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한 교회에 던지는 자성의 메시지
타락한 교회에 던지는 자성의 메시지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4.11.26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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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 <제자 옥한흠>
 

사랑의교회 고(故) 옥한흠 목사의 일생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제자 옥한흠’이 개봉됐다. 한국의 개신교인들은 고(故) 한경직 목사 이후 가장 존경받는 목회자로 옥한흠 목사를 꼽고 있다.

이처럼 높이 평가받는 인물의 삶을 조명해 볼 수 있는 독립영화를 제작해 일반에 공개한다는 사실에 대체로 환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려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런 사람들의 우려 가운데 첫 번째는 ‘인간’ 옥한흠 목사를 신격화시키는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현재 혼란의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랑의교회의 분열 조장을 목적으로 옥 목사의 모습을 그려낸 영화일 수도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영화 ‘제자 옥한흠’은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바를 불식시킬 만큼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한 인간을 조명하면서, 더불어 부패한 교회를 직설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제작자인 김상철 감독이 “혼이 나는 영화”라고 표현한 것처럼, 한국 교회 모두를 향해 채찍을 가하는 영화다.

이 영화를 본 신앙인들 중 대다수는 옥한흠 목사가 그립다는 후기를 내놓았다. 현재 한국 교회는 도덕적 부패, 정치화, 권위 의식 등 타락한 모습으로 인해 사회로부터 강한 지탄을 받는 처지에 놓여 있다.

따라서 대형 교회 목사로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겼던 고인의 삶에 대한 그리움은 자연스러운 것인지도 모른다. 고인은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예수를 따랐던 초대교회 교인들과 사도 바울을 비교 준거로 삼고 따르기 위해 평생 고통스러운 노력을 했다.

이는 한국 교회의 많은 목회자들이 자신을 다른 목회자들과 비교하며 교회의 외적 성장만을 경쟁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것과 극명한 대비가 되는 목회의 본질이다.


예수의 제자로 살아가는 삶 조명

영화는 사랑의교회의 성장 스토리가 아닌 ‘예수의 진짜 제자’가 되기 위해 혹독한 기준으로 자신을 채찍질하며 살아온 고인을 삶을 조명한다. 이것이 바로 개신교인들이 ‘제자 옥한흠’을 그저 고인 추모 영화로 감상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되는 진짜 이유이다.

영화 기획 의도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김상철 감독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영화는 옥한흠 목사 한 인물에 대해 다루지만 한국 교회 모두를 향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옥한흠 목사가 본인의 모든 것을 버리고 죽기까지 예수를 따른 근원적인 이유를 깊이 생각하고, 예수의 제자로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좁은 길인지 함께 고민하면서 이 영화를 감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다행히도 영화를 본 관객들 중 적지 않은 이들이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예수님의 제자로 살기 위한 삶, 예수를 따르는 삶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고 말하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영화를 두고 분열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제자 옥한흠’은 개봉 후 21일 차를 기준으로 올해 개봉한 독립영화 중 가장 많은 관람객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제자 옥한흠은 상영관을 점차 확장하며 일반 영화관에서는 올해 12월 이후까지도 상영될 전망이다.

하지만 항간에는 영화가 개봉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조기 종영됐다는 유언비어와 함께 영화 상영 반대 움직임이 있었다.

김상철 감독은 두 가지의 방해 세력이 존재한다고 이야기했다.

첫 번째는 한국 교회를 비판하는 비기독교인들의 폄하다. 한국 교회는 현대 사회에서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하고 수많은 오염과 타락의 모습으로 세상에 큰 실망을 남겼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으로부터의 비판은 달게 받고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문제는 두 번째다. 상영 중인 영화가 스크린을 내렸다는 유언비어를 조직적으로 퍼뜨리는 이들이, 다름 아닌 현재 사랑의교회 담임목사인 오정현 목사를 자칭 ‘지지하는 세력’에 의해 퍼져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오정현 담임목사를 향한 비난을 쏟아내는 이들도 있었다. “정작 이 영화를 봐야 할 사람은 새로 지은 교회의 가장 좋은 방에 있는 사람”, “영화에 오정현이 출연하는 건 옥의 티다”라고 하는 등 현재 혼란 상황에 놓여 있는 사랑의교회의 오정현 목사를 질타하는 매개체로 영화를 이용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다.

김상철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 때 사랑의교회가 화합이 되면 좋겠다는 기도 제목이 있었습니다만…”하고 말하며 씁쓸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제작자의 기도가 온전하게 이뤄지지 않았는지 자신을 돌아보기는커녕 오히려 남을 비난하기에 몰두해 있는 한국 교회의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 환하게 웃고있는 생전의 故 옥한흠 목사와 오정현목사


“하나님, 이놈이 죄인입니다”

고 옥한흠 목사는 지난 2007년 한국 교회 100주년 기념 예배에서 “하나님, 이놈이 죄인입니다”라며 피를 토하듯 부르짖는 기도를 했다. 예수를 닮기 위해 가장 몸부림쳤던 목사의 고백은 당시 무너져가는 한국 교회에 큰 경종을 울렸다. 이것은 영화 ‘제자 옥한흠’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기도 하다.

한국 교회의 문제는 한국의 개신교인 모두의 문제이다. 타락한 목회자, 권위 의식에 빠져 있는 장로, 거짓된 집사, 예배와 삶이 다른 성도의 모습이 현재의 ‘한국 교회’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금 한국 교회 구성원에게 필요한 것은 “이놈이 죄인입니다”의 고백이다.

지금 이 글을 쓰는 ‘기자놈’부터 거짓된 삶을 살아온 죄인임을 진정 참회하며 통탄의 고백을 한다. 한국의 교회된 개신교도 모두는 ‘저놈’이 아닌 ‘이놈’이 죄인임을 인정하고 통회하며 무릎을 꿇어야 한다. ‘제자 옥한흠’은 그동안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한국 교회가 세상을 향해서 반성을 하고 있다는 하나의 공동 메시지가 돼야 한다.


이성은 기자 nomadworker@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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