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親中? 우리만 몰랐다!
한국은 親中? 우리만 몰랐다!
  • 황성준 편집위원
  • 승인 2014.05.2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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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루트와크의 <중국의 부상 vs 전략의 논리>를 읽고
 

최근 일본 도쿄(東京)를 며칠 다녀왔다. 오랜 만에 가본 이번 일본여행에서 맨 먼저 다가온 것은 물가가 무척 싸졌다는 느낌이었다. 과거 일본을 여행할 때마다 힘들었던 것은 살인적인 물가였다. 그러나 이번 여행에서의 체감물가는 서울물가보다 결코 비싸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 싸다고 느껴졌다.

1회 승차에 170∼200엔(약 1,700∼2,000원)하는 지하철 요금 등 교통비는 서울보다 확실히 비쌌다. 그러나 식비와 커피 값은 서울보다 다소 저렴하게 느껴졌다.

일례로 신주쿠에 위치한 커피전문점에서의 카페라테 가격은 350엔(3,500원)이었다. 서울 광화문이나 강남이었다면 최소한 4,000원이 넘었을 것이다. 그리고 600엔(6,000원) 주고 일본 라멘을 사먹었는데 역시 광화문이나 강남이었다면 최소한 7,000원은 됐을 것이다.

또 하루는 신주쿠역(驛)에 위치한 한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에서 도시락을 사먹었는데 가격이 490엔(4,900원)이었다. 세일가격이긴 했지만 새우튀김과 스시도 포함된 것으로서 서울 같으면 아무리 싸도 1만원은 받을 것이라고 생각됐다. 서울보다 길거리 음식가격이 싸게 느껴지는 도쿄, 정말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도쿄에서 수상버스를 타면서 생각한 대한민국 號

5월 1일 도쿄에서 가장 오래된 절인 센소지가 위치한 아사쿠사에서 수상버스를 타고 오다이바란 곳으로 이동했다. 이때 만화영화에 나오는 우주선 모양의 ‘히미코’란 수상버스를 타고 갔는데 이 수상버스는 만화 ‘은하철도999’의 작가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마쓰모토 레이지(松本零士)가 디자인했다고 한다.

전날까지 비가 와서 걱정을 했는데 이날만큼은 화창하게 개어 스미다강(江)을 타고 도심을 지나 도쿄만까지 이어지는 약 1시간의 뱃길을 즐길 수 있었다. 문득 온 나라가 세월호(號) 사건으로 침통해 있는데 일본까지 와서 뱃놀이를 즐기는 것은 아닌가 하는 자책감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도쿄에서 태평양을 바라보며 격랑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대한민국호(號)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조선호(號)는 이름만 대한제국호(號)로 바꾼 채 침몰했다. 그리고 1948년 8월 대한민국호가 출항을 시작했다. 온갖 태풍과 내부 분란에도 불구, 의연히 세계 속의 대한민국호로 성장했다. 그리고 대한민국호에서의 식사와 각종 서비스 수준은 이미 세계 수준이 됐다. 그러나 안전의식은 희미해져 갔다. 일기예보에 나온 태풍주의보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다. 그저 아침 뷔페 메뉴와 같은 문제에만 관심 있을 따름이다.

가짓수만 많지 막상 먹을 것이 없다는 둥, 샐러드드레싱이 고급스럽지 못하다는 둥, 잔잔한 바다 위를 항해하는 평화스러운 지역의 배들과 비교하면서 왜 우리는 그러하지 못한가 하고 불만만 늘어놓고 있다. 아니 선실에만 앉아 있을 뿐, 갑판에 나와 대양을 바라보려 하지도 않는다. 하기야 배 밑바닥에 구멍을 내려는 세력이 있어도 “설마”하며 믿지 않거나 신경 쓰려 하지 않는다.

이번 일본여행에 가져간 책이 에드워드 루트와크(Edward Luttwak)의 <중국의 부상 vs 전략의 논리(The Rise of China vs. The Logic of Strategy)>이다. 이 책은 앤드류 마샬(Andrew Marshall) 미 국방부 총괄평가국(Office of Net Assessment) 실장의 연구 의뢰로 2010년에 시작된 프로젝트를 2012년에 출판한 책이다. 미 국방부 총괄평가국은 국방장관 직속기관으로 미 국방부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1973년 앤드류 마샬에 의해 조직되었는데 앤드류 마샬은 1973년 창립부터 자신이 92세가 되던 2013년까지 무려 40년 간 총괄평가국을 지휘해 온 국제전략 분야에서의 전설적 인물이다. 국방장관은 물론 정권이 바뀌어도 40년 동안 자리를 지켜왔던 것이다.

