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라는 이름의 ‘몬스터’
구글이라는 이름의 ‘몬스터’
  • 미래한국
  • 승인 2014.02.07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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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커크 편집위원·전 뉴욕타임스 특파원
 

우리는 매일 구글(Google)로 검색한다. 그것도 아주 많이. 하지만 구글로 검색한다는 것이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강력한 뉴스 조직인 개인회사에 접속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쉽게 잊는다. 우리는 구글이 모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재처럼 존재하면서 모든 사람과 모든 것에 대한 최신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구글이 단순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될까? 현재 에릭 슈미트가 이끌고 있지만 순자산 80억 달러 규모의 구글을 소유하고 운영하는 억만장자들이 구글을 클릭할 때마다 혹은 구글을 통해 검색할 때마다 아니면 사용하는 매분마다 요금을 부과하기 시작하면 어떻게 될까?

많은 조직들이 자신들의 웹사이트를 볼 때 요금을 부과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처럼 구글도 지금 당장은 아니어도 몇 년 뒤에는 동일한 생각으로 요금을 내라고 할 수 있다.

구글이 억압적인 국가 정부나 범죄 조직들, 근본적으로 범죄인인 국가 정부들의 손에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 1년 전 이맘 때 슈미트 구글 회장이 북한을 방문한 것은 세계에 이런 위험성을 상기시켰다.

그의 방북 목적은 북한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알 필요가 있거나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세상에 대한 지평을 넓히는 수단으로 인터넷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알리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것은 그가 정확히 한 말이 아니고 일반적인 생각이다.

물론 북한을 장악하고 있는 악마들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을 위한 정보들은 구글로 검색할 수 있지만 나머지 대다수 북한 주민들은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려고 한다.

대신, 그들은 김씨 왕조와 현재 그 왕좌에 있는 김정은을 지지하는 정치 선전과 같이 북한 주민들이 보기 원하는 것들만 내놓도록 하는 인트라넷(Intranet. 내부 전산망)을 갖고 있다. 북한의 내부 전산망에는 더 이상 김정은의 섭정 역할을 했던 장성택의 사진은 없다. 그의 사진들은 모두 삭제됐거나 에어브러시나 포토샵 처리로 사라졌다. 그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구글이 범죄자들의 손에 들어간다면?

이런 일은 한 실체가 모든 것을 통제할 때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수많은 촉수를 가진 조직이 지식에 대한 우리의 모든 접근을 통제하고 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상상해보라.

구글은 우리 대부분이 다른 검색 엔진은 생각도 못하고 생각나더라도 사용하지 않을 정도로 모든 경쟁을 물리치고 지배하고 있다. 슈미트 회장은 개인적 성품에 있어서 흠잡을 데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영원히 그 회사를 운영하지 않을 것이다. 폭군이 이 회사를 인수하면 어떻게 하겠는가?

미국에서 끔찍한 정부가 권력을 잡아 사람들이 읽고 믿고 생각하는 것을 강요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세계가 다시 전쟁에 빠져 정부들이 정보 접근을 차단하거나 바꾸면 어떻게 하겠는가? 북한은 가장 극단적인 예일 것이다. 하지만 중국을 보라. 수백만 중국인들이 원하는 많은 정보들을 중국 안에서는 인터넷 서핑으로 찾을 수 없다.

우리는 이렇게 물어야 한다. 북부 캘리포니아 실리콘 밸리에 위치한 이 하나의 회사가 무슨 권리로 자신들의 간부와 엔지니어, 프로그래머, 기술자들이 생각하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인가? 폭탄을 제조하고 마약을 만들며 정부와 사람들을 속이는 방법들이 검색창에 나오도록 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경우에 따라 검열은 필요한 것인가?

구글의 앞날과 예견된 위험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은 구글 검색이나 인터넷 서핑을 통해 찾을 수 있다. 방대한 양의 정보를 걸러내는 데 소요되는 힘, 속도, 효율 등에서 구글은 다른 어떤 검색엔진 보다 탁월하다.

우리가 어떤 직업을 갖고 있든 책을 뒤지고 거대한 백과사전을 살피며 도서관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찾았던 자료들을 지금은 구글에서 얻고 있다. 연구자들은 인터넷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책과 논문들을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그들은 요즘에는 구글 덕분에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매우 빨리 찾고 있다.

구글이 더 이상 우리와 함께 있지 않을 때가 올 수 있다. 정부 세력, 강력한 경쟁자, 독재자 및 라이벌들이 구글을 꺼버리려고 할 수 있다. 반면 구글은 다른 회사들을 구매하면서 자신들의 제국을 확장, 검색 엔진 뿐 아니라 전체 정보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우리의 삶을 꽉 붙잡을 수 있다.

대규모 커뮤니케이션을 집어삼키고 인터넷을 장악할 능력을 가진 실체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방법을 알아내는 것은 어렵다. 슈미트의 방북을 두고 논란이 많았다.

한편에서는 그가 철저하게 폐쇄적인 사회에 구글과 인터넷을 통해 정보의 자유에 대한 구상을 갖고 들어갈 수 있는지 확인하려고 한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구글이 잘못된 사람들에 의해 통제되면 나쁘게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북한을 떠났을 수 있다.

그런 일은 지금 당장 혹은 아주 빨리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에릭 슈미트와 같이 세계 최고의 억만장자들 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알고 있어야 할 위험이다.

도널드 커크 편집위원·전 뉴욕타임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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