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 전문가 대한민국 청년을 말하다
다보스 전문가 대한민국 청년을 말하다
  • 김범수 편집인
  • 승인 2014.02.14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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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인터뷰] 새누리당 중앙청년위원장 이재영 국회의원
새누리당 중앙청년위원장 이재영 국회의원

지난 1월 22일부터 4일 간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 정식 명칙은 세계경제포럼이지만 스키 리조트 도시 다보스에서 해마다 열린다는 이유 때문에 다보스포럼으로 더 유명하다.

이번이 44회째인 포럼에는 어김없이 세계의 정재계 정상들이 모였다. 하지만 올해 포럼이 다른 때보다 특별했던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세계 경제 수장들 앞에서 ‘창조경제’를 주창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다보스에선 박 대통령 말고도 눈에 띄는 인물이 한 명 더 있었다. 지난 1월 신간 ‘다보스 이야기’를 내고 다보스포럼 알리기에 나섰던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 국회의원이 되기 전까지 다보스포럼에서 아시아 담당 부국장을 역임했던 이재영 의원을 <미래한국>이 만나 세계적 창조경제의 현장 다보스포럼을 함께 들여다봤다.

이재영 의원은 청년비례대표로서 현재 새누리당 중앙청년위 위원장과 여의도연구원 청년정책연구센터장을 맡으며 새누리당 청년정책의 행동과 전략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 의원님은 다보스포럼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고 최근 포럼을 소개하는 책을 내기도 했습니다. 우선 다보스포럼은 어떤 곳인가요?

다보스는 스위스 동쪽으로, 제네바에서 5시간 정도 가는 곳에 있는 작은 스키 리조트 마을이에요. 해발 1500미터에 한 1만 명 정도 주민이 있고요. 여기서 매년 개최된다고 해서 다보스포럼이라고 하죠.

공식명칭은 세계경제포럼(WEF : World Economic Forum)입니다. 포럼이라는 포맷 자체가 없었던 1981년에 처음 생겨서 지금 최고의 국제회의가 됐어요.

다보스通, 다보스 현장을 가다

기존에 포럼의 기본 철학 등 제대로 된 설명이 없는 것 같아서 대학원 은사이신 문정인 연세대 정외과 교수님과 함께 책으로 냈어요. 문정인 교수님은 지난 7년 간 다보스포럼의 지역 전문가로서 꾸준히 초빙됐어요. 저는 다보스포럼의 내부 경험자로서, 교수님은 외부 참석자로서 안팎의 시각을 합쳐 설명서를 낸 것이죠.

- 이번 다보스포럼 분위기는 어땠나요? 현지에서 본 소감을 말씀해 주시죠.

2009년 8월에 입사해서 저에겐 2010년 1월이 첫 포럼이었습니다. 그 때만 해도 2008년과 2009년에 불어 닥친 금융위기로 세계경제가 매우 어려울 때였어요. 그래서 당시 포럼에선 이 위기를 헤쳐 나가는 고민과 함께 시장경제에 대한 자성의 분위기가 강했어요. 새로운 경제, 즉 따뜻한 자본주의에 대한 논의가 많이 나왔습니다.

올해 가보니 세계경제 수장들이 경제가 괜찮아질 것 같다고 낙관하는 분위기였어요. 그런데 세계경제 회복세가 완연한 올해 오히려 양극화 문제가 다시 논의됐어요. 과오나 실수를 되풀이 하지 말고 따뜻한 자본주의를 만들자는 의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처음 다보스포럼에서 일할 때와 분위기가 비슷해서 재밌었습니다.

- 올해는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해서 연설도 했는데 해외 반응은 어땠나요?

한국에선 잘 모르지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여성 대통령이라는 점도 그렇고, 취임하신 후 해외 외교활동 많이 하셨잖아요. 그동안 연설의 메시지를 보고 국제사회에선 대단한 사람이 대통령이 됐다고 인정하는 분위기죠.

다보스 포럼 기간 중에 개최한 '2014 한국인의 밤' 행사. 좌로부터 클라우스 슈밥 다보스포럼 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 이재영 의원.

- 다보스포럼에서 근무하기 전에는 뉴욕의 증권 맨이었죠? 그러다가 정치에 뛰어드셨는데 평소 관심을 갖고 있었나요? 간단하게 이력 소개를 부탁합니다.

