구 합참의장이 ‘옷’을 벗었다. 군인들의 사상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김정은 입장에서 보면 완벽한 승리였다.

이후 우리 군은 ‘김정은이 도발하면 도발원점과 지원세력, 지휘세력까지 박살내겠다’며 서북도서 지역에 병력과 장비를 대규모로 증강하고 훈련을 강화했다.

정부와 언론도 사이버 공격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작은 규모의 해킹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우리 군과 정부, 민간이 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정은이 ‘실패할 도발을 할 것인가’ 하는 게 대남 도발의 패턴을 분석하는 시각이었다.

 

특수부대와 PG-7VR 탠덤 탄두

군사 전문가들과 정보 관계자들은 2013년 4월 평양에서 연 열병식에 등장한, 한 인민군 부대의 모습에 주목했다. 이들은 보병이었는데 저마다 손에 RPG-7을 들고 있었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이 바로 RPG-7의 탄두였다. 두툼하게 생긴 탄두는 일반적인 RPG-7 탄두보다 더 길고 두꺼웠다. 정체는 PG-7VR. 일명 ‘탠덤 탄두’라 부르는 것으로 병사들은 대전차 부대 병력들로 추정됐다.

‘탠덤 탄두’란 전차 파괴용으로 만든 무기다. 2차 대전 이후 전차를 만드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복합장갑’이라는 것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복합장갑’은 이전의 ‘강철 장갑’보다 얇으면서도 더 강력한 방어력을 제공, 웬만한 전차 포탄이 뚫을 수 없었다.

이에 맞서 나온 것이 ‘성형작약탄(HEAT)’이라는 것으로 포탄이 적 전차에 맞으면 바로 폭발하면서 엄청난 열폭풍(메탈제트)으로 장갑을 녹여 뚫는 것이었다. 여기에 다시 맞서 나온 기술이 ‘공간장갑’이었다. ‘공간장갑’은 이 열폭풍의 압력이 무마될 공간을 만들어 전차 장갑 내부에 피해를 주지 못하게 만든 것이었다.

이걸 다시 뚫기 위해 나온 게 바로 ‘탠덤 탄두’다. ‘탠덤 탄두’는 적 전차에 명중한 뒤 2번의 폭발을 일으켜 장갑을 무력화시킨다. 여기에 대응하는 것으로 나온 것이 ‘반응장갑’으로 전차 바깥에 작은 도시락 같은 폭약통을 달아 ‘탠덤 탄두’의 위력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군사 전문가들과 정보 관계자들은 북한군의 전술을 생각해 볼 때 RPG-7에 ‘탠덤 탄두’를 장착한 것이 우리 군의 전차만을 노리는 게 아니라 다양한 구조물까지 공격한다는 점을 떠올렸다.

만약 김정은이 정찰총국 산하 정찰대대나 전방에 배치한 저격여단 병사들에게 이 RPG-7과 ‘탠덤 탄두’를 주고 한국군을 공격하라고 한다면 어디를 노릴까? 논의 결과 가장 가능성이 높은 곳은 중동부 전선이었다.

‘연평도 포격 도발’ 전 북한군에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총참모장(우리나라의 합참의장)을 지낸 김격식이 4군단장으로 부임한 것이었다. 이를 보고 김격식이 계급이 강등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었다. 하지만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정보기관들의 첩보수집 결과는 그게 아니었다. 4군단의 대남 도발을 지휘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금 이와 비슷한 일이 북한군 5군단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첩보가 있다.

현재 북한군 5군단장은 2013년 2월 부임한 현영철. 한때 차수 계급으로 총참모장을 맡았다. 그런 그가 2계급이 강등돼 5군단장을 맡고 있다고 한다. 다른 분위기도 감지됐다. 북한군 5군단은 2013년 하반기 주변의 다른 군단에 비해 2배의 포 사격 훈련을 실시했고 240mm 신형 방사포도 배치했다. 김정은은 지난 6월 초 북한군 5군단 오성산 초소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 초소는 우리 군의 GP와 불과 350m 떨어져 있는 곳이다.

 

연평도 포격 당시와 유사

우리 군이 감지한 북한군 5군단의 포병 훈련이 만일 ‘위장’이라면? 그렇다면 실제 대남 도발은 어떤 방식으로 어디를 노릴까? 가장 유력한 것이 북한군 특수부대가 휴전선 이남으로 침투해 우리 군의 GP를 폭파하는 것이다.

가능한 시나리오는 이렇다.

2014년 2월 1일 설 연휴의 막바지에 이른 토요일. 전국의 도로는 귀경길로 정체 상태다. 겨울이 끝나가는 2월이라고 하지만 해는 오후 5시 30분 진다. 2월 2일로 넘어가는 밤 11시 30분이지만 도로 정체는 풀릴 줄을 모른다. 게다가 영동 일부와 충북, 경기 일부 지역에는 눈이 내린 탓에 도로 곳곳은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있다.

국방부는 김정은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전군에 대비태세 강화를 명령한 상태지만 북한군이 도발을 했던 서북도서와 서부전선을 중심으로만 팽팽한 긴장이 흐르고 있다.

육군 2군단 예하 ○사단 전방의 한 GP. 휴전선 경계 병력의 감소로 바로 뒤로 보이는 GP는 비어 있다. 하지만 군 당국은 GP가 비어 있다는 것을 북한군에 숨기기 위해 불을 환하게 켜놓은 상태다. 경계병의 눈에 보이는, 비어 있는 옆 GP는 뭔지 모르게 을씨년스럽다.

