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운동 뿌리 내리려면
보수운동 뿌리 내리려면
  • 미래한국
  • 승인 2014.07.11 11: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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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칼럼] 윤주진 자유공방 대표

윤주진
자유공방 대표

최근 지인들을 만나면 꼭 한 번씩 언급되는 연예인이 있다.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휘재 씨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예상치 못하게 쌍둥이 아버지가 된 나를 보면, 하루 종일 쌍둥이 육아에 지쳐 녹초가 된 이휘재 씨의 고단한 얼굴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다.

물론 나는 방송에 나오는 이휘재 씨처럼 전적으로 육아를 책임지지는 않는다. 어쩔 수 없이 대부분은 아내의 몫이다. 하지만 최소한 주말만큼은 육아를 함께 하려고 애쓰는데, 주말이 어떻게 그렇게 순식간에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쌍둥이 육아는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조금 더 과장을 보태면 차라리 회사가 평온하게 느껴질 정도다. 포기해야 할 것들도 당연히 많다. 친구들과 1박2일 어디론가 여행을 간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고, 챙겨야 할 모임이나 각종 세미나 등도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한국대학생포럼 대표를 맡은 이후 지금까지 나름대로 왕성하게 우파활동을 해온 탓인지, 지금의 삶이 뭔가 답답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일상의 무게는 무겁다.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아오신 부모님이 위대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런 일상 속에서 문창극 총리 후보의 사퇴를 바라봤다. 심각한 도덕적 흠결 때문도, 그 흔한 거짓말 때문도 아니었다. 친일이 아닌 사람을 친일이라고 말하고, 반민족이 아닌 사람을 반민족이라고 말하는 거짓된 공세를 끝끝내 이기지 못하고 낙마하고 만 것이다. 결국 보수는 문창극 후보를 지켜내지 못했다. 정당성 여부를 떠나 완벽한 패배다.

곰곰이 원인을 생각해봤다. KBS의 보도, 다른 언론들의 받아쓰기, 야권의 일방적인 공세, 새누리의 내부 분열과 자칭 합리적 보수의 굴복, 청와대의 소극적인 태도 등등, 문창극 후보 낙마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있었다. 하지만 보수진영이 이 모든 연쇄작용의 여러 시점에서 한 단계도 막아내지 못했다는 점 또한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만큼 견고하지 못했고 튼튼하지 못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래서 우리는 분노보다는 무기력을, 슬픔보다는 좌절을 느꼈다. 진실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갖고서도 번번이 패전을 면치 못하는 보수는 분명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진실’이슈 못살리고 잇따라 패배

앞서 언급했던 일상에 관한 이야기와 문창극 총리 후보 사퇴 문제. 다소 엉뚱해 보이는 논의의 전개이지만 사실 내가 말하고 싶은 부분은 바로 이 둘 간의 관계에 있다. 바로 ‘일상과 참여의 화해’다. 우리가 벗어날 수 없는 숙명으로서의 일상, 그리고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로서의 참여 사이에 조화를 이뤄내지 못한다면 결국 이와 같은 보수의 고질적 문제는 앞으로도 지속되지 않을까?

우리는 결코 일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먹고 사는 문제를 포기한 채 오로지 국가와 사회만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기란 쉽지 않고, 또 바람직하지도 않다. 과거 주권을 빼앗겼던 식민지시대나 민주주의가 짓밟혔던 암흑의 시대처럼 누군가에게 무조건적인 희생이 요구되는 시대가 아니다. 우리 대부분은 반복되는 경제활동과 생업에 매진하며 살아가기 마련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처럼 일상에 얽매여 있는 절대 다수가 바로 대한민국의 주권자인 국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이들의 참여와 관심을 얼마큼 이끌어내느냐가 결국 정치적 승리 여부를 결정짓는다는 점이다. 과거 소수 엘리트와 오피니언리더의 여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대중의 힘을 끌어오지 않는 이상 보수는 앞으로 영원히 희망이 없을 것이다. 제 아무리 뛰어난 장수와 무기가 있으면 무엇 하겠는가. 병력이 없는 군대는 힘이 없다.

그런데 오늘날의 보수정당, 그리고 보수운동은 대중과의 친화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보인다. 물론 새누리가 과연 보수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하고 있는지도 의문이긴 하지만, 적어도 새누리가 다른 정당과 차별적으로 주장하는 이념과 사상을 과연 시민들의 일상 속에 얼마나 뿌리내렸는지 의문이다. 매번 선거를 코앞에 두고 보여주기식 퍼포먼스만을 되풀이 할 뿐, 실제 당 조직의 역량과 자원은 전부 내 식구 챙기기에만 투자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한민국 최대 정당이지만 그에 걸맞은 대중적 기반은 상당히 허약하며, 그나마도 존재하는 기반이라 해봤자 정치적 이익에만 몰두하는 이들의 전유물에 불과하다.

‘일상’으로 파고 들어야 대중 호응

그리고 이 문제가 비단 정당에만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이 더 우리를 암울하게 만든다. 시민단체라는 이름의 운동들이 실제로 일상속의 시민과는 상당히 유리돼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예컨대 평일 오후 두 시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기자회견에 참여할 수 있는 대한민국 시민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그 기자회견이 불필요하다고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절대 다수의 시민들과는 친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정말 우리의 일상적 삶 속에서, 우리가 조금만 쉽게 시간을 내서 할 수 있는 그런 참여가 보수에서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필자는 SNS를 통해 가끔씩 모임을 주최하곤 한다. 특별한 프로그램이나 콘텐츠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보수적 정치관을 가진 시민들의 조촐한 식사 자리 정도다. 지난 6월 20일에는 약 서른 명 정도의 20~30대 분들이 참여했다. 그 자리에 온 이유는 단 하나다. 본인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친구가 되고 싶었던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건강한 보수, 탄탄한 보수는 바로 그러한 소소한 모임에서부터 비로소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시민들의 정치적 참여가 활발하면 활발할수록 그 사회의 정치는 선진적이라고 평가될 것이다. 보수 역시 마찬가지다. 보다 많은 시민들이 보수운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수록 보수는 더 건강하고 생산적인 이념으로 역할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리네 ‘일상’으로 파고들어야 한다. 매일매일 출근을 하고, 주말에는 쌍둥이 육아에 참여해야 하는 나도 부담 없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그런 정치 참여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윤주진 / 자유공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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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이 2014-08-05 17: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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