1998년 조지타운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뉴욕 증권가에서 트레이딩 업무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어요. 하지만 전 기본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한국에 와서 2005년 9월에 병역을 마친 후 2006년에 1년 동안 두바이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기도 했어요.

그러다가 2007년부터 김포에 있는 중소기업에서 일을 했죠. 이때 오후에는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공부를 병행했습니다. 한국에서 정착하려면 한국 사회를 좀 더 알아야겠다는 생각이었죠.

부모님이 정치를 하셔서 집안에 항상 정치라는 단어가 존재했어요.(이재영 의원의 부모님은 의붓아버지 권정달 11·12·15대 국회의원과 어머니 도영심 13대 국회의원이다) 처음에는 감히 정치는 생각하지 못 하고 공공부문에 관심이 있었어요.

그래서 다보스포럼이라는 국제기구에 도전을 했습니다. 운이 좋아 3년 과정의 펠로우십 프로그램에 뽑히게 됐죠. 1만 명 정도가 원서를 내서 30명 정도가 선발됐습니다. 다보스포럼에서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정치권에 제 이름이 소개된 것 같아요.

공공외교 활성화할 컨트롤타워 필요

- 의원님이 발의한 공공외교 법안이 19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발의한 법안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1988년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미국에 갔습니다. 제가 간 곳은 뉴저지에서 두 시간 정도 더 들어가는데 거기는 한국인이 별로 없었어요. 하루는 미국 학생이 먹을 것을 주더라고요. 그 때는 고맙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고 동정심으로 밥을 준 것이었어요.

당시 6·25전쟁의 야전병원 이야기를 다룬 ‘메시(M.A.S.H)’라는 TV시리즈가 인기를 모았는데 미국 사람들은 한국이 아직도 전쟁 당시와 비슷한 것으로 알았던 거죠. 80년대 후반만 해도 삼성, 현대에 대한 인식도 안 좋았고요. 외국에서 살면서 느꼈던 것은 나라가 잘 살아야지 개인이 행복해진다는 것입니다.

국가의 발전에 따라 제 자신의 위상도 높아지죠. 이런 맥락에서 이제는 민간에서 공공외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외교관만 나서는 기존 외교 틀로는 안 된다는 것이죠.

- 공공외교란 개념이 다소 생소한데요, 법안에 대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쉽게 말해 외교에 민간 영역도 포함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국민이 외교관이란 말이죠. 기업체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한류라는 이름으로 문화 콘텐츠의 전파가 활발해요. 유학 등으로 개인도 해외에서 한국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고요.

새누리당 청년 조직의 전략 책임

문제는 이런 활동이 체계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외교부 산하에 공공외교 부서를 만들어 공공외교의 정의를 규정하고 프로그램이나 콘텐츠 개발, 실행 매뉴얼 등을 만들자는 게 법안의 골자입니다. 그런데 해외 공관마다 문화원이 있는데 이 문화원은 문화부 산하라서 외교부와 정책 조율이 어렵습니다.

외국 가서 부처 간에 싸우지 말고 우리 자산을 잘 활용해서 한국 문화를 해외에 효과적으로 알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직 법안이 통과되지는 않았는데 덕분에 지난해에 관련 예산이 생기고 올해는 좀 더 늘어났어요. 아마 10년, 20년 후에는 공공외교가 대세가 될 텐데, 이 법안에서 제안한 공공외교의 틀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현재 새누리당이 청년층의 공감대를 확보하는 게 중요한 시점에서 의원님이 새누리당 중앙청년위 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십니까?

지난해 9월 5일자로 새누리당 중앙청년위 위원장이 됐습니다. 전 국제관계, 소위 글로벌 시각이 전문성인데 막상 들어와 보니 제가 대변할 수 있는 그룹이 대한민국 청년층이었어요. 제가 새누리당 남성 의원 중 최연소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청년에 어떻게 기여하고 그들을 대변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새누리당의 청년당원을 대표하는 청년위원장을 맡기 위해 출마했고 당선돼서 중요한 자리를 책임지게 됐습니다.

