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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가르쳐 북한인권 세계에 알린다”

[2015 희망이 보인다] 탈북민 명강사의 ‘대부’ 미국인 케이시 라티그 씨 미래한국l승인2015.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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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한국  futurekorea@futurekorea.co.kr
   
▲ 프리덤팩토리 국제공보담당의 케이시 라티그씨

탈북민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케이시 라티그 씨는 미국 텍사스 주 출신이다. 예일대학을 4년 동안 다니며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대한 흥미를 느낀 그는, 하버드대학의 모든 강의들을 듣기 위해 동분서주(東奔西走)했다.

대학 졸업 후 대만의 미 국제아카데미 영어교사로 갔다. 그리고 1990년 처음 한국에 온 그는 연세대, 한양대, 기아자동차 등에서 영어 교사로 일했다.

한때 미국에 돌아가 Cato 협회에서 교육정책 분석가로 일했고, TV 출연 기회도 자주 있었다. C-span(미국의 케이블 채널) 등 여러 채널과 방송에서 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했고,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Cato에서의 일은 리서치 및 전문 분야 관련 업무, 그리고 봉사활동 두 가지였다.

그중에서도 그가 주로 했던 봉사는 저소득 가정의 자녀들이 사설 교육시설에 입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었다. 저소득자들이 어떻게 스스로를 발전시킬 수 있을까 하는 주제로 많은 고민을 했는데 그가 얻은 정답은 그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는 것이었다.

다시 한국에 돌아온 케이시 씨가 탈북민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게 된 것도, 그들에게 그러한 교육의 기회를 주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탈북민들은 자신들이 영어를 못해서 한국에 정착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주장하지만, 그는 그들에게 영어교육 봉사자들을 연결해줘 그들을 도왔다.
 

물망초학교에서 영어 자원봉사 시작

-한국에 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1998년 자유기업원 설립자 공병호 박사와 컨설팅 업무로 만났는데 그와 같이 일을 하면서 한국에 돌아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에 와서 강연을 하거나 행사 사회를 보는 일을 주로 했습니다. 이런 일들을 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한국에 대해 알았습니다.

한국에서 있었던 제 인생의 또 다른 전환점에 대해 말하겠습니다. 미국에서도 인권과 자유에 대한 활동이나 이론적인 공부도 많이 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탈북자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들을 보고 새로운 자극을 받았습니다.

그들에 대해 아는 것이 없고 무엇을 도와야 할지 몰랐습니다. 처음에는 도와주기보다 친하게 지내는 과정에서 그들의 실상을 알게 됐습니다.

-북한인권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계신다고 했습니다. 특히 탈북민들을 돕고 있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서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지만 저는 통일 관련 정책이나 인권 문제에 대한 전문성이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 북한의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내가 어떻게 그들을 도울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봤습니다. 제가 얻은 답은 바로 영어라는 특기였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봉사를 시작한 것은 여주에 있는 물망초학교에서였습니다. 박선영 물망초학교 이사장을 처음 만난 것은 미국에서 박 이사장이 단식투쟁을 할 때였습니다.

박 이사장을 나중에 다시 만났을 때 그녀는 제게 물망초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쳐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한때 영어교사였지만 더 이상 영어 교육에는 뜻이 없다며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그러나 영어를 가르칠 수 있는 사람들을 연결해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리하여 TNKE(Teach North Korean English, 북한 사람에게 영어를 가르치자) 프로그램이 시작됐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은 다양한 이유로 물망초학교를 찾아왔습니다. 시작할 때부터 영어를 배우려는 수강생들이 모여 가르칠 자원봉사자들이 부족할 정도로, 이 프로그램은 인기가 있었습니다.

탈북민에게 많은 불평을 들었을 정도니까요. 나중에는 자원봉사자가 많아져 문제가 없었습니다.

탈북민들 중 저를 포한한 많은 봉사자들을 통해 영어를 배워 성공한 사람 중에 박연미 씨가 있습니다. 또한 그 이외에도 이만갑(이제 만나러 갑니다)이라는 북한 여성들이 나오는 채널A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현서 씨가 있습니다.

그녀가 3개월 동안 영어 훈련을 받아 인도 TED의 연사로 연설하게 됐는데 그 강연이 끝나자 모든 사람들이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녀와 같이 더 많은 북한 사람들이 스스로 일어나 자신의 경험을 통해 세상에게 감동을 주면, 사람들이 북한에 대한 더 큰 관심을 가지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취지에서 다른 강연자들을 양성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북한의 타겟 리스트에 오른 박연미 씨

-박연미 씨와는 어떤 일을 해왔습니까?