미국이 바라본 중국의 부상

루트와크는 ‘전쟁의 작전적 수준’(operational level of war)이라는 개념을 미군에 도입시켰으며 미국 합동특수전국(Joint Special Operations Agency)의 첫 매뉴얼을 만들었다. 또 신속배치군(Rapid-Deployment Force) 개념을 공동 고안해낸 인물이기도 하다.

이 책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상대적 쇠퇴와 중국의 계속되는 경제적 부상 및 군사력 강화라는 국제정세의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쓴 책이다. 2008년 이전만 하더라도 중국은 도광양회(韜光養晦, 빛을 감추고 밖에 비치지 않도록 한 뒤 어둠 속에서 은밀히 힘을 기른다) 외교전략을 추구해 왔다. 그러나 2008년 이후 태도가 변화되고 있다. 이른바 ‘베이징 컨센서스’(Beijing Consensus)를 내세우기 시작한 것이다.

‘베이징 컨센서스’란 미국식 시장경제체제의 대외 확산전략인 워싱턴 컨센서스(Washington Consensus)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2004년 중국 칭화(淸華)대 겸임교수인 라모(Joshua Cooper Ramo)가 처음으로 제시했다. 즉 미국 중심의 자유민주주의 시장질서에 대한 대안으로서의 ‘중국식 발전 모델’을 제시한 것이다.

제1도련선과 제2도련선, 한국은 제1도련선 안에 있다

미국 중심의 질서에 반기를 든 ‘베이징 컨센서스’

2009년 5월 중국은 이른바 ‘9단선(九段線) 지도’를 유엔에 제출, 파라셀 군도(Parcel Islands, 중국명 西沙群島)와 스프래틀리 군도(Spratly Islands, 중국명 南沙群島)를 포함한 남중국해의 대부분이 중국 영토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중국은 주변 아세안 국가들과의 다자협상을 거부하고 양자협상에만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 시작했다. 이러한 중국의 노골적 힘의 과시는 남중국해 주변 국가들로 하여금 위기의식을 불러 일으키게 만들었고 반중(反中) 의식이 강한 베트남을 중심으로 반중(反中) 전선이 형성되기 시작했으며 그동안 배제시키려 했던 미국을 다시 끌어들이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루트와크는 이러한 중국의 태도를 ‘대국 유아독존주의’(great-state Autism)라 규정하면서 중국이 과거 ‘천하’(天下) 중심의 ‘조공 시스템’으로 되돌아가는 시도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오랑캐’(중국 주변국가들)를 다루는 방법으로 첫째, 경제적 의존을 심화시키는 타락(corruption) 전술과 둘째, 유교적 가치체계를 확산시키는 세뇌(indoctrination) 전술을 병행해 왔다. 현재 경제적 협력 관계를 통한 타락 전술은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으나 세뇌 전술은 별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과거 중국 공산주의 이론은 사실상 파산상태이며 최근 공자학원(孔子學院)을 통해 중화사상을 퍼뜨리려 하나 아직은 그리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부상에서 교훈으로 삼을 수 있는 역사적 사례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반 독일의 역사이다. 독일의 국력은 비약적으로 성장했으며 이는 결국 기존의 유럽의 세력 균형을 파괴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독일의 성장은 그 이전까지 불구대천의 원수였던 영국과 프랑스를 접근시켜 동맹국으로 만들었다.

이런 역사적 사례에서 한국도 일본도 배워야 할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영국과 프랑스는 독일의 성장에 맞서 과거의 원한을 뒤로 하고 한 발씩 양보해 동맹을 이룩했다. 그러나 일본은 독도문제에 매달리면서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도 적대국으로 만들고 있다.

센카쿠 열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실효지배를 인정하는 형태가 유리할 것이다. 즉 독도를 양보(?)하고 센카쿠 열도를 사수하는 방식이 일본에게 전략적으로 합리적일 것이다. 그렇지 않고 센카쿠 열도와 독도를 모두의 영유권을 주장할 경우 반일 한중연합을 만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도 감정적 반일에서 벗어나 전략적 사고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국제정세의 흐름이 어느 방향으로 전개되는지 모른 채 과거의 감정에만 얽매일 경우 전략적으로 이용당하다가 버림받기 십상이다. 감정보다는 냉철한 전략적 사고가 앞설 필요가 있다.

