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쌩얼’볼 준비 되셨습니까?
조선의 ‘쌩얼’볼 준비 되셨습니까?
  • 미래한국
  • 승인 2014.08.0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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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_편집위원의 선택] <노컷 조선왕조실록> (김남 著 어젠다)
<노컷 조선왕조실록> (김남 著 어젠다)

“조선의 양반들은 평민에게 가혹한 폭정을 가한다. 돈이 없으면 평민에게서 착취, 약탈, 불법구금을 하는데, 그런 것을 아무도 제지하지 못한다. 관리나 수령 등 양반들은 논이나 집을 사고도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 이것이 관습이다.”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조선 침탈을 합리화하기 위해 남긴 기록이 아니다. 조선에 대해 동정과 애정을 아끼지 않았던 서양 선교사들의 기록이다. 그것도 그 기록의 극히 일부일 뿐이다. 이것이 소위 ‘조용한 아침의’ 어쩌고 하던 나라의 민낯이다. ‘노컷 조선왕조실록’이라는 책에서 인용한 것들이다.

“나라가 나라가 아닙니다. 이야말로 진실로 나라가 아닙니다. 날로 심하게 썩어 하루가 다르게 붕괴되어 가는 큰 집에 불과합니다. 기둥을 바꾸면 서까래가 내려앉고 지붕을 고치면 벽이 무너지는, 어느 대목도 손을 댈 수 없는 집입니다.”

이 피가 끓듯 한 토로는 임진왜란 18년 전인 1574년 율곡 이이가 조정에 올린 상소 <만언봉사(萬言封事)>에 나오는 대목이다. 해마다 수만 명씩 “굶어죽고 병들어 죽는 시체 왕국”, 저자는 조선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렇게 지냈다며 개탄하고 있다. 특히 현종(1641~1674) 때는 흉년이 거듭돼 끝없이 사람들이 죽어나갔다. 그런데 이 현종 때 조정은 죽은 왕을 위해 상복을 1년을 입느니 3년을 입느니 하는 ‘예송논쟁’으로 재위 15년 내내 날밤을 지새웠다.

말기인 고종 때에 이르자 사정은 더 처절해졌다. 당시 조선 백성들은 하루에 한 끼를 먹는 게 전부였다. 당시 조선에 들어왔던 선교사들은 선교 여행을 다니면서 조선 백성들과 똑같이 하루 한 끼 밖에 먹지 못해 그것이 큰 괴로움이었다는 기록을 남기고 있다.

영정조 르네상스? 그런 건 없었다. 조선에서의 자본주의의 맹아? 턱도 없는 얘기다. 조선조말 선교사들의 기록에 따르면 조선 어디에고, 심지어 한양마저 제대로 된 길조차 없었다. 길도 마차도 없어 운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나라에서 시장이 제대로 성장할 까닭이 없었다.

조선은 왕조 역사 5백년을 자랑한다. 그러나 조선은 처음부터 내내 중국의 속국이었다. 그래도 독립은 유지하지 않았냐고? 처음에는 명나라에, 이어서는 청나라에 머리를 한껏 조아리고 때마다 공물을 바치고 처자들을 공녀로 갖다 바치는 나라, 중국 황제를 그토록 극진히 받들어 모시는 나라를 직접 점령해 부담을 안아야 할 까닭이 있을까?

부끄러운 역사지만 그게 실제 ‘무삭제 조선의 역사’다. 못난 몰골이다. 하지만 그래도 버릴 수 없는 우리의 역사다. 그것을 솔직하게 직시해야 한다. 그래야 오늘날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고 있는 이 대한민국이 얼마나 소중한 나라인지 더 뼈저리게 깨달을 수 있다.


이강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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