저와 박연미 씨는 2012년 12월 영어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만났습니다. 약간의 교육을 받고 나서 그녀는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어느 날 그녀가 한국에 다시 돌아와 제게 여전히 같은 일을 하고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녀는 다시 교육을 받기 시작할 때 5명의 영어강사를 선택해 오직 영어에만 몰두했습니다. 그로부터 몇 주 후 저는 한 국제학교로부터 탈북 여성 강연 요청을 받았는데 제가 선발한 박연미 씨는 엄청난 연설을 해냈습니다.

저는 그녀에게 인도에서 연설을 해보라고 했습니다. 그녀에게 권유를 했다기보다 ‘당신은 바로 이 일을 위해 선택받은 사람입니다’라고 지목을 했지요. 늘 단정한 모습에 똑똑하고 분석적이며 Q&A를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북한 여성이었으니까요.

다른 사람들도 그녀의 가능성을 알고 있었지만 운이 좋아 제가 그녀에게 제안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박연미 씨가 연설을 하러 다니면서 그녀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을 커졌습니다.

북한이 그녀를 타겟 리스트에 올리며 협박했지만, 그런 위협이 박연미 씨의 의지를 억누르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녀는 더 많은 강연을 다녀 북한이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박연미 씨의 경우는 우리 프로그램에서 총 18명의 강사를 선택했습니다. 한 수업이 끝나면 또 다른 수업을 들었는데, 제가 아는 것만 해도 한 주에 35시간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모르는 것까지 더하면 배는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의 어떤 점이 당신을 사로잡았습니까?

한국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Frederick Douglas 재단의 이사회 소속으로 활동을 하면서였습니다. 그의 사상은 사람에게 이동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지만 우리는 태어난 곳에서 살고 그곳에 정착해야 할 의무가 없습니다. 북한 사람들도 마찬가지죠. 북한에서 태어났다고 거기에 갇혀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나마 말이 통하는 남한에서 머무를 이유도 없지요. 그래서 우리는 영어를 통해 탈북민들이 원하는 곳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프리덤팩토리의 정식 직책은 국제공보담당입니다. 여기는 말 그대로 프리덤팩토리이기 때문에 저는 제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습니다. 대표는 제게 아이디어가 있으면 바로 실행에 옮기게 해줍니다.

그는 자신의 명령을 따르기보다 자신의 재능을 이용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권합니다. 아무래도 대표가 바쁘다 보니 모든 세부 사항에 신경 쓸 틈이 없어 능동적인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중간보고는 다 받아보죠. 실패했을 때도 책임이 따르지만 그냥 하나의 교훈을 얻었다고 생각하며 넘어갑니다.

저는 항상 제 마음이 가는 곳으로 향해 움직입니다. ‘접시 위에 올려진 것을 다 먹을 필요가 없다’, ‘단 것은 삼키고 쓴 것은 뱉는다’는 말은 선택의 주체가 자신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데, 그게 바로 제 인생의 모티브입니다.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제 자신입니다. 그래서 제 인생을 ‘Lartigue Show’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무대 위에 무엇이 올라가고 무엇이 올라가지 않을지는 제가 정합니다.


누구라도 입을 열어 말할 자유

-박연미 씨를 비롯한 탈북민들의 연설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습니까?

사람들이 많이 오해하는 부분 중의 하나가 박연미 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박연미 씨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하나도 없습니다. 그녀는 단지 그녀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할 뿐입니다.

탈북민들에게도 일어나서 북한의 실상에 대해 이야기하라고 교육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저보다 북한 땅의 현실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일 테니까요.

그렇게 슬프고 비통한 이야기가 있다면 누구라도 스스로 입을 열어 말하고 싶을 겁니다. 단지 저는 그들에게 영어라는 장벽을 넘어 세계 앞에서 말할 수 있도록 도울 뿐입니다.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분명 엄청 긴 내용일 텐데 그것을 다 읽으려면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들어갈 것입니다. 또한 저보다 이 안건을 더 잘 분석할 수 있는 전문가가 있을 텐데, 제가 이것을 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견인차와 빠른 스포츠카가 있다고 생각해본다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눈 오는 날 차를 견인할 필요하다면 견인차와 람보르기니 중 무엇을 택하겠습니까? 스포츠카는 속도와 멋을 내는 역할을 한다면, 견인차는 차를 끌어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한반도 통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또 통일은 언제쯤 이뤄질 것 같습니까?

한반도 통일은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통일은 곧 북한 주민들에게 많은 자유를 부여해줄 테니까요. 언제 통일이 이뤄질 것이냐고 물어본다면 모른다고 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통일 관련 전문가가 아니니까요.

-앞으로는 어떤 일을 할 계획이십니까?

모른다고 답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저도 제가 무엇을 할지 모르니까요. 저는 늘 제 마음이 향하는 곳에 있을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제게 한국을 사랑하느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들에게 한국을 사랑한다는 답변보다 “Here I am.”(제가 여기 있습니다)이라고 대답합니다.


글·사진/박종하 인턴기자 saintjoe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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