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청소년 범죄의 온상 아버지 없는 가정
흑인 청소년 범죄의 온상 아버지 없는 가정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5.01.19 10: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월드뉴스]

제이슨 라일리(Jason Riley)는 월스트리트저널의 흑인 평론가이다. 그는 미주리 퍼거슨에서 흑인 남자 청소년 마이클 브라운을 총으로 쏴 죽인 백인 경찰 더렌 윌슨에 대해 불기소 처분이 내려지면서 지난 11월 발생한 폭동을 보며 ‘또 다른 퍼거슨의 비극’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라일리는 퍼거슨 사건에 대해 “한 흑인 청소년이 절도를 한 후 백인 경찰을 공격했으며 체포에 불응하다 총에 맞아 죽은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배심원단은 윌슨 경찰을 기소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사건을 백인 경찰과 흑인 사회 간의 문제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이것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라며 “흑인들의 범죄행위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것이 근본 이유”라고 밝혔다.

라일리는 백인 경찰이 문제가 아니라 마이클 브라운과 같은 개인들이 보이는 절도와 같은 범법 행위가 문제인데 이를 비난하고 개선책을 제시하는 대신 흑백 이슈로만 보는 것이 또 다른 퍼거슨의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사회에서 흑인들은 높은 범죄율과 학교 중퇴율 등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미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미국에서 매년 일어나는 살인사건 희생자의 절반 이상이 흑인이다. 2012년 살인사건으로 살해당한 사람이 총 1만2765명인데 그 중 절반인 6454명이 흑인이다.

흑인 남자의 경우 전체 인구의 6%에 불과하지만 살인 사건으로 희생된 사람의 43%를 차지한다. 살인은 10~24세 사이 흑인 남자 사망의 제1원인이며 이 살인의 90%는 같은 흑인들 사이에 발생한 것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9학년이 될 때까지 흑인 남자 청소년의 42%가 중퇴(백인 남자 청소년 중퇴율은 14%)한다. 한 예로 각 주의 방위군에서 운영하는 고등학교 중퇴생 갱생 프로그램인 ‘Youth Challenge’에 참여하는 청소년 대부분이 흑인이다.

전체 청소년 인구의 16%를 차지하는 흑인 청소년들은 전체 청소년 범죄의 28%를 자행하고 있고, 감옥에 있는 청소년의 37%가 흑인이다.

▲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일 My brother's keeper 프로그램 백악관에서 밝히고 있다.

흑인 남자 청소년 갱생 프로그램

퍼거슨 사태의 원인이 된 흑인 청소년 마이클 브라운은 가게에서 입으로 씹는 담배를 훔친 후 경찰 수배망에 올라 있었고, 지난해 플로리다에서 자율방범대원인 조지 짐머만이 쏜 총에 사망한 흑인 청소년 트레이번 마틴은 학교에 마리화나를 갖고 간 이유로 정학을 당한 상태였다. 이런 이유들로 흑인들, 특히 흑인 남자들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 경험을 하고 있다.

흑인들에 대한 이런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고 흑인들, 특히 흑인 남자 청소년들이 미국 사회에서 문제거리가 아니라 건강한 시민이 되도록 하자는 움직임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014년 2월에 시작한 ‘My Brother’s keeper’다.

이 표현은 구약 성경에 나오는 인물인 카인이 동생 아벨을 죽인 뒤 여호와께서 카인에게 아벨이 어디 있느냐 묻자 모른다며 “내가 내 아우를 지키는 자니까?(Am I my brother’s keeper?)”에서 나왔다. 카인은 그렇지 않다며 퉁명스럽게 대답한 것이지만 이 프로그램은 반어적으로 우리가 아우를 지켜야 한다는 의미로 이 표현을 사용했다.

이 프로그램은 주로 흑인, 라티노 남자 청소년들의 갱생을 목적으로 한다. 구체적으로 빈곤선 이하에 사는 흑인, 라티노 남자 아이들에 대한 조기교육 확대,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이들의 읽기 능력 향상, 이들의 학교 정학률 낮추기, 이들의 고등학교 졸업률 높이기, 직업교육 강화 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


흑인 아기 10명 중 7명이 미혼모 출산

오바마 행정부는 향후 5년 동안 100여 개 이상의 시와 기업 및 민간단체들과 함께 이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이를 위해 2억 달러의 기금을 마련한 상태다. 지금까지 흑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뉴욕, 보스턴, 디트로이트, 워싱턴 DC 등 대도시 시정부가 참여하고 있고 시티 그룹, AT&T 등 기업들이 참여해 필요한 비용을 약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 흑인 사회 가정의 회복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흑인 가정의 해체는 비행 흑인 청소년이 나오는 배경이 돼 미국 사회의 심각한 문제 중 하나다. 2008년 미국에서 태어난 흑인 아기의 72%는 미혼모를 통해 세상에 나왔다.

흑인 아기 10명 중 7명이 아버지 없이 태어나고 있는 것이다. 미혼모 출산 비율은 아시안 17%, 백인 29%, 히스패닉 53%로 흑인 미혼모 출산비율이 제일 높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14년 2월 ‘My brother’s keeper’를 소개하며 참석한 청소년들에게 “네가 흑인이라면 둘 중에 하나는 집에서 아버지 없이 컸을 것이다.

라티노라면 넷 중에 하나가 그럴 것이다”며 “아버지 없이 크는 소년들이 더 가난하고 학교에서 더 성적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비영리단체인 Children-our investment에 따르면 미국에서 자살한 청소년의 63%, 가출한 홈리스 청소년의 90%, 무질서한 행동을 하는 청소년의 85%, 고등학교 중퇴생의 71%, 감옥에 있는 청소년의 85%가 아버지 없는 집에서 자란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가 있어야 할 자리에 없으면 슬픔이 자라고 그 공간을 채우기 위해 길거리로 나가 비행 청소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백인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오바마 대통령은 “나도 집에 아버지가 없었다. 그것이 화가 났지만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훌륭한 교사들이 나를 격려했다.

더 열심히 일하고 더 열심히 공부하라고, 내가 가진 것을 충분히 사용하라고 했다. 그들은 나를 포기하지 않았고 그래서 나도 나에 대해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My Brother’s keeper’ 진행팀은 지난 2014년 5월 보고서를 발표하며 90일 동안의 성과를 소개했는데 그 중 네바다에 사는 3학년 흑인 소년 데이먼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데이먼에게 학교는 결석하는 곳이다. 하지만 아버지를 만난 후 달라졌다. 학교에 빠지지 않고 가는 것이다. 아버지가 학교에서 잘 하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My Brother’s keeper’는 이에 따라 흑인 남자 청소년들의 미래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안내하는 멘토링을 할 자원봉사자 모집에 집중하고 있다.


워싱턴=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