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를 잊지 마세요
6·25를 잊지 마세요
  • 정용승
  • 승인 2014.07.0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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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망초, 6·25전쟁 수기집 발간
 

“당장 짐을 챙겨라, 한국으로 간다.”/ “예, 그런데 한국이 어디입니까?”/ “곧 알게 될 것이다. 우리는 열흘 안에 출발할 예정이다. 가족은 데리고 가지 않는다.”/ “얼마나 있게 됩니까?”/ “아마도 오래 있을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6·25전쟁에 참전했던 드루리 우드(Drury Waller Wood 2세, 미국 포틀랜드)가 쓴 수기‘Where is Korea’의 일부분이다. 도서출판 물망초가 6·25전쟁 수기를 담은 ‘그들은 잊지 않았다’를 발간했다. 이 책은 (사)물망초와 6·25공원건립국민운동본부가 개최한 ‘내가 겪은 6·25’와 ‘내가 들은 6·25’ 수기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을 싣고 있다. 우드의 수기는 내가 겪은 6·25부문에서 1등을 수상했다. ‘그들을 잊지 않았다’는 총 6개의 수기로 구성돼 있으며 우드가 참전 당시 직접 찍은 사진도 들어 있다. 이 사진들은 6·25를 겪고 있는 한국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드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보자. 우드는 그렇게 6주된 딸과 아내를 남기고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도 모르는 한국으로 떠나게 된다. 사실 한국전쟁은 우드가 참전하는 첫 번째 전쟁이 아니었다. 그는 이미 2차 세계대전에서 미 해병대 소속 전투기 조종사로 활약했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우드는 자신이 다시 한 번 참전할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 당시 분위기도 그랬다. 전쟁이 끝난 마당에 전투부대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그럼에도 우드가 해병대에 남기로 한 이유는 단순히 그가 해병대를 좋아했고 비행기로 하늘을 나는 것이 좋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가업인 가구점 운영을 하는 것이 싫었다.

그가 한국전쟁에 참전하기 위해 태평양을 건너 정박한 오사카의 항구는 그가 2차 세계대전 때 한 두 개의 포탄을 떨어뜨렸던 곳이었다. 그래서 우드는 일본인들이 자신들을 증오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히려 친절한 대우를 받아 깜짝 놀랐다. 5년 만에 적에서 친구가 돼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우드는 오사카를 떠나 한국으로 출발할 때까지 어디로 가는지 몰랐다. 출발 전까지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가 참여하게 된 곳은 인천이었다. 인천상륙작전에 투입돼 그는 적군의 공습으로부터 보병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았다. 그렇게 압록강 초산에까지 이르렀다가 중공군의 기습을 받고 흥남으로 철수해 다시 부산에 도착하기까지 1년의 시간을 한국에서 보냈다. 우드의 수기 외에도 김경림의 ‘전쟁터에서도 삶은 이어진다’, 브라이언 패릿의 ‘어느 영국 군인의 비망록 :1952~1953’, 이일의 ‘60년 만의 귀환’, 기젬 딜렉의 ‘나의 영웅, 바하띤 할아버지의 전쟁’, 김준영의 ‘6·25전쟁은 ’북침‘이었다?’가 실려 있다.

박선영 (사)물망초 대표는 이 책의 서문에 ‘6·25는 ’잊혀진 전쟁‘이 돼서는 안 된다’며 ‘통일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6·25를 제대로 알고, 6·25로 인해 아직도 아픔을 겪고 계신 분들을 기억하며, 이제라도 그분들의 눈물을 닦아드려야 한다’고 발간 목적을 적었다.


정용승 기자 jeong_f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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