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개혁, 양심기금제도를 제안한다
공기업 개혁, 양심기금제도를 제안한다
  • 미래한국
  • 승인 2014.01.2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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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보는 눈] 이종윤 상임고문‧한국기독교학술원장

공기업이 사기업과 다른 점은 개인이나 회사의 영리나 복리를 추구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국가나 국민을 섬기기 위해 운영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의 공기업 대부분이 방만한 경영과 낙하산 인사 등으로 책임지는 사람이 없이 ‘철밥통’으로 전락해 엄청난 부채를 지고 국가 경제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는 것은 자타가 공인하는 바다. 공기업의 부조리를 어떻게 바르게 운영되도록 할 수 있을까?

옷에 기어 다니는 이 한 마리를 잡기 위해 항우는 이를 바위에 올려놓고 힘센 주먹으로 내리쳐 바위는 깨졌으나 이는 죽이지 못했다. 한편 조조는 손톱으로 간단히 이를 죽였다. 어떤 일을 할 때 ‘어떻게’ 할 것인지를 반드시 생각해야 한다. 적어도 공기업의 개혁을 생각하고 책임의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반드시 그래야 할 것이다.

현대인들이 옛날 사람들보다 문화적 혜택을 더 많이 누리고 있으면서 더 바쁘게 사는 것은 많은 욕구를 충족시키려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능한 모든 욕망을 채운다 해도 뜻있게 살기란 불가능한 것이 인간이다.

어떤 종교인들은 금욕의 삶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가르치나 성경은 이를 절제라 한다. 하나님의 백성은 성령의 9가지 열매를 맺어야 하는데 그 중 하나가 절제다. 사랑으로 시작해서 절제로 끝난 것은 성령의 열매는 적어도 절제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삶의 목적, 특히 공기업의 목적이 국가나 백성을 사랑하는 것이라면 자기를 만족시키는 에로스의 사랑으로가 아니라 오히려 욕망을 거슬려서 창조적으로 다른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아가페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그것은 자연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고 어떤 의미에서 자연을 거슬러 하는 것이기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적어도 공기업을 운영하는 이들은 자기 욕구를 채우기보다 오히려 자기 절제의 법을 배우고 하나님과 백성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하나님과 이웃 사랑을 연습하는 것은 가장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거창한 목적을 위해 자신은 매우 진지하게 준비한다고 스스로를 속이고는 실제로는 자기 욕심을 채우기에 급급한 것이 사람이다. 구체적 행동 방안이 없는 그럴듯한 목표와 이상은 눈가림만 하는 속임수일 뿐이다. 입으로는 국민 사랑을 외치면서 자기 기만에 빠져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나님께서 주신 시간, 물질, 재능을 묻어두고 자기만 위해 사용하겠다는 자를 예수님은 달란트 비유에서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 책망하셨다. 하나님이 주신 선천적 재능도 있고 자기가 갈고 닦은 후천적 재능도 있다.

개발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재능도 있지만 자기를 위해 쓰지 않고 남을 위한 것이라면 반드시 개발해서 활용해야 한다. 특히 이웃 사랑의 삶을 살기로 작정한 이의 능력은 모두 개발돼야 한다. 그 달란트가 공기업을 통해 이웃을 사랑하는 방편으로 나타날 때 부강한 국가가 되고 백성은 행복을 구가할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소유하거나 목적한 바를 성취했을 때, 특히 다른 사람을 이기거나 다른 사람에게 직 · 간접으로 손해를 끼칠 때 소위 성공자가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한마디로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다. 쾌락의 추구가 힘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 세상에서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남을 사랑하고 도움을 주는 즐거움도 얼마든지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젊은 시절 군복무를 마치고 제대 기념으로 사용하던 숟가락을 호주머니에 넣고 온 일, 공금을 유용하거나 남용한 일, 배달돼야 할 소포를 뜯어 제 주머니에 넣은 일 등 아득히 먼 옛일이지만 양심의 소리를 들은 이들은 이것들을 돌려보내고 싶어 한다.

연방양심기금제도(Federal Conscience Fund)를 운영하는 미국인들은 이 같은 돈이나 물건을 국고에 귀속시키기보다는 양심회복운동에 사용한다. 양심기금제도가 우리 사회에도 있다면 공기업은 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종윤 상임고문
한국기독교학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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