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구텐베르크 혁명
[책소개] 구텐베르크 혁명
  • 미래한국
  • 승인 2003.03.1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쇄술 발명으로 ‘혁명의 아버지’된 이야기
존 맨(John Man) 著, 예지 刊, 2003영국의 역사가이자 BBC의 베테랑 다큐멘터리 작가이기도 한 저자는 인류 최대의 베스트셀러 ‘성서’를 출판하고 인쇄술을 발명한 중세 사업가 구텐베르크의 이야기를 상세한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추리소설처럼 풀어간다. 요하네스 구텐베르크(1397~1468)가 인쇄술을 발명, 생애 최고의 야심작 ‘성서’를 출판하기 전 15세기 유럽 전반의 성서제작은 필경사들의 몫이었다. 이로 인해 성서는 무수한 오류로 판본마다 다른 내용을 담고 있었고 책 제작 속도도 무척 느렸다.구텐베르크의 성서는 필경사들이 늘 난제로 생각했던 문제를 해결했다. 손으로 쓰는 성서는 아무리 신경을 써도 오른쪽 줄이 들쑥날쑥했는데 구텐베르크가 만든 성서의 여백은 ‘황금 비례’로 나뉘어 ‘예술적인 면’에서도 손으로 적은 성서를 능가했다. 성서를 구입할 수 있는 재력 있는 귀족들의 취향에 맞는 고급품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이런 구텐베르크의 사업이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의 발명은 유럽 사회에 중대한 변혁을 가져오게 된다. 마르틴 루터가 내건 ‘95개의 명제’는 교황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인쇄술에 힘입어 곧바로 유럽 전역으로 번져나갔다. 변화를 갈망하는 사람들은 ‘95개의 명제’ 아래 결집하게 됐고 구텐베르크는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혁명의 아버지’가 되었다. 이후 루터는 “인쇄술은 신의 최대 최고의 은총이며 그 덕분에 복음사업이 더욱 진전되어 독일이 로마의 족쇄로부터 풀려났다”고 술회한다.이 책에서 저자는 유달리 질문을 많이 던진다. “왜 하필 구텐베르크였을까? 왜 하필 독일 마인츠라는 도시였을까? 왜 하필 15세기 중반이었을까? 그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고 그의 재능을 낳은 배경은 무엇일까?” 등등.하지만 무엇보다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할 문제는 구텐베르크보다 먼저 발명된 직지심경이 먼지 쌓인 서고에 묻혀버린 반면, 구텐베르크 활자는 세계의 문명사적 충격으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이재에 밝았던 중세의 한 벤처사업가가 개혁세력의 영웅이자 역사의 위대한 선지자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을 통해 구텐베르크보다 200년이나 앞서 금속활자로 책을 만들고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알파벳, 한글을 가지고 있는 우리는 왜 유럽이 갖고 있는 인큐내뷸라(incunabula: 1500년 이전의 출판물)는커녕 출판문화 수준도 그리 자랑할 것이 못되는 것인가 생각해보게 된다.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