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 허용한 콜로라도의 ‘위험한 거래’
대마초 허용한 콜로라도의 ‘위험한 거래’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4.07.30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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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일 워싱턴주에서 대마초 판매가 시작되면서 사람들의 이목은 6개월 전인 지난 1월 1일부터 오락용 대마초 판매를 허용해온 콜로라도주에 모아지고 있다. 이번 11월 중간 선거에서 대마초 오락용 판매 합법화를 두고 주민투표를 할 예정인 오리건, 알래스카, 메사추세츠는 더 그렇다.

지난 6개월 간 콜로라도주에서 이뤄진 ‘대마초 실험’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오락용 대마초 판매에 따른 세입 증가다. 콜로라도주에서는 도매로 파는 대마초에는 15%, 소매로 파는 대마초에는 10%의 소비세가 부과된다. 1월과 2월은 각각 1400만달러의 세입이 있었고 4월에는 3월보다 15% 증가한 1900만달러로 계속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올 한해 세입은 1억3400만달러로 전망되고 있다. 당초 기대보다 40% 이상 늘어난 것이다.

세입 증가의 ‘유혹’

대마초 판매에 따른 세입 증가는 세금인상 등 정치가들이 유권자들에게 내놓기 싫어하는 정책들의 대안으로 주 정부와 정치인들이 거부하기 힘든 황금알이다.
당초 우려했던 대마초 오락용 판매에 따른 범죄율이 크게 증가하지 않았고 오락용 대마초를 구입하기 위해 타주에서 온 사람들이 대폭 증가하며 여행산업이 호황을 누리자 콜로라도주의 ‘대마초 실험’은 성공적이라는 관측들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대마초는 마약이라며 특히 청소년들이 중독돼 헤로인과 같은 더 심각한 마약까지 하는 등 부작용이 클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미국의 권위 있는 마약연구소인 마약중독국립연구소(NIDA)의 노라 볼코우 원장은 “10대들이 대마초를 하면 중독될 위험이 있다”며 “기억력과 학습능력 감퇴와 지능지수(IQ) 감소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볼코우 원장은 “10대들이 대마초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오락용 대마초 합법화 지지자들은 얘기하지만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미 고등학교 졸업 전에 대마초를 피워본 사람이 거의 절반이나 되기 때문에 그런 주장은 희망사항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녀는 대마초가 해롭다는 메시지가 나오면 소비가 줄어들 텐데 합법화는 그 반대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콜로라도 덴버의 한 길거리에서 대마초 판매를 위해 사인을 들고 홍보하는 사람

여론 지지 받는 대마초 합법화

미국에서 대마초 합법화는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다.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58% 미국인들이 대마초 합법화를 지지하고 있고 30세 이하는 2/3가 지지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정부까지 힘을 실어주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대마초가 술이나 담배보다 위험하지 않다고 말했고 연방 하원은 지난 5월 30일 역사상 처음으로 의학용 대마초 사용자에 대한 단속금지 법안을 채택했다.

이런 추세라면 동성결혼 합법화가 최근 10년 동안 급속히 여러 주로 확대되고 있는 것처럼 대마초 합법화도 그 뒤를 따를 수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인 마이클 거슨은 “시민들을 선도하기보다 시민들이 중독됐을 때 이익을 보는 데 집중돼 있는 정부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는 주정부가 도박장 확대와 대마초 합법화를 인정하면서 시민들이 능력과 자산을 키우기보다 도박과 대마초에 중독됐을 때 이익을 얻는 데 혈안이 돼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콜로라도주가 대마초를 통해 늘어난 세입 중 4000만달러를 공립학교 건설에 사용하겠다는 것은 그동안 강조해온 ‘마약 없는 학교’에서 ‘마약 자금을 받는 학교’로 바꾸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거슨은 “부모들은 정부가 책임 있고 성공적인 자녀를 키우는 데 필요한 문화적, 도덕적 규범을 강화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며 “일부 주에서는 오히려 그 규범을 훼손하면서 이익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애틀란타=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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