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짝 폐지"를 검색했다
[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짝 폐지"를 검색했다
  • 정용승
  • 승인 2014.03.07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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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7일 오후 2시 00분
 

- 포털사이트 NAVER 3위 -

- “내 자신이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 2010년 개봉했던 영화 ‘악마를 보았다’ 촬영이 끝난 후 배우 최민식이 남긴 말이다. 그는 당시 영화에서 ‘악마’를 연기했다. 그리고 그 역할에 몰입한 나머지 실생활에서도 ‘악마성’이 나올 때가 있었다고 한다. 연기에 몰입할지언정 실생활을 확실히 구분할 줄 알았기에 자신에 대한 두려움도 느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만약 아마추어 일반인이었다면 어땠을까. 경계를 느낄 수 있었을까. 역할에 빠져 한참을 헤매진 않았을까. SBS 예능 프로그램 ‘짝’ 얘기다.

- 예능 프로그램에 어느 정도 연출이 가미된다는 것은 이제 공공연한 상식이 됐다. 그것이 아무리 ‘리얼 버라이어티’를 표방하고 있다 해도 말이다. ‘짝’에 출연했던 전(前) 출연자들의 증언이 그렇다. 제작진이 얻고 싶은 장면을 위해 촬영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 이번에 자살한 여성 출연자도 제작진이 유도한 역할을 ‘연기‘했다. 언론에 밝혀진 그녀의 SNS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녀는 친구들에게 “제작진이 내 눈물 기대한 것 같은데 씩씩해서 당황한 눈치”, “눈물을 유도하는 것 같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제작진은 그녀를 비련의 여자로 만들려고 했다. 그러던 와중에 그녀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스스로 생명을 내려놓았다. 역할에 너무 몰입했던 것일까.

- 그녀는 숨을 거뒀지만 논란은 이제 시작이다. 여론의 따가운 눈초리를 이기지 못하고 ‘짝’은 결국 3년 만에 폐지됐다. 제작진의 영향이 크게 미치는 세트장에서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이 화살을 맞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지 모른다. 근본적으로 중요한 건 프로와 아마추어의 확실한 구분이다. ‘리얼’을 말하는 모든 제작진들은 아마추어의 한계를 되새겨 봐야 하지 않을까. 프로와 아마추어 사이의 경계가 때로는 생과 사의 경계가 될 수도 있다. 대한민국은 ‘짝 폐지’를 검색했다.


정용승 기자 jeong_f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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