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컴퓨터를 입는다
미래는 컴퓨터를 입는다
  • 이원우
  • 승인 2014.01.2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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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3 기조연설에서 에디슨을 공개하고 있는 인텔 CEO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지난 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전시회 ‘2014 인터내셔널 CES(Consumer Electronics Show)’가 폐막했다.

올해 CES는 완제품을 생산하는 가전 기업들이 주인공 몫을 도맡았던 원래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나 아우디 같은 자동차 기업들, 그리고 퀄컴이나 인텔 같은 반도체 기업들이 새롭게 선보인 ‘기술’ 그 자체가 주목을 받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구글과 공동개발 중인 프로젝트 글래스와 스마트워치를 공개했다. 프로젝트 글래스는 운전자의 음성을 듣고 목적지를 검색할 수 있으며 스마트워치를 이용하면 원격으로 차량을 제어할 수 있다.

한편 구글은 한국 현대차, 일본 혼다, 독일 아우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열린자동차연합(OAA)의 결성을 알리기도 했다. 루퍼트 슈타들러 아우디그룹 이사회 회장은 자동차산업 혁신에 있어 IT 및 전자기술의 비중이 얼마나 큰지를 역설했다.

한편 올해 CES에서는 인텔이 웨어러블(wearable) 기기용으로 제작된 초소형 보드 ‘에디슨’을 공개하며 특별히 많은 시선을 받았다. ‘웨어러블’이라는 단어에 걸맞게 입을 수 있는 각종 기기에 탑재될 에디슨에는 22나노 공정으로 생산되는 초소형 칩(SoC) ‘쿼크’가 탑재되며 펜티엄 성능인 듀얼코어 CPU와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의 기술이 모두 내장된다.

쉽게 말해 에디슨 하나만으로도 뛰어난 성능의 컴퓨터 한 대가 성립하는 셈인데 그 크기는 우표 한 장 정도다. 이 카드를 바지에 탑재시키면 바지가 컴퓨터가 되고 모자에 탑재시키면 모자가 컴퓨터로 변신하는 셈이다.

이미 현대인들은 1977년 우주탐사선 보이저호에 실렸던 당시 최첨단 컴퓨터보다 7500배가량 속도가 빠른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있다. 이젠 수십 년 전의 우주선을 넘어서는 성능의 컴퓨터를 입고 다니게 될 전망이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는 올해 에디슨을 공개하는 기조연설에서 “인터넷에 연결되는 모든 기기에 ‘인텔 인사이드’를 구현하는 것이 우리 목표”라고 밝혔다. 웨어러블이라는 새로운 기조에 걸맞게 인텔은 바니스 뉴욕, 미국 패션디자이너협회 등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기도 했다. IT업체가 자동차 회사는 물론이고 패션업체들과도 협력하는 세상이 열리고 있는 셈이다.

이외에도 신체의 움직임을 컴퓨터가 포착하고 해석하는 지각(知覺) 컴퓨팅, 3차원 설계도와 복합소재를 바탕으로 입체적인 조형물을 제조해내는 3D 프린터도 커다란 화제를 모았다.

결국 기술의 진보는 크기의 축소와 개인화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젠 이용자 개인의 작은 움직임과 감정에까지 관심을 가지는 ‘나만의 컴퓨터’가 시대의 흐름을 다시 한 번 바꿔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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