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의 공적 1호 코크 형제는 누구?
美 민주당의 공적 1호 코크 형제는 누구?
  • 미래한국
  • 승인 2014.06.19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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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크 형제(Koch Brothers).
미국인들 절반은 찰스 코크(78)와 데이빗 코크(73)라는 형제의 이름을 모른다. 하지만 중간선거 열기가 서서히 고조되는 가운데 민주당은 코크 형제의 이름을 계속 거론하고 있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 4월 상원에서 코크 형제는 ‘반(反) 미국적(un-American)’이라며 이들이 배후에서 무제한의 돈을 퍼부어 자신과 상위 1%의 부유층을 위해 민주주의를 조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리드 의원은 공화당은 코크 형제에 중독돼 있다고도 지적했는데 상원 다수당 대표가 상원 공식 발언을 통해 일반인을 비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보수 단체의 최대 후원자

민주당 선거본부는 코크 형제가 이번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연방상원을 장악하도록 수천만달러를 쓰고 있는데 이들과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후원이 필요하다며 최소 10달러를 후원해달라는 이메일을 보내고 있다.

민주당은 별도로 웹사이트(www.kochaddiction.com)를 만들어 코크 형제는 독성 화학물질, 해로운 오염물, 온실효과 유발 가스를 방출하는 자들로 이들이 중간선거에서 8명의 민주당 연방상원의원들을 패배시키려 한다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후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강조하고 있다.

코크 형제가 누구이길래 민주당은 이처럼 공격에 나서는 것일까?
석유기업 코크인더스트리의 대주주인 찰스 코크와 데이비드 코크는 올해 포브스의 세계 부호 순위에서 각각 400억달러의 자산으로 공동 6위에 오른 억만장자다. 상속받은 비상장사인 코크인더스트리의 지분 덕분인데 두 형제 자산을 합치면 800억달러로 1위인 빌 게이츠보다 많은 세계 최고 부자 형제다.

이 형제는 보수 원칙을 고수·전파하기 위해 티파티 등 미국 보수단체와 연구기관, 공화당 후보들에게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코크 형제는 그동안 자유시장(free-market)을 옹호하는 단체, 싱크탱크 및 학교에 1억9600만달러를 기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코크 형제는 미국의 대표적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 미기업연구소(AEI), 케이토연구소 등에 수백만달러씩 지원해왔다. 270개 대학에 자유기업과 전통적 자유주의원칙이 평화와 번영의 사회를 어떻게 증진하는지를 연구하도록 그랜트를 제공했다. 대표적인 예가 플로리다주립대다. 코크 형제는 2011년 플로리다주립대 경제학부에서 자유기업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 연구가 이뤄지도록 150만달러를 기부했다.

코크 형제는 자유기업세미나를 반년에 한번 개최하고 있는데 2010년 6월에 열렸던 세미나 주제는 ‘미국 자유기업과 번영에 대한 위협의 이해와 대책’이었다. 이 세미나는 미국의 번영이 현 정부와 관리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유기업세미나에는 안토닌 스칼리아, 클라렌스 토마스 연방대법관, 바비 진달 주지사, 찰스 그래스해머 논평가, 러시 림보 등 보수계 리더들이 참석해왔다.

코크 형제는 선거에도 개입하기 시작했다. 프리덤파트너(Freedom Partner),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American for Prosperity) 등 특정 단체를 통해 선거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프리덤파트너는 2012년 선거에서 미국 풀뿌리 보수운동인 티파티(Tea Party) 그룹과 오바마케어로 알려진 건강보험법을 반대하는 단체들에 2억3600만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크 형제는 2012년에는 민주당의 오바마 대통령을 패배시키기 위해 6000만달러를 약정했었고 공화당 후보인 미트 롬니의 당선을 위해 1인당 참가비가 5만달러인 저녁식사를 열기도 했다.

코크 형제는 2014년 중간선거를 앞두고는 공화당의 연방상원 장악을 위해 선거에 나오는 민주당 상원의원들을 떨어뜨리기는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American for Prosperity)이라는 단체를 통해 선거전을 하는데 가령, 알래스카에서 마크 베기츠 상원의원(민주)을 반대하는 3주간의 선고광고를 위해 85만달러를 지출했다.

2012년 선거 2억3600만달러 기부

미국 선거에서 부자들이 상당한 액수의 선거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민주당 기부자들의 후원금을 얻어내고 공화당이 특별 이해를 가진 대기업에 충성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코크 형제를 부각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코크 형제가 보수계를 적극 지지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코크 형제의 형인 찰스 코크는 지난 4월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칼럼에서 자유사회의 원칙들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는 “존엄, 존중, 법 앞의 평등, 개인의 자유라는 자유사회의 원칙들이 우리 정부의 공격을 받고 있다”며 “이 원칙들을 지키기 위해 지난 50년 동안 주로 교육적인 노력을 했는데 최근에는 정치적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찰스 코크는 “진정한 자유사회는 사람들과 그들이 가치를 두는 것을 존중하는 곳이기 때문에 고객을 무시하는 회사나 시민을 무시하는 정부는 망한다”며 “하지만 현 정부는 당신이 자신의 인생을 운영할 수 없고 권력이 있는 자들이 당신을 위해 인생을 운영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며 이것은 큰 정부와 집단주의”라고 비판했다.

찰스 코크의 동생인 데이비드 코크는 자유주의자(libertarian)로 한때 자유주의당 부통령 후보로 출마했다가 1%의 득표를 얻고 낙마한 적이 있다. 당시 데이비드 코크는 노인은퇴연금인 소셜시큐리티,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 등의 폐지를 주장하는 등 극단적인 입장을 취했었다. 형 찰스 코크 역시 같은 입장으로 동생을 지지했으나 선거에서 패배한 후 이들은 자유주의당의 강령은 비현실적이라며 공화당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찰스 코크는 칼럼에서 “미국은 사람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기보다 가치를 파괴하고 비용을 올리며 혁신을 방해하고 수백만 시민이 가난, 의존, 희망없음에 있도록 방치하고 있다. 이것은 선출된 관리들이 사람들의 삶은 본인 보다 정치가들이 운영할 때 나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권력자들은 더 많은 정부의 활동이 더 적은 자유를 가져온다는 것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자유는 미국인이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핵심으로 이 비전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애틀란타=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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