그런데 기존에 새누리당의 청년정책이 이렇다 할 게 없었어요. 등록금, 주거, 취업, 결혼 문제 등 사회적으로 청년 이슈가 치열하게 논의되는데 정작 정치권에선 체계적 접근이 없었던 거죠. 전 말로만 하지 말고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당시 여의도연구소(현 여의도연구원)가 이런 작업에 적합할 것 같아서 그곳에 청년정책을 체계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얘기했습니다. 제 요구가 받아들여졌는지 여의도연구원 산하에 청년정책연구센터가 만들어졌고, 제가 지금 센터장을 맡고 있습니다.

 

- 새누리당의 양대 청년 조직인 중앙청년위와 여의도연구원 청년정책연구센터를 동시에 책임지고 계시네요.

당 중앙청년위원회는 당의 정치활동에 참여하는 청년조직의 요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 여의도연구센터는 대한민국 전체의 전반적인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이슈와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 방안을 찾는 역할을 합니다. 쌍두마차로 가는 거죠. 다행히 제가 두 조직의 장이기 때문에 비효율적인 것을 없애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 지난해 말에 청년정책연구센터에서 전국 대학생의 실태를 보고하는 백서를 냈죠. 어떤 내용인가요.

여의도 청년연구센터에서 지난해 9월에 120명의 인턴 연구원을 뽑아서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누고 113개 대학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이 친구들이 조사지의 모든 항목을 만들어 조사 활동을 직접 하고 해석도 했어요. 물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요.

조사 대상을 4000명 정도의 규모로 잡아서 신뢰도가 높은 편이에요. 기존 청년정책 관련 설문조사의 경우 샘플 규모가 2000명이 최대였거든요. 남성과 여성, 학년 배분도 잘 해서 아주 좋은 자료가 나왔습니다.

청년백서 내보니, 역시 중요한 건 취업

- 조사를 해보니 청년들이 실제로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나요?

역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취업이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회피한다는 식의 주장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이번 조사를 보니 대학생 70.4%가 중소기업에서라도 일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정반대 결과죠. 말보다는 실제 콘텐츠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게 입증된 사례입니다.

중소기업이라도 안정되거나, 아니면 다소 불안정해도 미래가 있는 기업은 환영이라는 답변이 많았습니다. 그러니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의 환경이 좋아지고 정부 지원이 좀 늘어나면 대학생들이 기꺼이 일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굉장히 희망적인 데이터라고 생각합니다.

- 대학생들 이념 성향은 어땠나요?

조사 항목 중에 보수인지 진보인지에 대해 묻는 항목이 있었습니다. 결과가 또 우리 선입견과 달랐어요. 보수가 16.5%, 진보가 16.2%로 비슷했습니다. 특히 지역별로도 굉장히 다를 것으로 예상을 하지만 실제로 호남이나 영남이나 다른 지역과 진보, 보수 비율이 비슷했어요.

다만 중요한 점은 중도 성향(19.7%) 대학생이 많았던 것이에요. ‘사안마다 다르다’고도 했고요. 결국 장차 사회 주도세력인 20대 청년들은 국민을 위해 어떤 정책을 하는지가 정당 선택에서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 국회에 입성하신 지 2년이 돼갑니다. 정치인으로서 처음 활동하셨는데, 만족하는 편인가요? 소위 ‘엄친아’ 이미지도 불식해야 하는데요.

기본적으로 부모님에게 많은 혜택을 받은 게 사실이고 감사를 드립니다. 어렸을 때 유학 가서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해외에서 좀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었죠. 영어가 익숙해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죠. 엄친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혜택을 받은 만큼 사회에 큰 기여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항상 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이 되고는 평소 모르던 여러 다양한 이슈를 접했습니다. 개개인의 삶과 연결된 문제들이죠. 이런 것들을 듣는 게 정치인인 것 같습니다. 전 혜택을 받고 살았기 때문에 마음속에 미안함과 감사한 부분이 동시에 있는데, 이런 마음가짐으로 오히려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자세가 더 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 최근 우리 사회에 이념 갈등이 첨예합니다. 평소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한민국이 잘 살게 되니까 개인인 저의 위상도 올라갔습니다. 거꾸로 저도 대한민국이 더 잘 사는 데 기여하고 제 몸을 던지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마음이 있다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현재의 대한민국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인터뷰 / 김범수 발행인 www.kimbumsoo.net
정리 / 정재욱 기자 jujung19@naver.com
사진 / 신경수 기자 icf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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