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들의 반발로 크리스마스가 사라지는 미국
무슬림들의 반발로 크리스마스가 사라지는 미국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4.12.0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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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 공립학교의 1년 공식 스케줄에는 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휴일들이 정리돼 있다.

2013~2014년 학교 스케줄의 경우 2013년 9월 5일은 유대교 명절인 로시 하샤나(Rosh Hashanah, 유대교 기준 새해 첫날)이기 때문에 휴일이고, 2013년 12월 24일과 25일은 크리스마스 때문에 휴일이다. 2014년 4월 18일과 21일은 부활절이라 학교는 문을 닫는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 몽고메리 카운티 공립학교 1년 공식 스케줄에서 크리스마스, 부활절 및 유대교 명절인 욥 키퍼(Yom Kippur, 속죄일)와 로시 하샤나라는 명칭이 삭제된다. 몽고메리 카운티 교육위원회는 지난 11월 11일 7대 1의 표결로 이같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발단은 몇 년 전부터 계속된 카운티 내 무슬림 커뮤니티의 항의 때문이다. 이들은 기독교 명절인 크리스마스와 부활절, 유대교 명절인 욤 키퍼와 로시 하샤나처럼 이슬람의 양대 명절인 에이드 울피트르(Eid ul-Fitr, 금식월(라마단) 마지막 날)와 에이드 울-아다하(Eid ul-Adha, 메카 순례 마지막날)도 학교 공식 스케줄에 넣어서 휴일이 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기독교와 유대교 명절은 학교에서 휴일로 지키면서 왜 이슬람 명절은 지키지 않느냐며 동등한 대우를 요청해온 것이다.

무슬림 커뮤니티는 내년에 유대교 명절인 욤 키퍼와 이슬람 명절인 에이드 알 아다하가 같은 날인 9월 23일인데 학교 공식 스케줄에는 이날을 욤 키퍼 휴일이라고 명명하고 옆에 에이드 알 아다하도 같은 날이라고 참고 표기한 것은 불공정하다며 ‘욤 키퍼/알 아다하 휴일’로 병행 표기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몽고메리 카운티 교육당국은 무슬림 커뮤니티의 이 불만에 크리스마스, 부활절, 욤 키퍼를 학교 휴일로 삼은 것은, 종교적인 이유로 이날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 기간에 학생 및 교직원들의 결석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해 왔다.

이에 무슬림 커뮤니티는 지난해 9월 이슬람 명절인 에이드 알 아다하에 무슬림 학생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도록 해 이날 얼마나 많은 학생과 교직원들이 결석하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이날 학생과 교직원 결석률은 5.6%, 5%로 그 이전 주보다 약간 높았을 뿐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럼에도 무슬림 커뮤니티의 요구와 항의가 계속되자 몽고메리 카운티 교육위원회는 학교 달력에 아예 종교 명절의 명칭을 다 삭제하는 것으로 이번에 결정한 것이다.

▲ 미국 내 무슬림들이 2009년 9월 워싱턴 DC몰에서 기도집회를 하고 있다.


무슬림을 키우는 오바마의 친 이슬람 정책

반발은 거셌다. 무슬림들의 요구에 크리스마스, 부활절을 갖다 버렸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무슬림 커뮤니티는 이것은 자신들이 원했던 것이 아니라고 반발했다.

학교 공식 스케줄에 이 명칭들을 삭제해도 학생들은 지금처럼 기독교와 유대교 명절에는 학교를 가지 않을 것이지만 무슬림 명절에는 이전처럼 학교를 가야 하기 때문에 동등하게 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미국 사회에서 커가는 무슬림 커뮤니티의 영향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에는 약 700만명의 무슬림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전체 인구의 약 3%에 불과하지만 미국 내 무슬림 커뮤니티의 커밍아웃은 최근에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 내 이슬람 커뮤니티의 커밍아웃은 오바마 대통령의 친(親) 이슬람 정책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 내 최대 이슬람옹호단체인 ‘미국-이슬람 위원회(Council on American-Islamic Relations, 약칭 ‘CAIR’)’는 2010년 6월 오바마 대통령의 카이로 선언 1주년을 맞아 그 선언 후 미국에서 무슬림과 이슬람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찬사를 보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6월 4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이슬람의 부정적 이미지와 맞서 싸우는 것이 미국 대통령의 책임 중 하나라고 말하는 등 친 이슬람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무슬림 커뮤니티의 커밍아웃과 함께 미국 사회에서는 미국의 이슬람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람은 여성 언론인 출신인 브리짓 가브리엘이다.

레바논에서 태어난 가브리엘은 기독교인으로 어려서 이슬람 무장세력이 동네를 파괴하고 테러를 자행해 늘 방공호에서 생활했다. 그녀는 나중에 미국으로 이민을 왔지만 자신의 새로운 나라 미국이 레바논처럼 급진 이슬람에게 넘어가고 있다며 ‘Act! for America’라는 단체와 책을 통해 이슬람의 실체를 소개하며 ’반 이슬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가브리엘은 미국이 이슬람화되고 있는 증거로 미국에서 붙잡힌 테러리스트들 중 75%가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들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에서 태어나 이슬람 가정에서 자라거나 혹은 이슬람으로 개종한 사람들이 테러리스트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가브리엘은 그 이유에 대해 미국의 각 분야가 이슬람 세력의 영향권 안에 있기 때문이라며 한 예로 교육 분야를 소개했다. 석유로 돈을 번 중동국가들이 미국 각 대학에 돈을 대면서 아랍인 교수를 파견해 학생들을 반미, 반이스라엘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가브리엘은 “이슬람 급진세력은 전 세계가 샤리아법에 따라 다스려지는 하나의 질서를 꿈꾸며 미국과 서구에 침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코란과 이슬람의 창시자 마호메트의 가르침으로 구성된 샤리아법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수단 등에서 최고의 법으로 인정되고 있다.

샤리아법에 따르면 공격적 지하드는 종교적 의무이고 이슬람을 모욕하거나 배교하면 최고 형벌로 처벌받으며, 여자는 남자 없이 집 밖으로 나갈 수 없고 남자에 불복종하는 여자는 구타하도록 돼 있다. 어린이의 강제결혼과 노예제, 간음자에 대한 돌투석은 합법이다.

유럽에서는 무슬림이 늘어나면서 기존의 성문법이 있음에도 이 샤리아법 적용을 용인하는 사례가 조금씩 늘고 있는데 그것이 이슬람화의 시작이라고 가브리엘은 우려하고 있다.


워싱턴=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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