중국의 구단선 지도. 파라셀 군도와 스프래틀리 군도 모두 중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일양국은 19세기 말 영불동맹역사에서 배워야

이 지점에서 루트와크는 중국도 독일의 실패 경험으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즉 무리한 세력확장(aggrandizement)으로 주변국가들을 반대연합으로 묶이게 만들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단 경제력이 강해지면, 군사력을 강화시키고 싶고, 군사력이 강화되면 세력 확장에 나서는 것이 국제질서의 기본법칙이란 점을 감안할 때 중국이 이와 다른 전략 노선을 취할 공산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중국의 세력 확장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국가는 베트남이다. 8700만 인구의 베트남은 1979년 중국과 전쟁을 치렀다. 1975년 남베트남을 붕괴시킨 이후 베트남은 1978년 캄보디아를 침공했다. 폴 포트의 크메르 루즈 정권의 대량학살을 명분으로 캄보디아를 점령한 것이다.

이에 친중 폴 포트 정권이 붕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중국은 이듬해인 1979년 15만의 병력을 동원, 베트남 북부 지역을 공격했다. 순수 군사적 관점에서만 본다면 중국군은 엄청난 피해를 입고 물러나야만 했다. 풍부한 전투경험과 전투의지로 무장한 베트남군에 비해 당시 중국군의 무장 및 훈련 정도는 형편없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 전쟁으로 중국-베트남 관계는 험악하게 변한다. 남베트남이 망하기 직전인 1974년 남베트남이 실효지배하고 있었던 파라셀 군도의 몇몇 섬을 중국군이 무력 점령하였으며 1975년 남베트남 패망 이후 베트남에 거주하던 화교들을 대량으로 추방해 버린 점 등도 중국-베트남 관계 악화에 한 몫 했다.

베트남과 중국은 1989년 잠시 화해 국면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베를린 장벽 붕괴 등 전 세계 사회주의권이 붕괴되면서 고립을 느낀 양국이 협력관계로 전화됐던 것이다. 이에 베트남과 중국 사이의 국경 협상도 이뤄진다. 물론 이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1993년에 합의됐으나 6년이 지난 1999년에나 서명이 이뤄졌으며 국경 표지판 설치는 2009년에나 이뤄질 수 있었다.

이러한 중국-베트남 관계는 2010년 중국 순시선이 남중국해에서 베트남 어선들을 나포하면서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베트남은 2010년 아세안 회의에서 반중전선을 구축할 것을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베트남은 러시아로부터 킬로급 디젤 잠수함 6척을 구매했으며 미국과의 군사협력을 적극 추진하기 시작했다. 캄란(Cam Ranh)항(港)을 미국 군함에 개방했으며 심지어 캄란항을 미해군 기지로 대여해 주는 논의마저 전개되고 있다.

베트남과 더불어 반중전선에 앞장서고 있는 국가가 호주다. 호주는 2009년 방위백서를 통해 향후 중국이 서태평양의 잠재적 위협세력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비하기 시작하고 있다. 2011년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북부지역 다윈(Darwin)에 미군을 주둔시키기 시작했으며 인도-베트남 등과의 군사안보 협력을 강화시켜 나가고 있다. 특히 2011년 4월 줄리아 길러드(Julia Gillard) 총리는 일본을 방문, 호주-일본-미국 3각 안보동맹을 구축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싱가포르 해군과 말레이시아 해군이 2013년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

大 삼각형과 小삼각형인 반중전선

반중전선과 관련, 이른바 ‘대(大)삼각형’과 ‘소(小)삼각형’이 형성되고 있다. ‘대삼각형’은 일본-호주-인도를 묶는 중국 해양봉쇄 포위망이고, ‘소삼각형’은 베트남-말레이시아-필리핀‘으로 구성되는 남중국해의 반중전선이다. 일본의 경우 한때 친중노선을 모색하기도 했다. 일본 정계의 거물 원로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는 일본은 강국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강국을 추구하는 것은 일본의 역량에 걸맞지 않은 것이기에 일본은 ‘중급 수준 국가’로 남아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나카소네에 따르면 일본은 중국이 부상하고 있는 한 중국 방위선 밖이 아니라 중국 방위선 안에 위치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친중 평화노선’은 일본 민주당 대표였던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입장에서 더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오자와는 “미국이 기울고, 중국이 일어나니, 일본은 중국과 같이 가야 한다”고 주장하며 오키나와의 미해병대 기지 철수 등을 요구했다. 그리고 이러한 오자와의 입장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일본에 크게 형성됐었다. 일본은 섬나라이기에 존 미어세이머(JohnMearsheimer) 교수가 말하는 ‘물의 저지력’(stopping power of water)이 있으므로 적어도 중국이 일본을 직접 지배하려 하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과거 미국 우산 아래에서 살았던 것처럼 중국 영향권 하에서 생존하면 된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이러한 일본 분위기는 2010년 센카쿠 열도를 둘러싸고 중국과 갈등이 빚어지면서 급선회하게 된다. 특히 중국인이 중국 거주 일본인 상점을 습격하고 일본인 기업가를 체포했으며 희토류의 일본 수출을 금지시키자 일본 내의 반중감정이 격화되기 시작했다. 이런 와중에 일어난 2011년 3월 일본 대지진은 자위대 증강과 미일동맹의 필요성을 각인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1995년 고베 대지진 당시 사회당 출신의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총리는 일본 자위대 동원을 거부했다. 그러나 2011년 3월의 상황은 달랐다. 자위대 동원이 불가피했으며 자위대의 헌신적이고 능률적인 구조활동은 그동안 자위대를 무시해 왔던 일반 일본인들의 태도를 바꾸게 만들었다.

