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경제란 없다
사회적 경제란 없다
  • 한정석 편집위원
  • 승인 2014.07.0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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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경제는 인류 행복을 위한 충분조건이 아니라 필요조건이다.”

자유주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은 한 대학 강연에서 그렇게 주장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빈곤을 몰아내는 데는 가장 좋은 제도이지만 그것만으로 인류는 행복해질 수 없기에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러한 차원에서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포퓰리즘 색채를 띠는 사회적 경제 기본법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등 67명은 지난 4월 ‘사회적경제기본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국가와 시장만으로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으므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모든 경제활동’을 사회적 경제로 정의한다. 또 사회적기업육성법, 협동조합기본법,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등 16개 개별법에 정의된 조직들도 ‘사회적 경제조직’으로 재정의하면서 국가의 지원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의 사회적경제기본법안이 포퓰리즘의 양상을 띠는 면은 지난해 12월 30일 새누리당 사회적경제특별위원회가 꾸려지고 불과 ‘석 달여 만에’ 법률안이 탄생했다는 점이다. 유승민 사회적경제특별위원장의 추진력을 한껏 띄우는 축사도 이어졌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당시 “유 위원장 같은 분이 있으니 새누리당의 미래가 밝다. 진정한 개혁적 보수주의자”라고 했고 황우여 대표는 “경제활성화와 경제민주화의 양 날개를 펴는 데 유 위원장이 역할을 해냈다. 민생을 살리고 경제적 불평등을 없애는 사회적 경제를 당론으로 채택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칭찬해 마지 않았다.

경제계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논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먼저 사회적경제기본법이 근본적으로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악’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대기업과 사회적기업을 인민재판식 대결 구도로 몰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신중섭 강원대 교수(윤리학)는 “사회적 경제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지적할 수 있는 것은 사회적 경제는 자유시장경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주장한다. 사회적 경제의 필요를 입증하기 위해 시장경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경제는 시장경제에 대한 반동의 측면을 지닌다고 보는 것이다.

신 교수는 자유주의 시민운동단체인 프리덤팩토리의 발제문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자유시장경제가 냉혹하게 무자비하다고 생각하기에 과거 원시공동체에 대한 갈망이 숨어 있지만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문명이 확장되고 시장경제가 도래하면서 경제는 원시적인 방식으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다.

자유경제원 송덕진 실장 역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법안은 시장경제체제를 사회적경제체제로 강제 전환을 의미한다고 비판하는 입장이다. 정부주도가 아닌 민간주도의 수익창출 모델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유경제원의 보고서는 ‘사회적’이란 사회주의의 용어로서 성장보다는 분배, 자유보다는 평등을 추구한다는 의미이며 사회적 경제란 결코 시장경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행 협동조합의 경우 정부보조금 없이 생존이 가능한 협동조합은 극소수다. 지자체는 협동조합에 2년간 최대한 8000만원까지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서울시는 4개 협동조합지원센터를 통해 협동조합 사업비의 80%까지 지원하고 있다. 이는 국민의 돈으로 특정조직을 지원하는 결과나 다름없다. 더구나 사회적 경제조직의 설립, 운영 과정에서의 정치적 오염이 문제로 제기된다. 이념 편향적 인사들이 지자체의 공공기관, 사회적기업지원센터,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의 이사장, 이사, 조합원으로 활동하며 반정부 활동을 벌이는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자유경제원의 지적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동조합 ‘몬두라곤’

사회적경제기본법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세계 최대의 협동조합기업 스페인의 몬두라곤을 예로 든다. 스페인 바스크 지역의 산골 마을에서 출발한 이 그룹은 일자리 8만여 개, 연 매출 19조원, 금융자산 33조원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 몬드라곤 협동조합은 70년이 걸렸다. 더구나 몬드라곤에는 스페인 바스크 지역의 독특한 공동체 문화인 ‘쿠야드리야’라는 것이 있다. 우리말로는 ‘평생을 함께 하는 친구들’이라는 뜻으로 이 바스크문화에는 누구나 태어나 자라면서 또래그룹으로 뭉친다.

이 쿠야드리야는 바스크인들에게는 가족과 같다. 그렇기에 서로 손해를 보더라도 서로를 돕는다. 한 사람이 한 사람을 돕는 것은 힘들지만 여러 명이 돕는 십시일반의 효과가 바로 몬두라곤 협동조합을 키워낸 힘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몬두라곤도 시장경제의 치열한 경쟁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몬드라곤그룹 소속 스페인 최대 가전회사 파고르가 파산 직전에 몰린 것이다. 파고르가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가면 충격이 몬드라곤그룹 전체에 파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몬드라곤은 세계 최대 협동조합그룹으로 27개국에서 약 8만명을 고용해 금융, 유통, 가전, 자동차부품 등 업종에 걸쳐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최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파고르의 폴란드 자회사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데 이어 프랑스 자회사 파고르브란트도 같은 절차를 준비 중이다.

물론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들이 모두 쓸데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인류의 행복을 위한 필수제도라는 점은 다시 말해 시장경제만 가지고 인류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시장경제에는 치열한 경쟁과 인센티브 그리고 혁신이 요구된다. 능력에 따른 대우가 창조적인 힘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협동조합은 분명히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대안은 될 수 없다. 하지만 사회적 약자들끼리 모여 서로를 돕는 공동체 정신으로 자활적인 사업을 꾸려 나간다는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다만 여기에 정부가 국민의 세금을 얼마나 지원해 줄 것인가라는 판단의 문제가 남는다.

설립 신고된 협동조합 중 절반은 개점휴업 상태라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다.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된 지 2년도 되지 않았는데 사람들은 벌써 협동조합 모델의 한계를 말하는 것이 현실이다.

경제적 양극화를 해소하고 사회적 약자들의 자활을 돕자면 그러한 사회적기업들은 차라리 대기업이나 우량한 중소기업들과 공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문제는 언제나 ‘일하겠다’는 사람들의 의지다.


한정석 편집위원 kalito7@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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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주횬 2014-07-18 16:4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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