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는 패배주의가 만든다
패배는 패배주의가 만든다
  • 미래한국
  • 승인 2014.05.3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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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연이어 15개 전후의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예정돼 있다. 두 차례의 선거는 우리 사회의 정치지형에 커다란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출범한 지 1년4개월 된 박근혜 정부의 향방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안철수의 가담을 계기로 새정치민주연합의 신장개업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의 우세가 예상됐지만 세월호 침몰이란 갑작스러운 참사 이후 박근혜 정부를 바라보는 민심의 변화로 결과를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박근혜 정부 심판을 거론하고 새누리당 참패를 전망하는 세력들도 급속히 확대되는 형국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패배주의는 패배를 부른다. 패배주의적 자세와 전망을 말하는 자들이 성공했다는 말을 들어본 적도 없다. 역대 선거를 보더라도 스스로 질 것이라고 평가하는 세력이 선거 결과에서 실제 졌다. 왜냐하면 선거란 자기 지지자를 설득해 투표하러 가야 할 이유와 정당성을 만드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상대방 지지자들에게는 굳이 투표하러 가야만 할 명분을 상실시키는 게임이기도 하다. 결국 유권자란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투표하러 가는 것인데 어차피 투표해도 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는 상황에서는 아예 투표 자체를 하러 가지 않기 때문이다.

무상급식 여부를 둘러싼 서울시 주민투표(2011년)도 당시 한나라당은 애초부터 투표 참여를 독려하지 않았고 ‘투표하는 놈은 나쁜 놈’이란 분위기가 횡행했지만 놀랍게도 25.7%의 서울시민이 투표에 참여했다. 33%의 투표율을 못 만들게 되면서 결국 7% 투표율이 역사를 바꿔 무상복지와 경제민주화의 길로 가는 나라를 만들었다. 패배주의 때문이다. 뒤를 이은 나경원-박원순 간의 서울시장 보궐선거도 박원순 후보가 압도적이었을 것 같지만 실제 투표 결과는 불과 7%차 승리였고 서울시민 절반도 투표장에 가지 않았다. 패배주의만 없었으면 보수가 패배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안철수-박원순 대세가 만들어지며 우리 사회는 다시 끌려들어가게 됐다. 유권자 상당수는 패배가 전망되는 선거에서는 투표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투표를 포기하기 때문에 결론적으론 패배주의자들이 선거도 하기 전에 패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확고한 신념을 가진 자에게 패배는 없다. 보편가치를 지향하고 국가 번영을 만들어내는 굳은 의지를 가진 세력에게 패배는 영원히 있을 수 없다. 패배란 오직 갈 길을 확고히 하지 않는 자들과 기회주의자들에게나 있는 것이다. 오늘 한국 사회가 겪는 좌절과 방황도 대부분은 우리 안의 패배주의 때문이다.

패배주의나 기회주의는 양보와 후퇴를 반복하면서 거기서 만들어지는 사소한 이익을 취하는 것에 익숙해 있다. 지금도 선거 결과를 내다보는 척하며 패배를 전망하는 것 자체가 신념을 상실한 패배주의자들의 모습일 뿐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의 적극적 투표를 저지시키고자 하는 상대 세력의 의도에 정확히 부합된 모습일 뿐이다. 패배는 패배주의자들의 전유물이다.


김광동 편집위원
나라정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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