또 항공모함 도널드 레이건호 등 미군의 적극적인 구호활동도 미군과 미군의 주둔을 다시 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결국 일본은 자위대 증강, 미일동맹 강화, 호주 등과의 집단안보체제 구축이라는 반중 안보노선을 강화하게 된다.

베트남, 호주, 일본 이외에도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도 반중전선에 합류하고 있다. 이 중 군사적으로 의미 있는 힘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싱가포르이다. 인구 550만의 소국이지만 100여대의 전투기와 6척의 프리키트함 그리고 잠수함 6척을 보유했을 뿐 아니라 조기경보기(AWACS)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필리핀은 인구 9400만이지만 제트 전투기가 한 대도 없고, 프리키트함도 한 척 없는 군사적 무능력 국가이다. 그렇기에 필리핀은 필리핀에 인접한 스프래틀리 군도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막을 수 있는 실질적 수단이 전혀 없다. 이에 필리핀은 1991년 수빅만 미 해군 기지와 클라크 미 공군 기지를 철수시킨 것을 후회하고 있다. 현재 필리핀은 미군이 다시 주둔해 주기를 원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미국 군사 전략가들은 한국을 친중국가로 분류하고 있다는 점이다. 루트와크가 한국을 다루는 장의 제목이 ‘천하 종속 모델’(Model Tianxia Subordinate)이다. 한국은 문화적으로 중화 문화에 편입돼 있으며 경제적으로도 중국 시장에 종속되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젊은 엘리트층에서의 반미감정이 심각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은 전략적 사고가 결여된 채 감정만을 앞세우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한국의 입장을 ‘전략적 도피주의’(Strategic Escapism)라 명명하기도 했다. 이러한 평가에 대해 기분 나쁠 수도 있다. 그리고 루트와크를 비롯한 일부 군사전략가들의 생각으로만 돌릴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번 일본 여행 중 구입한 로버트 카플란(Robert Kaplan)의 <아시아의 도가니(Asia's Cauldron)>에서도 마찬가지로 한국은 중국 문화권에 위치한 친중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단지 냉전이 끝나지 않은(북한이 존재하는) 관계로 냉전시대의 동맹이 유지되고 있을 뿐 ‘포스트 냉전 동맹’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또 이뤄지기도 힘들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실 관계 여부와 관계없이 미국의 주요한 전략분석가들과 여론 주도층이 이러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미국이 한국을 친중국가로 분류하는 이유는

루트와크는 중국이 생존·번영하려면 기존의 ‘도광양회’ 노선을 따라야 할 것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 책은 루트와크의 개인 견해만을 적은 책은 아니다. 오히려 미 국방부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책이다. 따라서 충고가 아닌 ‘협박’으로 읽히기도 했다. 문제는 한국이다. 생존을 위한 전략에는 무심하다. 명분론에만 강할 뿐 구체적 전략적 사고가 부재하다. 그렇기 때문에 친중 문화권으로 분류됐는지도 모르겠다.

명분(名分)이란 말 자체가 영어로 번역하기 어려운 말이다. 굳이 번역하자면 문맥에 따라 cause, pretext, reason 등이 될 것이다. 그러나 명분이란 “각각의 이름이나 신분에 따라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라는 유교적 표현이다. 또 요즘 ‘소프트 파워’를 키워야 한다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옳은 이야기다. 소프트 파워를 길러야 한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소프트 파워는 하드 파워를 발전시킨 연후에나 유용하다” 대한민국호는 어디로 갈 것인가? 침몰하지 않고 원하는 항구에 도착할 수 있을까? 아니 원하는 항구가 어디 있는지는 알고 가고 있는 것일까? 혹시 배가 어디로 가는지로 모른 채 선실 안에서 선실 안의 세상이 전부인 줄 알고 그냥 웃고 떠들고 마시고 있는 것은 아닐까?


황성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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