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따돌릴 기술경쟁력 키워야
중국 따돌릴 기술경쟁력 키워야
  • 미래한국
  • 승인 2014.10.2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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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김성은 편집위원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

각종 여론조사에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은 지속적으로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들이다. 9월 첫째주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수행평가 중 경제 정책에 대한 긍정 평가가 5%에 지나지 않았고, 부정 평가와 동일한 수준이다.

고용률 70%를 공약한 박근혜정부의 일자리 창출 핵심 정책은 일자리 나누기ㆍ시간제 일자리와 서비스산업 육성이다. 특히 의료와 관광, 금융, 소프트웨어 등 서비스산업이 경제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올인하고 있다.

IT강국, 우수한 인재풀, 한류 확산 등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음에도 서비스산업이 발전하지 못하는 주요 원인으로 각종 규제가 지적됐고, 7시간에 걸친 끝장 토론이 생중계되기도 했다. 서비스산업과 관련된 규제 개혁 법안들이 국회에서 표류하면서 정부는 비상대책까지 논의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경제를 살리는 "지도에 없는 길을 가겠다"며 약 41조원을 풀어 소비를 확대하겠다고 천명했다. 주택ㆍ건설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부동산 관련 규제 대못을 제거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했다. 원화가치 상승으로 수출 기업 가격경쟁력을 염려하는 정부 경제팀과 동조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박근혜정부의 야심 찬 경제 드라이브에도 불구하고 한은이 밝힌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6%로 7분기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때늦은 감이 있는 양적 완화와 서비스산업 육성만으로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까.

금융위기 이후 역사적 기록을 경신한 경상수지 관련 지표는 고환율과 견고한 대중국 수출 성과에 기인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년 중국에 대한 우리나라 수출 비중은 26.1%로 미국 유럽 일본을 다 합한 비중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우리 경제의 중국 의존도는 매우 높다.

그러나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현격히 줄어들면서 중국 자급률이 높아지고 있다. 오히려 중국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서 저가 중간재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중국 수출로 승승장구하던 기업들이 갑자기 중국 주문이 급감하자 도산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기도 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10대 주력 대중 수출 품목 가운데 이미 4개 제품 수출액이 작년보다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대기업조차도 중국 후발주자의 추격과 중국 기업의 불공정거래로 사면초가에 놓이고 있다. 중국의 역습이 시작된 것이다.

우리 제조기업 기술경쟁력에 경고등이 켜졌다. 단가 인하 압력에 시달려온 중소 협력업체는 연구개발 여력이 떨어지고, 규모의 경제도 확보하기 어려웠다. 심혈을 다한 연구개발로 어렵게 지식재산권을 갖게 돼도 방어하기 쉽지 않다. 침해당해도 승소율과 보상금이 턱없이 낮은 데 비해 소송 비용은 엄청나다. 지식재산권을 제값을 주고 사는 게 정신 나간 짓이고, 베끼고 보는 게 남는 장사다. 이런 환경에서는 우수한 인재들이 과학과 공학을 기피하게 되고, 한국을 외면하게 된다.

게다가 중국 기업들이 국내 시장 지분 확보를 목표로 자국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들어오면 이는 또 다른 단가 인하 압력 기회가 돼 국내 중소 협력업체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된다. 게다가 노동 정책 등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강화돼온 규제들이 열악한 중소기업 경쟁력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동반성장과 상생협력을 할 수 있는 국내 협력기업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중국 기업들에 포위되기 전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제조 산업에서 중국에 덜미를 잡히면 우리 경제의 유일한 대안은 중국의 서비스 국가가 되는 것이다.

서비스산업 육성도 중요하지만 현실을 직시하고 제조 산업 기술경쟁력 제고를 위한 특별 조치를 병행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점이다.

본 칼럼은 김성은 편집위원이 <매일경제>에 기고한 글 입니다.

김성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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