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문화의 병리현상
사이버 문화의 병리현상
  • 미래한국
  • 승인 2015.01.08 11: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대를 보는 눈]
 

21세기 문명은 두 가지 최첨단 기술인 사이버 기술과 생명공학 기술로 특징화된다. 사이버 기술은 컴퓨터와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세계 즉 가상세계를 만들어 내고 있다.

문명 비평가 제레미 리프킨(Jeremy Refkin)은 ‘접속의 시대’(the age of access)라 부르면서 기존 산업화 시대인 ‘인쇄시대’와 차별을 두면서 사이버 문명시대를 정보화 시대라 한다.

가능한 한 많이 갖는 것이 행복이었던 자본주의가, 소유의 욕구보다 접속이 늘어 소유를 교환하던 시장도 접속권을 사고파는 네트워크로 대체돼 가고 있다.

접속의 권리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누리는 과격 자본주의사회(hyper-capitalistic society)가 돼 접속권을 가진 자와 못가진 자로 갈라진다. 사유재산은 존재하겠지만 소유 중심의 산업 자본주의가 상품화된 문화체험의 접속을 중시하는 과격 자본주의로 바뀌고 있다.

유형의 자산보다 브랜드(brand)만으로 기업을 운영한다. 물건을 구입해 소유하기보다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쉽게 바꿀 수 있도록 임대(lease)를 선호한다.

로이터 통신 인터넷판은 미국에서 10대 청소년의 2%와 성인의 1%가 교회에 가지 않고 인터넷에서 예배를 드린다고 한다. 향후 10년 이내에 미국 국민 10% 이상이 인터넷상의 사이버 교회에서 예배를 드릴 것이라 보도했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기독교인들은 이미 기도하는 시간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인터넷에서 보내고 있으며, 신실한 종교인이라고 자처하는 기독교인들의 매주 종교 활동을 위해 사용하는 시간보다 7배나 더 많은 시간을 TV 시청에 쓰고 있다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사이버 교회는 영적 실제적 그리스도교회라 할 수 없다. 인격적, 가시적 교제가 없고 용서받은 죄인의 공동체도 아니다.

발트하임(Steven Waldheim)의 가상 종교사이트(beliefnet.com)는 신자들의 취향에 따라 각 종교의 설교를 듣고 기도와 상담을 할 수 있다. 특정 종교가 없는 자들에겐 설문지를 통해 가장 적합한 종교를 제시한다.

가상종교에 접속한 자는 자기 고유의 거룩한 공간을 창조해 종교적 권위에 의존하지 않고 계율, 텍스트, 의식, 규칙에 자유로우며 전통적인 시간과 공간이 붕괴된 상태에서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종교를 선택하고 스스로 거룩한 시간과 공간을 선택함으로 종교제의를 일상화시킨다.

사이버 종교 소비자들은 기존의 공급자 중심의 종교에서 소비자 중심의 종교를 추구하고 결국에는 종교가 아닌 생산-소비자(prosumer)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게 될 것이다.

인간은 사이버 공간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과 밖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 나뉜다. 양자 사이에 교류가 불가능해진다. 네트워크를 장악한 소수의 다국적 기업들이 접속을 관리함으로써 인간 존재의 운명까지 장악하게 된다.

문화자원의 상품화는 과도한 영리추구로 인해 문화 자체를 파괴해 버릴 수도 있다. 사이버 문화의 과격 자본주의는 인간의 정신과 문화의 영역까지 완전히 상품화시켜버리면서 인간 스스로 자신의 존재 기반을 갈아 없애버리게 된다.

정보화는 역전될 수 없는 거대한 추세다. 정보화의 사회를 파기할 것이 아니라 개혁하고 치유해야 할 과제가 우리에게 있다. 우선 정보화 중독의 여과장치가 준비돼야 한다.

자신이 편집자가 되고 문화 비평가가 돼 사용되는 정보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자정의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시간과 공간의 창조자 되시고 다스리시는 하나님 앞에서 양심을 각성함으로써 이웃과 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갖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시장 윤리와 공존 윤리가 필요하다. 문화의 주인이 그리스도라 고백하는 기독교인들에게는 사이버 공간에서도 책임윤리가 절실하다.

최근 미국과 북한, 대한민국과 북한의 사이버 전쟁은 사이버 공간의 윤리가 깨졌기 때문이고, 그로 인해 인간성 내지 인간 문화 사회는 혼란과 파괴가 올 것이다.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