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제스·하이에크처럼 말하고 다닌 정주영의 기업가 정신
미제스·하이에크처럼 말하고 다닌 정주영의 기업가 정신
  • 미래한국
  • 승인 2014.11.2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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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

자유경제원(원장 현진권)이 11월 26일 (수) 오후 여의도 자유경제원에서 개최한 제5차 기업가연구회에서는 현대그룹 정주영 창업회장의 기업가 정신에 대한 연구가 진행됐다.

자유주의 학자 및 저술가 20여명이 모여 지난 10월부터 한국의 기업가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한국 경제를 견인해온 선도적 기업가들의 업적에 대한 연구를 순차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해오고 있다.

정주영 회장에 대한 발표를 담당한 김이석 소장(시장경제제도연구소)은 정주영 회장의 기업가 정신에 대해 “불확실성에 대한 감당과 도전 정신으로만 분류해서는 진정한 그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정통 오스트리아학파의 이론을 토대로 정 회장의 기업가 정신을 분석했다.

김이석 소장은 “자본, 기술, 경험 그 어느 하나도 갖춘 적 없었던 시절 정주영 회장이 불가능해 보였던 일들을 성취할 수 있었던 것은 이윤 기회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도하지 않아 기회를 날리는 ‘지나친 비관의 오류’를 극복했기 때문이었는데, 이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날카로운 예지력과 실천력이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현대조선을 시작할 때 … 모든 사람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가운데 출발했습니다만 처음부터 세계를 상대로 자유경쟁을 했기 때문에 조선공업은 급진적으로 발전했습니다. 거기에 비하면 자동차 산업은 그 역사가 조선보다 훨씬 오래지만 처음부터 정부의 행정주도로 허가제 아래서 경쟁을 억제하고 보호•육성되기 때문에 국내시장 위주로 이권화되어 있는 것은 물론이고 국제경쟁력이 거의 배양되어 있지 않습니다. 어느 산업이고 자유경쟁 속에서만 질과 가격에 있어서 국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1984년 자동차협회의 조찬회에서의 정 회장의 위의 연설을 소개한 김이석 소장은 “이는 국내시장 보호를 통한 이권 추구보다는 시장경쟁을 통한 발견의 과정에서 진정한 기업가 정신이 길러진다는 오스트리아학파의 이론에 그대로 맞아 떨어지는 훌륭한 경험적 증언”이라 하면서 “말하는 것이 마치 미제스나 하이에크 같다”고 평했다.

이어 정주영 회장이 △1940년대 중반 ‘아도서비스’라는 자동차 수리공장을 할 당시 하루라도 빨리 수리를 해서 타고 다니고 싶어 하는 차주들의 상대로 더 빨리 수리를 해주고 더 많이 받는 전략을 세운 것과, △1952년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 당선자 방한 차 한겨울에 미군 묘지에 잔디 입히는 일을 발주 받은 뒤 일단 파란 풀로만 덮으면 된다는 확인을 받은 후 트럭 30여대를 동원해서 밭에 나있는 보리 싹을 사다가 심어서 행사를 무사히 마친 후 겨울이 지나자 보리를 전부 갈아엎고 다시 잔디를 심어 마무리한 일화를 통해 정주영 회장 특유의 이윤 기회에 대한 기민성(alterness) 즉 소비자들의 필요(시장)를 읽는 눈을 소개했다.

자동차 수리업 중에 월말 결산에서 자신이 받는 것 보다 차원이 다른 거액을 받아가는 건설업자들을 보고는 곧바로 ‘현대건설’을 시작한 점과, 자본력의 미국, 경쟁력의 일본, 소형차의 유럽이 각축하는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우수한 기능공과 외국인 기술자의 조합을 통한 자동차 산업에의 집중을 강조한 점은 정주영 회장이 정보에 매우 민감했을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그것을 얻기 위해 기꺼히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도 잘 알고 있었다고 평했다.

직원들을 교육·훈련시키는 방법에 있어서도 정주영 회장은 사람들을 시장경쟁의 현실을 혹독하게 내몰아 믿을 만하도록 성장시킨 (불확실성을 극복 한) 뒤에 신뢰를 하는 매우 인상적인 방법을 썼는데 김 소장은 다음과 같은 정 회장의 발언을 소개했다.

“회사에서 구성원들에 대한 신뢰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덮어놓고 신뢰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결국은 정말 믿을 만한 사람을 키워내기 위한 훈련이 필요합니다. 당장 저 사람을 믿고 못 믿고의 문제가 아니라, 저 사람을 훈련시키고 독려하면 믿을 수 있는 ‘진짜 일꾼’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 진정으로 중요한 것입니다. 『정주영 경영을 말하다』 (27-28)

이어 김 소장은 “정주영 회장은 관습적 사고에서 탈피하려는 노력에서 유난히 많은 성공사례를 만들어낸 기업가로 거의 독보적”이라 평가하면서 “정주영 회장의 기업가 정신은 이윤기회를 민감하게 포착하는 가격중재(price-arbitrage)형 기업가라기보다는, 가격과는 다른 차원에서의 이윤기회에 기민성을 발휘하는 혁신(innovation)을 행하는 슘페터형 창조적 파괴자라고 볼 수 있다”고 정리했다.

따라서 “정주영 회장의 ‘이봐 해봤어’라는 말은 도전하라는 의미이기 보다는 실제로 성공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 된다고 생각하는 관습(慣習)의 포로가 되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라고 지적하며, “정 회장의 이 같은 강조는 많은 이들로 하여금 지나친 비관의 오류를 극복하게 해서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온라인뉴스팀 webmaster@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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