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결의안에 김정은 떨고 있다
북한인권결의안에 김정은 떨고 있다
  • 미래한국
  • 승인 2014.12.08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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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김정은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유엔 총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이 결의안은 기존의 것과 크게 다르다. 바로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실제 원안의 내용은 “북한 정부 책임자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는 것을 안보리가 검토하도록 권고한다”는 내용인데, 현재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은 김정은을 ICC에 회부하는 것을 찬성하고 있어 북한 입장에서는 난리가 난 것이다.


김정은이 겁먹은 ICC는 어떤 곳?

ICC(국제형사재판소)는 1998년 7월 17일 유엔 전권외교사절 회의에서 채택돼 2003년 3월 11일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 규정에 따라 네덜란드 헤이그에 세워졌다.

ICC의 설치 근거가 된 로마규정에 따르면, 이 법정에서 다루는 범죄는 ▲집단살해 ▲인도주의에 반한 죄 ▲전쟁범죄 ▲침략범죄다. 이 가운데 침략범죄는 그 정의가 명확히 정해지지 않아 아직은 ICC의 관할이 아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열린 독일 뉘른베르크 전범재판, 일본 도쿄 전범재판 이래 국가권력이나 이에 준하는 조직들에 의한 반인류적 범죄가 계속됐다. 하지만 냉전 질서 때문에 미·소 양 진영에 소속된 범죄정권들은 비호를 받았다.

냉전이 끝난 뒤인 1990년대 중반부터 보스니아, 콩고, 수단 등에서 내전이 일어났다. 더불어 인종청소, 집단납치 등의 잔혹 범죄가 계속 발생하자 국제사회는 “권력층을 포함한 자들까지 재판에 넘기기 위해” ICC를 세운 것이다.

ICC의 관련 조문만 봐도 그 설립 목적을 알 수 있다. 7조 인도주의에 대한 범죄 조항을 보면 “민간인 주민에 대한 광범위하거나 체계적인 공격의 일부로서 그 공격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범하여진 다음의 행위를 말한다”고 규정돼 있다.

여기에는 살해, 절멸, 노예화, 민간인 주민의 추방 또는 강제이주, 국제법의 근본원칙을 위반한 구금 또는 신체 구속, 고문, 강제실종, 인종차별 범죄 강간, 성적 노예화, 강제매춘, 강제임신, 강제불임 또는 이에 상당하는 중대한 성폭력 등을 다루도록 돼 있다.

또한 27조에는 “공적 지위와 관계없이 모든 자에게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면서 “국가원수, 정부수반, 국회의원, 선출직 공무원의 지위도 이곳의 형사책임으로부터 면제되지 않는다”고 못 박아 놓고 있다.

ICC가 생긴 뒤 국제사회가 이런 규정을 지키겠다는 의지는 잘 유지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주로 아프리카 독재국가들에 대한 재판들이 많았다. 2007년 1월 29일 콩고민주공화국에 대한 공판을 시작했고, 같은 해 5월 2일에는 수단 다르푸르 학살과 관련해 수단의 현직 장관 등 용의자 2명에 대해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EU와 일본이 작성한 ‘북한인권결의안’

ICC에서 재판한 아프리카 독재자나 반군 지도자의 경우 북한의 김씨 일가에 비하면 ‘동네 양아치’ 수준이다. 김정은의 가족들은, 지난 70년 동안 침략전쟁은 물론 한국의 민간인을 향해 무차별 포격을 가하기도 했다.

또한 북한은 주민들에 대한 강제이주, 성폭력, 인권침해는 기본이요, 강제 노동수용소를 만들어 한때는 20만 명 이상을 가둬놓고 온갖 잔학한 짓을 저질렀다. 일부 탈북자의 증언에 따르면 몇몇 강제수용소에서는 화학무기와 생물학무기를 사용했으며 심지어는 생체실험까지도 했다고 한다.

여기에 한국에서 570여 명을 납치하는 만행을 저질렀으며 일본과 네덜란드를 포함 세계 20개국에서 외국 민간인들을 납치한 후 대남공작을 위해 강제구금하고 강제 임신토록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마약, 위조지폐, 무기밀매, 대량살상무기 기술 수출 등 온갖 국제범죄를 저질렀다. 또한 이러한 범죄를 이용해 부정축재를 하고, 이를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돈세탁을 한 뒤 비자금으로 만들어 숨겼다.

지난 4월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보고서는 이 같은 김씨 일가의 범죄가 북한 정권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저질러졌으며 이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사법적 제재가 필요하다는 권고를 제출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이 권고안을 빨리 집행하기 위해 유엔 안보리에 상정할 경우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국제사회가 김정은 일가의 범죄를 제재할 수 없다는 것만 보여주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를 피하기 위해 EU가 나선 것이다. EU는 일본과 함께, 김정은과 그 패거리를 ICC에 회부해 사법적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유엔 총회에 상정해 투표에 부치자고 제안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과 러시아가 아무리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라 하더라도 국제 사회 전체와 맞서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김정은과 그 패거리들을 단죄할 수 있는 국제적 명분이 생기는 것이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김정은은 ICC에 회부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외교관들을 시켜 ‘북한인권결의안’의 유엔 총회 상정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외교관들의 로비가 먹혀들지 않자 다급해진 김정은은 억류했던 3명의 미국인을 모두 풀어주고 러시아에도 화해의 손길을 적극적으로 뻗기 시작했다.

전통적으로 북한 김씨 일가의 편에 섰던 쿠바는 북한이 불쌍해보였는지 ‘김정은을 ICC에 회부한다’는 조항만 삭제한 ‘북한인권결의안 수정본’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국제사회의 분위기는 엄중하다. EU와 일본이 초안을 작성했지만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한 국가는 한국, 미국을 포함해 50개 나라가 넘는다. 유엔 회원국들 또한 찬성하고 있다.

물론 김정은을 ICC에 회부한다는 ‘북한인권결의안’이나, ICC에서 발부하는 구속영장이 ‘강제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북한인권결의안’ 통과 후 김정은 일가를 제거하기 위해 강대국들이 나설 때 누구도 이에 반대하지 못하게 된다는 일종의 압력 효과가 있으므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사안임에는 틀림이 없다.


전경웅 객원기자 enoch2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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