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밀어내는 베트남
중국을 밀어내는 베트남
  • 미래한국
  • 승인 2014.06.06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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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Vietnam's Anti-China Violence Spreads to Korean, Chinese Firms
도널드 커크 편집위원·전 뉴욕타임스 특파원

베트남의 중국 공장에 반대하는 폭력시위가 한국, 대만, 싱가포르 공장들까지 반대하는 대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는 베트남 사람들이 남중국해 내 베트남 배타적경제수역에 중국의 석유채굴시설 건설에 대한 반대뿐 아니라 자신들을 착취한다고 생각하는 모든 자들에게 항의해온 오랜 역사에서 비롯된 것 같다.

베트남 민족주의가 주요인이다. 베트남 사람들은 중국이 남중국해 전체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에 강력히 분노하고 있다. 그들은 이러한 중국의 입장을 수세기 전 중국의 무장세력이 북부 베트남 지역을 장악했던 시대 중국 지배의 연속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역사적으로 베트남에 미친 영향은 베트남 사람들의 외모, 언어, 종교, 문화 등에 잘 나타나 있다. 하지만 베트남 사람들은 대단히 독립적이고 베트남 군대는 1979년 치열한 싸움을 통해 중국군을 물리쳤다.

反中 시위의 역설

베트남과 중국 간 싸움의 가장 큰 역설은 중국은 하노이 공산 정권이 미국과 미국이 후원한 사이공 정권을 상대로 전쟁을 할 때 주요 동맹이었다는 점이다.

베트콩으로 알려진 남베트남의 공산주의 게릴라들은 인민해방전선이라는 깃발 아래 싸웠고 북베트남 군인들은 미국이 모든 미군을 베트남에서 철수한 후 2년 뒤인 1975년 봄 남베트남을 점령하며 통일을 이뤘다.

하노이 정부는 베트남 지역 전체를 통치하기 시작했고 남베트남에서 미국이 후원한 세력을 제압한 후 더 이상 필요 없게 된 인민해방전선을 제거해 버렸다.

북베트남군은 중국의 무기, 자문, 경제적 지원이 없었다면 승리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북베트남 정부는 중국의 위성국으로 남기를 원하지 않았다. 베트남과 중국 간 관계는 오랫동안 긴장 상태였고 1979년에는 전쟁으로까지 치달았다.

또 다른 역설은 하노이는 과거의 적인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며 미국의 투자를 받아들이고 미국 전함이 가끔 베트남 항구에 정박하는 것까지 수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파원으로 베트남전쟁 중 사이공에 상당기간 있었던 나는 그 이후 내가 베트남에 방문하면 어떤 종류의 환대를 받을까 궁금했다. 베트남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짧은 방문이라면 미국인이나 다른 외국인들과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심화되는 중국의 위협

중국은 요즘 훨씬 급박한 위협이 되고 있다. 중국은 1974년 구 사이공 군대로부터 획득한 파라셀군도의 베트남 반환을 거부해 왔다. 파라셀군도는 군인과 어부만 왔다갔다하는 무인도이지만 상당한 양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된 지역의 한 가운데 있다.

중국이 파라셀군도를 장악하고 있고 그 유역에 석유채굴시설까지 설치하는 것은 자신들의 부상하는 힘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중국은 파라셀군도 남쪽에 스프래틀리군도라는 또 다른 섬들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스프래틀리군도 내 2,3개의 섬에 시설물을 설치하고 있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은 스프래틀리군도 내 다른 몇 개의 섬을 관할하고 있으나 중국이 조만간 자신들을 내쫓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다.

중국에 반대하는 베트남 사람들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공격적인 태도에 대한 분노를 넘어서고 있다. 베트남 노동자들은 중국 공장들이 자신들을 착취하고 있다고 믿는다. 이들의 분노는 대만, 싱가포르와 같이 비공산주의 지역 출신 중국인들이 소유한 공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주변 국가로 퍼지는 베트남 사람들의 분노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 공장의 노동 환경이 열악하다며 분노해 왔다. 중국의 힘에 대한 베트남 사람들의 저항이 다른 아시아국가 출신 소유주와 상관에 대한 분노를 터뜨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베트남 사람들은 중국 본토 출신 중국인과 다른 지역 중국인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한다. 그들은 중국인과 한국인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한국인 사장들도 압제자로 생각한다.

베트남 지도자들은 이번 시위가 촉발되도록 허용했지만 지금은 진압하고 있다. 그들은 이 시위가 필요한 것이라고 보지만 통제를 벗어나 혼란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미국의 베트남 정책은 필리핀 정책과는 다르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필리핀을 방문하면서 체결된 양국 간 군사협정에 따라 필리핀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미군을 배치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미국은 이 협정에 따라 1950년 체결된 미국과 필리핀 상호안보조약과 같이 중국이 필리핀 소유의 섬이나 필리핀 올롱가포 항구에서 서쪽에 떨어져 있는 스카보로 섬을 영유한다면 중국을 상대로 전쟁을 벌일 것인가?

그것은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필리핀은 베트남보다는 미국의 군사 지원을 훨씬 많이 받을 것이다. 과거 베트남전쟁에서 적국이었던 미국은 베트남에 군사적 지원을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현실을 볼 때 베트남 사람들은 반중 폭력 시위를 통해 석유시추시설 등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베트남 사람들은 중국인들에 필적하지는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의 분노는 서구든, 아시아든, 군사적이든 혹은 사업적이든, 모든 억압에 반대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번역 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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