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식 ‘머니볼’선거 한국에서도 가능할까?
오바마식 ‘머니볼’선거 한국에서도 가능할까?
  • 김주년 기자
  • 승인 2014.03.06 10: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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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에 개봉한 영화 ‘머니볼’(Money Ball)은 미국 프로야구에서 천재로 손꼽히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빌리 빈 단장이 오클랜드를 정상급 구단으로 끌어올린 사연을 다룬 영화다.

2000년대 초반까지 만년 최하위에 머물던 오클랜드의 빌리 빈 단장은 경제학 전공자를 영입, 기존의 선수 선발 방식과는 전혀 다른 파격적인 ‘머니볼’ 이론을 따라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머니볼 이론은 타율과 홈런, 방어율, 탈삼진 등 기존에 중요하다고 여겨졌던 데이터보다 출루율과 볼넷/삼진 비율 등에 더 중점을 둔 것으로, 팀의 승리를 위해서 어떤 유형의 선수들이 더 필요한지를 계량화시켰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2002년 시즌 중반 이후로 오클랜드는 파격적인 승률을 기록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비록 월드시리즈 우승은 못했지만 2013 시즌을 포함해서 거의 매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메이저리그 대표 명문 구단으로 발돋움했다. 일각에서는 빌리 빈 단장의 성공을 스포츠까지도 과학의 영역에 편입시킨 사례로 규정하기도 한다.

 

성공한 美 민주당 도박

2012년 미국 대선에서도 같은 양상이 일어났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오바마는 대선 2년 전 빅데이터 분석팀을 설치하고 구매 가능한 모든 상업용 데이터 등 수집한 정보를 취합해 거대한 데이터베이스로 만든 뒤 정확한 분석을 통해 대선 로드맵을 도출했다.

구체적으로는 정치헌금 기부명단, 각종 면허, 신용카드 정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 다양한 빅데이터의 분석으로 유권자 개개인의 성향을 파악해 개인별 맞춤형 선거운동을 전개했다.

이 같은 분석 시스템은 미국에서 ‘정치의 머니볼’(Moneyball for Politics)이라고 알려져 있다. 영화 머니볼에서 경제학 전공자이며 컴퓨터 천재인 빌 제임스가 야구의 각종 기록들을 통계화해서 선수 선발 및 기용에 활용했던 것처럼 오바마 캠프도 경합주의 부동층 유권자를 공략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위해 그들은 경제학, 정치학 및 철학의 방법론을 차용해야 했는데 구체적으로는 마이크로타깃팅(microtargeting), 예측 알고리즘(predictive algorithm), 무작위 실험(randomized field experiment)의 개념이 도입됐다.

마이크로타깃팅은 작고 맹렬한 하위 집단이나 소집단을 파악해서 그들의 개별적 니즈 및 욕구와 관련해 그들과 의사소통을 하는 기술이다. 이 기법은 미국 대선의 특성으로 인해 더 큰 효과를 냈다. 오바마 캠프는 마이크로타깃팅 기법을 활용해 전국 경합주에 거주하는 유권자의 표심을 공략하는 데 선거자금과 인력을 집중시킬 수 있었다.

즉 각각의 개인적 신상정보에 기반한 맞춤형 선거 전략을 가동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같은 선거운동 방식은 주별 선거인단을 합산하는 미국 선거제도 때문에 가능했다. 부동층 유권자라고 하더라도 경합주가 아닌 기존 우세, 열세 지역에 거주하는 유권자에 대해서는 선거운동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빅데이터로 개별 유권자 성향 파악

예측 알고리즘(predictive algorithm)은 독립변수를 조합해 미래를 예측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오바마 캠프가 사용한 예측 알고리즘의 사례는 연령, 성별, 인종 등 인구통계학적 변수와 소득, 신용카드 상태, 전화요금, 대출금 등 경제적 변수에 투표 성향까지 조합해서 특정 정치 성향을 가질 가능성이 높은 유권자를 그룹화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오바마 캠프는 무작위 실험(randomized field experiment)을 통해 부동층으로 분류되는 특정 유권자가 어떤 TV광고를 보는지, 메일을 확인하는지 등을 분류했다. 그리고는 TV광고 시청 여부와 메일 확인 여부에 따라서 해당 유권자가 어떤 후보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높은지를 예측했다.

또한 오바마 캠프는 경합주에 거주하는 특정 유권자와 그 이웃이 과거에 투표했던 행태를 분석함으로써 다음 투표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를 분석했다.

