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성경적 사업가’의 죽음
어느 ‘성경적 사업가’의 죽음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4.09.23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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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리포트] 맥도날드 제친 칙필레 창업주 트루엣 캐시 향년 93세로 사망
트루엣 캐시 칙필레 회장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8일 인터넷 판에서 미국의 대표적 치킨 패스트푸드 회사인 칙필레(Chick-fil-A) 창립자 트루엣 캐시(Truett Cathy) 회장의 사망 소식을 보도하며 기사 제목을 다음과 같이 달았다. “왜 칙필레는 일요일마다 문을 닫는가?”

신문은 이 제목 아래에 소제목으로 캐시 회장의 답을 달았다.

“그것은 하나님에 대한 무언의 증언이다.” 칙필레는 치킨을 파는 패스트푸드 회사이면서도 일요일에는 문을 닫는다. 패스트푸드점 연 매출액의 약 14%가 일요일 장사에서 나온다고 하는데 칙필레는 1946년 창립된 후 지금까지 일요일이면 문을 계속 닫아왔다. 그럼에도 칙필레는 창립 후 지난 2013년까지 47년 동안 연 매출액이 매년 증가, 2013년 기준으로 워싱턴 DC를 비롯한 40개주에 1800개의 지점을 두고 5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2010년에는 한 점포당 매출액에서 패스트푸드 업계의 거인인 맥도날드를 제쳤다.

사람들은 칙필레가 일요일에 문을 닫고도 어떻게 성공적으로 사업을 하는지 궁금해 했고, 이내 칙필레는 세계의 우수한 경영대학원의 연구 대상이 됐다. 칙필레가 일요일에 문을 닫는 것은 지난 8일 93세의 나이로 타계한 고(故) 트루엣 캐시 회장의 신념 때문이다. 기독교인인 트루엣 캐시 회장은 “일요일에 문을 닫는 것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우리의 방법이고 사업보다 더 중요한 것에 우리의 관심을 집중하도록 하는 방법”이라며 이 방침을 “자신이 내린 최고의 사업 결정”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사람들이 일요일에 북적거리는 쇼핑센터에 가면 칙필레는 닫혀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것은 무언으로 하나님을 증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일요일엔 문 닫는 치킨집 ‘칙필레’

이와 같은 용기 있는 결정에 그는 ‘용기 있는 기독교 사업가’라는 칭송을 받는다. 저서 ‘목적이 이끄는 삶’으로 유명한 새들백교회의 릭 워렌 목사는 트루엣 캐시 회장이 “주일에는 일하지 않는다는 기독교인의 신앙을 지킨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베스트셀러 ‘GOD IS MY CEO’의 저자 래리 줄리안은 “트루엣 캐시 회장을 보면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그렇게 하지 말라는 세상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신앙을 따르는 용기를 갖고 있다는 것”이라며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일요일에 문을 닫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하지만 트루엣 캐시 회장은 그날이 안식일이라는 주장을 관철했다”고 말했다. 성경적 원칙에 따라 사업을 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람으로 칭송되고 있는 것이다. 칙필레는 회사의 목적을 “우리에게 맡겨진 모든 것을 충실히 완수하는 청지기가 돼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칙필레와 관계되는 모든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라고 동패에 새겨 회사 입구에 세워두고 있다.

트루엣 회장은 “나는 기독교와 좋은 사업이 충돌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사람들은 사업과 기독교를 섞을 수 없다고 말하지만 나는 그것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칙필레는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마태복음 7장 12절 말씀대로 손님을 대접하고 ‘1마일 가자고 하면 2마일을 더 가라’는 예수님의 말씀대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자사의 방침을 밝힌다.

실제로 칙필레 매장에 방문한 많은 고객들은 항상 상냥하게 웃는 종업원들의 친절에 감동을 받는다. 늘 청결한 식당에는 테이블마다 생화가 놓여 있고 종업원들은 수시로 다가와 필요한 것이 없느냐고 묻는다.

여성 고객들이 테이블에 앉을 때에는 의자를 빼주고 애완동물을 위해 치킨 조각을 주기도 한다. 유력한 외식업체 평가회사인 자갓(Zagat)은 몇 년 전 칙필레를 최고의 패스트푸드 기업으로 선정했다. 칙필레는 음식, 시설, 서비스 등 11개 분야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는데 특히 서비스 분야는 단연 1위였다.

성경에 기초한 5개 사업 원칙

트루엣 캐시 회장이 밝힌 사업 성공 비결 5가지 역시 성경적 원칙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첫째, 정성과 확신을 갖고 사업을 해라. 둘째, 직원들이 회사에 충성할 수 있는 충성 효과를 만들라. 셋째, 최대의 친절로 손님을 잃지 말라. 넷째, 이익보다 원칙과 사람을 우선해라. 다섯째, 일요일에는 문을 닫으라. 트루엣 회장은 이렇게 번 돈을 사회 각지에 기부해 직원들의 학업 지원에만 지금까지 3200만달러를 사용했다.

1984년에는 윈셰이프(WinShape) 재단을 설립해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 매년 1만8000여명의 청소년들이 여름마다 캠프에 참여하고 있다. 2003년에는 조지아 롬에 위치한 베리 대학에 윈셰이프 휴식센터를 설립해 이혼 직전의 부부들의 관계를 회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트루엣 회장은 “나는 바른 순서 안에서 우선순위를 지켰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우리는 변화하는 세계에 살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가 사망한 후 그의 웹사이트(www. truettcathy.com)에는 트루엣 회장의 이름과 얼굴 사진 사이에 ‘A good name’이라는 표현이 기재됐다. 이는 그가 초등학교 때 이후 늘 붙들고 있었던 성경의 잠언 22장 1절에 나오는 표현이다. “많은 재산보다는 명예를 택하는 것이 낫고, 은이나 금보다는 은총을 택하는 것이 낫다.” 많은 미국인들은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미국 75대 부자 중 한 사람으로서 트루엣 회장이 보유했던 65억달러의 자산을 말하기보다는 성경의 원칙을 용기 있게 지킨 모범적인 기독교인을 잃었다며 “칙필레가 계속 일요일에 문을 닫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미국인들도 많다. 생전의 바람대로 변화하지 않는 성경의 진리를 우선적으로 지킨 사람으로 기억되는 명예를 얻은 셈이다.

 

워싱턴=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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