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 네이버 이대로 좋은가?
승자 네이버 이대로 좋은가?
  • 한정석 편집위원
  • 승인 2014.02.0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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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포털의 최강자는 누가 뭐라 해도 네이버다. 물론 네이버가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네이버는 다음, 야후, 네이트, 라이코스, 엠파스 등과 함께 포털 시장에서 혹독한 경쟁을 통해 오늘날 온라인 검색시장의 70%를, 모바일 검색 시장의 90% 가까이를 점유하게 됐다.

이것은 분명히 소비자 선택에 힘입은 바이다. 네이버가 다른 경쟁업체들보다 더 많은 소비자의 니즈를 만족 시켜준 대가라고 평가해야 하는 것이 옳다. 하지만 어떤 점에서 보면 네이버는 정부의 비합리적 규제에 힘입은 바도 무시할 수 없다.

정부가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에서 경쟁하지 못하도록 여러 가지 제약을 가했고 또한 친시장적 기술 중립적인 규제가 아니라 관·민 유착형 기술규제를 통해 경쟁력을 상실하는 과정에서 얻어진 ‘패배자의 이득’을 네이버가 누려왔다고 할 만한 부분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액티브 X나 공인인증서 프로그램과 같은 기술들은 글로벌 표준이 아니다.

정보보호를 생명으로 여기는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의 허접한 규제를 받아들일 수 없어 사업을 포기하는 부분에서 네이버가 반사적 이익을 얻는다면 그것은 네이버의 경쟁력이라고 평가할 수 없게 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주장하자면 대한민국 네이버는 수요자의 정보보호와 권익을 위해 정부의 비합리적 규제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거부함으로써 소비자 선택에 보답했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기업이 가진 자기 소명이다.

네이버가 모바일 검색 시장에서 보이는 편협성의 문제도 소비자 주권 입장에서 제기되는 문제다.

모바일 뉴스화면 편집의 편향성

현재 모바일 뉴스 검색의 80% 이상은 네이버가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 뉴스들의 선택 기준이 공정한가에 대해서 끊임없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예를 들어 모바일 네이버 뉴스에는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의 뉴스는 검색되지만 조선, 중앙, 동아와 같은 보수성향의 일간지 뉴스는 검색되지 않는다. 이러한 점은 뉴스 검색이 주로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일어난다는 점에서 뉴스 논조의 상당한 편향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네이버가 인기 검색어 순위를 비롯한 각종 검색 결과를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비판은 진보, 보수 진영 모두로부터 제기된다.

2011년 한 진보매체가 보도한 ‘이명박 탄핵은 왜 10000등도 못 되나’라는 제목의 기사에 의하면 “2008년 촛불집회 당시 ‘촛불집회’는 네이버 트렌드 통계에서 1723위에 그쳤고, ‘이명박 탄핵’ 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이 100만명에 육박했는데도 이 단어는 검색어 10000등에도 들지 못했다”라고 보도했다. 이 기사가 나가자 ‘이명박 탄핵’이라는 검색어가 하루 내내 1위를 차지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2013년에는 SBS에 특종 자료를 넘겨주고 이후 SBS 경력기자 시험을 쳤다가 불합격한 후 MBC로부터 징계성 인사조치 발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임소정 기자에 대해 네이버가 감싸기에 나섰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이 사건은 인터넷 뉴스 미디어워치가 임소정 기자의 부도덕한 직업 양심을 고발한 단독 기사가 포털 네이버에 송고됐지만, 네이버에서는 ‘임소정 기자’ ‘임소정 MBC 기자’ 등으로는 최신 기사에서 발견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비롯됐다.

또한 미디어워치의 주장에 의하면 네이버에 자동완성검색어로 뜬 ‘임소정 SBS’로도 해당 기사를 최근 페이지 기사에서 발견할 수 없었다. 다만 이른바 ‘영남제분 사모님’ 특종 관련 임 기자에 대해 칭찬하는 기사나 상을 받은 기사 등 찬양 기사만 검색이 가능했다.

최근 들어 네이버가 게임 순위를 심각하게 조작하고 있다는 소문이 한때 기사화된 적도 있다. 다른 분야에서도 조작 의혹이 일었던 적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게임 순위의 조작이 심각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자회사의 게임 포털인 한게임의 게임 순위는 올리고 반대로 경쟁 회사들의 게임 순위는 낮춘다는 의혹을 네이버는 끊임없이 받아왔다. 뿐만 아니라 검색어 순위 조작 업체가 특정인에게 돈을 받고 악성 프로그램을 이용한 검색어 광고를 유도하는데도 불구하고 네이버는 이에 대한 명확한 대응을 하지 않아 검색어 순위 조작 행위가 자주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 적이 있다.

‘검색어 조작’의혹까지… 무소불위 권력자

네이버의 이런 의혹들이 모두 사실일 가능성은 없겠지만 무엇보다 네이버가 이런 의혹의 눈초리를 받는 이유는 네이버가 구글과 같은 기업과는 달리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고 그 콘텐츠를 이용해 사업을 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네이버는 온라인 콘텐츠 유통 사업자 뿐만 아니라 생산 공급자로서도 막대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

구글이라면 당연히 이러한 전략에 고개를 가로 젓는다. 구글은 항상 자신의 검색 사이트에 검색 창외에 아무것도 없음을 강조한다. 누구든 구글의 검색창 앞에 평등하다. 그러한 평등과 이용자의 자유가 더 많은, 그리고 더 창의적인 콘텐츠와 서비스의 세계를 창조한다.

구글은 그런 정보의 바다에 떠 있는 내비게이션이다. 구글이 콘텐츠를 만드는 노력을 애플리케이션에 쏟는 이유도 그러한 점에 있다.

그렇다면 이와는 달리 폐쇄성을 지향하는 네이버의 검색 품질은 좋은가?

네이버의 검색 기술은 구글에 비해 떨어지며 대부분의 검색 결과에서 광고가 가장 위에 위치한다는 점과, 검색 품질과 정확도보다는 네이버 내의 자료로만 검색자를 이끈다는 비판이 있다. 일례로 2011년 11월 기준으로 네이버에서 ‘백과사전’을 검색하면 스폰서링크와 파워링크, 플러스링크 등 광고들이 많은 자리를 차지하며 스크롤을 아래로 내려야 백과사전에 대한 검색 결과를 볼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네이버의 폐쇄성에서 온다. 자사의 지식iN과, 블로그 등을 다른 검색사이트에서 검색이 되지 않도록 하고 있으며 이는 광고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가두리’식 사이트 운영이라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을 서로 개방하는 추세와는 반대라는 지적인데 네이버는 자기 포털에 뜬 뉴스를 최근까지 페이스북과 연동하지 않고 자사의 미투데이에만 연동을 허락해 왔다.

더구나 지식 iN과 같은 서비스의 경우 광고 노출 효과 극대화를 위해 전혀 업데이트되지 않은 Q&A를 무작위로 불러와 검색 지식의 질을 떨어트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정석 편집위원 kalito7@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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