2월 2일 오전 3시 무렵 설날을 맞아 대대장이 보내준 특식을 잔뜩 먹어 그런지 새벽 경계근무는 춥고 졸리기만 하다. 이때 갑자기 천둥소리가 난다. 옆 GP를 보니 커다란 불꽃이 일어나고 있다. 충격에 어쩔 줄 모르는 부사수를 제치고 대대 상황실로 즉시 연락한다. 대대 상황실에서는 “적 공격이냐”고 묻지만 알 수 없다.

이때 초소 전방에서 불꽃 하나가 이쪽으로 날아온다. 경계병사는 생각할 틈도 없이 부사수의 목덜미를 잡고 즉시 초소 바깥으로 몸을 날린다. “쾅” 소리와 함께 초소는 박살이 난다. 등 뒤로 후끈한 열기가 느껴진다. “윙~” 귀가 들리지 않는다. ‘부사수는?’

이등병인 부사수는 엎드려 있다. “야, 정신 차려!” 몸을 뒤집어 보니 몸통에는 별 이상이 없다. 하지만 다리가 못쓰게 된 상태다. 초소가 날아간 탓에 대대 상황실로 통신을 할 수단도 없다.

 

중동부 전선 도발, 어떤 형태로?

갑자기 전방에서 불꽃이 번쩍인다. 1초 후 “탕, 탕, 탕” 총소리가 들린다. 분대 무전기인 PRC-96K를 들고 후방으로 무전을 날린다. “전방에 적 공격”. 경계병은 일단 부사수를 바위 뒤로 옮긴 뒤 총을 들고 응사한다. 하지만 불꽃이 번득이는 곳이 한 두 개가 아니다. 이제 죽을 것이라는 공포가 엄습한다.

습격을 받은 초소 경계병의 무전을 들은 대대 상황실은 즉각 ‘번개통신’으로 상황을 육군본부까지 전파한다. 대대 본부는 즉시 인근 GP에 지원병력 출동을 지시하고 포병대대에 대응사격 좌표를 입력하라고 지시한다. 화기 중대의 81mm 박격포가 불을 뿜은 지 1분도 되지 않아 후방에 있던 포병의 K-9 자주포와 KH-179가 적이 있을 곳으로 의심되는 곳에 155mm 포탄을 뿌려대기 시작한다. 포탄이 떨어지는 곳은 불바다로 변한다.

차량으로 출동한 지원병력은 불에 타고 있는 초소를 발견하자 포탄이 떨어지는 곳을 향해 화력을 집중한다. 이때 지원병력의 전방 측면에서 다시 불꽃이 번득인다. 양쪽은 본격적인 총격전을 벌인다. 교전은 30분 가량 계속된다. 이때 대대 본부로 또 다른 ‘번개통신’이 들어온다. 인근에 있던 GP가 정체불명의 적 화기에 피격 당했다는 보고이다. 생존자는 소대원 중 3명에 불과하다.

2월 2일 오전 7시. 대대 본부에는 사단, 군단 사령부에서 온 병력들로 가득하다. 교전이 끝난 뒤 ○사단 사령부는 병력들을 출동시켜 적과 우리 측 피해를 확인한다.

그 결과 빈 GP 3곳과 우리 병력이 주둔하던 GP 1곳이 공격을 받았다. 2곳은 전방에서 공격한 것이었고, 1곳은 내부에서 폭발물을 사용해 폭파한 것으로 보였다. 적 공격에 따른 우리 군 사상자는 수십여 명. 대부분 화상으로 사망했다.

반면 ○사단 병력이 확인한 적 사상자는 ○명에 불과했다. 그 마저도 거의 포격에 당한 것이었다. 적은 우리 측 초소를 공격하기 전에 우리 군의 지뢰와 크레모아를 이미 해체해 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인근 GP에서 시험 운용하던 최신형 ‘무인경계시스템’도 ‘연무’가 짙게 끼었을 때 이미 무력화해 놓은 상태였다.

국방부 조사본부와 기무부대, 합참 정보본부 인원이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 결과 아군 GP를 공격한 부대는 북한군 5군단 소속 104정찰대와 이 지역에 배속된 제62저격여단이었다.

이들은 두꺼운 콘크리트로 만든 GP를 파괴하기 위해 ‘탠덤 탄두’를 끼운 RPG-7로 무장하고 우리 군 지원병력을 저지하기 위해 저격수도 함께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800mm 두께의 철판도 뚫을 수 있는 ‘탠덤 탄두’로 GP를 때렸으니 1m 두께의 콘크리트가 무너지고 내부의 병력들이 불에 타 죽은 게 이해가 됐다.

 

남남갈등 상황 예상

이 일이 벌어지자 국회에서는 난리가 났다. 야당은 “맨날 ‘좌시하지 않겠다’더니 결국 또 당했다”며 국방장관과 합참의장, 육군참모총장의 해임을 요구했다. 언론과 여당 의원들도 거들기 시작했다. 결국 청와대는 군 수뇌부를 모두 교체한다.

말도 안 되는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다. 맞다. 하지만 사실이 될 수도 있다.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 30분, 연평도 포격 도발이 일어나기 전까지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대남 도발을 예상할 때 이와 같은 공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해 왔었다. 하지만 그 이후는?

김정은의 예상치 못한 도발 때마다 우리 군 수뇌부를 경질한 뒤 언론을 통해 “좌시하지 않겠다” “타격 원점은 물론 지원세력과 지휘세력까지 타격하겠다”고 말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김정일의 도발 가능성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다. 김정은은 우리가 철저히 대비하는 곳에 대해서는 도발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전경웅 객원기자 enoch2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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