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에 대처하려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에 대처하려면
  • 미래한국
  • 승인 2014.08.0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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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주의에 빠져 있는 아베 일본 총리의 심술궂은 몽니와 혈맹 북한을 제쳐놓고 한국을 먼저 찾아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그리고 근심어린 눈초리로 한국을 바라보고 있는 우방 미국 사이에서 지정학적 입장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하는 대한민국은 옛것을 살피고 생각하는 온고지정(溫故之情)의 마음이 필요한 때다.

온고지신(溫故知新)해야

옛것을 연구해 새로운 지식이나 도리를 찾아야 하는 온고지신의 마음으로 우리는 우리의 아픈 역사를 또다시 되풀이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미국 상선 제너럴 셔먼호가 1866년 8월 평양 대동강에 나타나 항해 목적을 모호하게 하면서 무장한 채 27일간 버티다가 조선 군졸들의 반격을 받았다. 통상은 거절됐다. 동승했던 런던 선교회에서 파송 받고 그 배의 통역으로 있던 로버트 토마스 선교사의 종교의 전파가 목적이 있었던 것도 거절당하고 마침 대동강의 수위가 갑자기 줄어 셔먼호는 좌초했다. 평양 수비군들이 운반선 서너척에 화약과 인화물을 가득 싣고 상류로부터 불 질러 셔먼호 쪽으로 내려 보내 셔먼호는 화염에 싸이고 토마스 선교사와 선원들은 군민에 의해 모두 타살되고 말았다. 상선의 모양이 군사용처럼 보였다는 이유로, 그리고 무장을 했기 때문에 무엇보다 쇄국정책이라는 엉뚱한 외교정책이 대원군에 의해 천명됨으로써 우리나라가 은둔의 나라로 빠져 들어가는 구실을 삼았다.

일본은 벌써 개국을 국시로 밀고 나가며 구미제국과 조약을 체결했다. 일본은 조선에 대해 종래의 보수적인 쇄국퇴영의 비(非)를 버리고 적극 외교에 나설 것을 권면했다. 일본의 야심적인 외교 절차로 미국은 일본의 조선에 대한 태도를 시인해 주고 더 밀어 주기로 한 것이다. 미국 정부의 태도는 1905년이나 1910년만이 아니라 1867년 12월에도 나타나 있었다.

대동강에서 미국 상선이 소실된 지 5년이 지나서 1871년 3월 북경 주재 미국 공사가 그 해명을 요구해 왔을 때 누차에 걸쳐 진술한 바 있으므로 다시 변설이 필요 없다는 답만을 줬다. 그렇지만 미국은 이에 만족치 않고 미국 극동함대 5척을 이끌고 그해 5월 영종도를 거쳐 광성진에 진출했다. 미국 전사상 가장 작은 전쟁으로 기록될 만큼 부질없이 맹목적인 파괴와 살상을 감행하고 퇴거한 사건으로 기록된 역사다.

운양호를 몰고 온 일본과 1876년 3월에 강화조약을 체결한 후 미국, 영국, 독일, 러시아 같은 구미 각국의 압력에 수호조약을 맺은 조선은 수동적으로 은둔국가의 고립에서 벗어나게 된다. 황망한 새 정세에 기댈 곳 없는 서러움을 안은 듯한 처량한 신세가 돼 버린 이 나라를 외국의 경제력, 군사력, 정치력의 난무에 초점 없는 눈길로 관망만 하고 있을 뿐이었다.

일본과 중국은 우리의 우방인가

올해가 청일전쟁 120주년, 갑신정변 130주년이 된다. 일본과 중국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웃이다. 때로는 우방도 됐다가 때로는 원수로 변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을 제쳐 놓고 우리나라를 먼저 찾아 온 것을 보고 너무 감격해 하지 말자. 미국이 일본을 앞세워 중국에 위협을 가하는 마당에 한국이라도 손을 잡고 가게 해야겠다는 계산이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일이다. 일본이 셔먼호 사건을 빌미로 한국에 발을 딛기 시작한 것처럼 아베 총리가 중국의 팽창을 저지하기를 바라는 미국의 입장을 부추기면서 집단자위권을 천명하며 유엔 헌장에 보장된 권리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믿을 수 있는 나라’ ‘합리적인 나라’라는 평가를 얻지 못했다면 미국, 영국, 호주가 그리고 러시아도, 피해를 보았던 필리핀, 동남아 국가들까지도 환영할 수 있겠는가? 반대하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밖에 없다. 일본의 집단자위권, 북일회담을 통한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시비와 비난을 하기 전에 우리도 미국, 영국, 프랑스처럼 국제사회에서 경제와 군사대국이 될 뿐 아니라 신뢰와 존경받는 나라가 되는 것이 나라를 살릴 길이다.

 

이종윤 상임고문
한국기독학술원 원장
서울교회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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