특히 오바마 캠프 내의 정치학자들은 무작위 실험을 통해서 자동응답 방식의 전화 홍보는 득표에 거의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가장 효과가 높다고 입증된 것은 선거운동원이 유권자를 개인적으로 직접 만나는 방법이었다. 그들은 홍보전문가를 동원한 공화당 롬니 후보의 기존 선거운동 방식이 시간낭비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 세 가지 선거분석 기법의 목적은 분석을 통해 오바마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높은 유권자를 분류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오바마 캠프는 경합주에서 5천~1만명을 상대로 간략한 인터뷰를, 1천명을 상대로는 긴 인터뷰를 실시했다.

물론 이 전에 여론조사를 먼저 실시해서 초기 데이터를 수집했다. 그리고는 유권자 개개인의 투표성향 예측을 위해 이들 여론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수집된 의견의 패턴을 샅샅이 분석했다. 그리고는 어떤 개별 유권자에게 전화를 걸거나 메일을 보내야 할 것인지를 결정했다.

오바마 캠프가 우위를 점한 부분은 이 같은 과학적 유권자 분석 기법에 그치지 않는다. 2012년 대선에서 오바마 캠프는 온라인에서 440만명의 후원자로부터 6억9천만달러를 모금하는 데 성공했다. 1명당 156달러를 후원한 것이다.

 

스마트폰 통한 모금 시도

2012년 6월까지만 해도 오바마 지지자들은 2008년에 비해 저조한 결속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에 오바마 캠프는 6월 26일 잠재적 후원 가능자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그 메일에는 오바마의 사인과 함께 “계속 선거가 이렇게 진행된다면 나는 재선 과정에서 야당 후보보다 돈을 적게 쓰는 첫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메일은 이번 대선이 접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추가시켰다.

이 한 번의 이메일이 약 267만달러의 후원금을 오바마에게 선사했다. 이는 오바마 캠프에서 무작위 실험을 통해 이런 형태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후원금을 모집하는 데 있어서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과학적 방법론들로 무장한 오바마 측 선거전문가들은 롬니에게 후원금 액수에서 밀린다는 것이 오바마의 가장 큰 약점이라는 것을 재빠르게 파악했고 이 문제를 해결할 경우 오히려 큰 강점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2012년 대선에서 오바마 캠프의 이메일 모금 전략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2008년보다 더 많은 후원 요청 메일을 보낸다는 것이었다. 둘째, 메일을 보내기 전에 세밀한 무작위 실험을 진행했다. 마지막으로는 메일을 수신하는 오바마 지지자들이 “후원금을 보내지 않으면 오바마가 선거에서 지겠구나”는 생각을 하도록 메시지를 작성하는 것이었다.

전국단위 여론조사의 종말?

추가로 오바마 캠프는 ‘즉시 후원’(Quick Donate)이 가능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 이 어플을 통해서만 150만명의 지지자들로부터 1억1500만달러의 후원금이 모금됐다. 뿐만 아니라 5달러 이상 후원자들에게는 오바마 후보와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물론 후원자들 중 추첨을 통해 결정됐지만 오바마 후보의 지지자들에게는 지갑을 열 충분한 요인이 됐던 게 사실이다.

이처럼 마이크로타깃팅에 기반한 선거 기법은 미국 대선의 특수성으로 인해 더 빛을 발했다. 오바마는 플로리다(29명), 오하이오(18명), 버지니아(13명), 위스콘신(10명), 콜로라도(9명), 아이오와(6명), 뉴햄프셔(4명)에서 승리하며 선거인단을 독식, 안정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반면 전체 유권자 득표수에서는 오바마가 6190만7639표를 얻어 50.5%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는 총 5864만8640표로 48%를 얻어 격차는 크지 않았다.

미국 대선은 전체 유권자의 표를 합산해서 당선자를 내는 방식이 아니라 각 지역별 선거인단의 숫자를 합산하는 방식이다. 즉 공화당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텍사스나 알래스카 등의 주에서는 아무리 많은 득표를 하더라도 해당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 이상을 확보할 수 없다. 따라서 각 정당은 선거 때마다 표심이 엇갈리는 경합지역에 전력을 집중하려고 한다.

이는 전국 단위의 여론조사가 큰 의미가 없다는 점을 의미한다. 2012년 대선 결과에서 보듯이 전국 차원의 민심에서는 오바마-롬니 두 후보가 대등한 싸움을 했지만 경합주(swing state)에서 오바마가 압승하면서 승부는 의외로 싱겁게 끝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 대선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캠프 차원에서 전국 단위의 자체 여론조사를 진행하는 데 선거자금을 투입하는 게 무의미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주년 기자 anubis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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