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아파트 재건축, 관건은 속도
노후아파트 재건축, 관건은 속도
  • 김주년 기자
  • 승인 2014.01.23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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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운동장에서부터 신천역을 지나 잠실역 사거리로 가면 잠실주공 1, 2, 3, 4단지를 재건축한 고층 아파트들이 보인다. 1단지는 엘스, 2단지는 리센츠, 3단지는 트리지움, 4단지는 레이크팰리스로 각각 재건축된 바 있다. 그런데 잠실의 랜드마크인 롯데월드 건너편엔 아직도 재건축이 되지 않은 노후 아파트가 있다.

주인공은 1978년에 건설된 잠실주공 5단지다. 잠실주공 1~4단지가 일찌감치 재건축돼서 고층 신축아파트로 변모한 것과 달리 이 아파트는 아직도 재건축 첫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재건축은 우선 안전진단에서 재건축 허가를 받은 후에 추진위원회 설립을 거쳐 소유주 75%의 동의를 얻어 조합 설립을 해야 한다. 이후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 △이주 및 철거 △입주의 순서로 진행된다.

잠실주공 5단지의 재건축이 처음 추진된 시기는 2000년이다. 당시 잠실5단지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창립총회를 열고 시공사도 선정했었다. 그러나 중간에 추진위원장이 교체되는 등 우여곡절로 인해 재건축은 무려 13년간 지체됐고, 2013년에야 조합이 결성될 수 있었다.

결국 잠실5단지는 교통, 학군, 편의시설, 업무지구 근접성 등 모든 것을 다 갖춘 최고의 입지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재건축의 지체로 인해 결과적으로는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불편을 안겨준 것이다.

강남구 대치동의 대단지 아파트인 은마아파트 역시 재건축이 기약 없이 지체된 경우다. 은마아파트는 조합원들의 협소한 대지지분에 복잡하게 얽힌 상가 지분 문제까지 얽혀서 역시 14년째 조합을 결성하지 못한 채 공전하고 있다. 추진위원회가 처음 만들어진 게 2000년이었다.

반면 빠른 사업 추진으로 모범적 사례가 된 재건축 아파트들도 눈에 띈다. 강남역에 근접한 서초동 우성3차 아파트는 올해 이주를 준비하고 있다.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설립된 지 약 4년만에 사업시행인가까지 마친 것이다. 이 아파트는 삼성래미안으로 재건축되며 강남역 삼성 본사에 근접해 있다는 강점이 있다.

잠실에서는 잠실나루역 인근에 위치한 신천동 미성아파트가 빠른 사업 진행으로 각광받고 있다. 미성아파트는 지난 2010년에 추진위원회를 설립했으며 4년만인 올해 상반기에 조합 설립이 가능할 전망이다.

인근 진주아파트의 추진위원회가 약 10년가량 공전하다가 이번에 추진위원장을 교체한 모습과 대조적이다. 이 외에 서초구 잠원동의 대림아파트, 강남구 대치동의 청실아파트도 상대적으로 빠른 사업 속도를 자랑하며 입주를 앞두고 있다.

김주년 기자 anubis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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